고양이 탐정 쇼타로의 모험 2 - 고양이는 크리스마스이브에 추리한다 고양이 탐정 쇼타로의 모험 2
시바타 요시키 지음, 권일영 옮김 / 시작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여전히 고양이 탐정 쇼타로는 추리를 한다. 이제 동거인과 어느 정도 텔레파시가 통하는 듯 동거인도 쇼타로가 추리를 한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럼 더 많이 쇼타로가 추리할 작품들을 보여줄 것이지 너무 감질났다. 아니 땅에 떨어진 복숭아를 쳐다보는 느낌이었다. 맛있어 보이는데 먹을 수 없어 안타까운 느낌을 주는 만드는 이야기들이다.  

<쇼타로와 수다쟁이의 모험>은 고양이들끼리 나누는 대화와 인간들이 나누는 대화 속에서 사건을 감지하고 그 사건을 풀어내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독거 노인에 대한 생각이다. 그들의 외로움과 고독에 무관심하고 그들에 대한 작은 배려에 인색하게 군다면 이것이 남의 일이 아닌 바로 우리의 일이 된다는 점을 일깨우고 있다. 물론 고양이나 개도 주인을 잃으면 그 처지가 딱하게 된다는 점도 주지시키고 있느니 인간과 반려동물이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들어보자는 이야기가 되겠다.  

<고양이와 복숭아>는 현대 사회에서 청년 실업자가 되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는 어느 여성 대졸자의 절망이 담긴 이야기다. 꿈이 있었고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회는 냉정했다. 취직이 되지 않자 그녀는 아르바이트로 밤일을 할 때 만난 남자에게 연락을 하고 그의 연줄을 이용하려 한다. 하지만 그 남자의 목적은 달랐다. 그래서 발생하는 문제가 담담하고 서글프게 쓰여지고 있다. 여자라서 비참한 건지 비참하게 만드는 여자라서 더 비참한 건지 뒷말이 썼다. 고향에서 보내준 복숭아, 복숭아 물이 지워지지 않는다고 걱정하는 여자, 땅에 떨어진 복숭아를 맛있게 먹는 쇼타로. 정말 쇼타로가 가장 행복한 지도 모르겠다. 쇼타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지만. 

<쇼타로와 목 없는 인형의 모험>은 아파트에서 일어나는 조금은 이상한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다. 인형의 얼굴만 사라지고 동화책에서 얼굴만 오려지고 아이가 입은 옷의 얼굴 부분에만 불이 붙는 비상식적이지만 그다지 위험하지는 않아 보이는 이야기, 하지만 아주 찜찜한 이야기. 그래서 쇼타로와 친구 샤스케, 그리고 아파트 동물들이 뭉쳤다. <나이트 스위츠>는 추리소설 지망생인 직장인이 사쿠라가와 히토미의 고등학교 과외 선생이었고 그 히토미의 소설을 안다는 이유로 수상작 발표에 초대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미스터리보다는 작가가 연애 소설을 쓰고 싶었다는 것이 드러나는 연애 소설이다.  

<쇼타로와 차가운 방정식(번외편)>은 번외편이라는 것에 걸맞게 시대 배경이 미래인 SF도 아닌 그냥 미래만을 배경으로 한 쇼타로와 히토미의 일단 한번 풀어봐식 추리소설이다. <현명한 사람의 선물>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히토미가 넋두리하는 것을 들으며 쇼타로가 히토미가 내는 추리 문제를 풀어 진정 탐정 고양이로 인정을 받는 이야기다. 

잔잔하다. 산다는 게 참 애닯고 애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간으로 산다는 것이 어째 고양이로 사는 것보다 못하게 느껴지는 지 원. 그래도 산다는 건 욕심을 조금만 버리면, 고양이처럼 타협하고 수능하면, 길들여지지는 않겠지만 길들어보려고 노력한다면 살만하지 않나 싶다. 현명한 사람의 선물은 버려질 수 밖에 없지만 그런 선물을 했었다는 기억이, 추억이 있어 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쇼타로가 좀 더 많은 추리를 할 수 있게 부탁을 하고 싶다. 쇼타로가 보고 싶지 인간이 보고 싶은 게 아니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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