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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경감 듀 ㅣ 동서 미스터리 북스 80
피터 러브제이 지음, 강영길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7월
평점 :
오, 피터 러브시의 지금까지 읽은 작품 중 최고다. 아니 지금까지 읽은 추리 소설 중 최고에 꼽힐 만한 작품이다. 크리펜처럼 아내를 죽이기 위해 애인과 짜고 아내가 미국으로 가는 유람선에 듀라는 이름으로 승선한 남편이 있다. 마침 바다에서 여자 시체가 건져지지만 그 시체는 그의 아내가 아닌 다른 여자였다. 더 기가 막힌 것은 크리펜을 잡은 경감 듀를 기억하고 있던 사람에 의해 사건을 맡게 된 것이다. 이제 그는 다른 남자의 아내를 죽인 살인범을 찾아야만 하게 된 것이다. 이 작품은 끝까지 눈을 뗄 수 없는 작품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등장하는 기막힌 반전. 정말 놀랍기 그지없는 작품이다. 이런 작가의 작품을 좀 더 많이 보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아내의 돈으로 생활하는 남자, 아내의 돈으로 치과 의사가 되고 병원의 핀셋 하나까지 아내의 돈으로 마련한 남자, 하지만 아내는 자신의 명성을 위해 영화 배우로 성공하기 남편이 이룬 별 볼일 없는 것들을 없애고 미국으로 떠나기로 한다. 이때 그의 아내와는 다르게 자신을 존경의 눈길로 바라보던 한 로맨스 소설의 주인공이 되기를 꿈꾸는 여자가 그에게 반항의 용기를 심어 준다. 그리고 탈출구로 살인을 제의한다. 언젠가 크리펜이 한 것처럼. 그들은 아내가 마련한 유람선에 가명으로 함께 타고 아내를 살해 한 뒤 바다에 버리고 애인이 아내로 위장해 완전 범죄를 저지르기로 한다. 하지만 남자는 크리펜이 생각났던 것처럼 가명으로 그를 잡은 경감 듀의 이름을 쓰고 바다에 버린 살해된 여자의 시체가 건져 올려지면서 이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그 여자가 가짜 경감 듀의 아내가 아니었던 것이다. 이제 경감 듀는 살인 사건을 해결하기에 이른다. 그래서 이른바 희대의 가짜 경감 듀 사건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남자는 과연 살인 사건을 해결할 것인가. 또한 남자는 완전범죄를 저지르고 사랑을 이룰 것인가. 독자의 허를 찌르는 작가의 교활함을 느낄 수 있는 아주 독특한 작품이다. 그렇다고 페어, 언페어 논쟁을 불러일으킬 만한 작품은 아니다. 작가는 정정당당하다. 그래서 이 작품이 더 대단한 것이다. 피터 러브시의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오, 이 작품은 정말 대단하다. 골든 대거 상을 탔다는 것도 이 작품의 진가를 증명하는 것이겠지만 이 작품은 읽어보지 않으면 정말 알 수 없다. 독특하면서도 일반적이고, 평범하면서도 기막힌 반전이라니 마지막 장면은 거의 압권이다. 百聞이 不如一見이다. 읽어보시길. 안 읽으시면 정말 후회하게 될 거라고 장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