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스펜서 존슨 지음, 이영진 옮김 / 진명출판사 / 200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은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변한다. 나도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변한다. 그리고 세상엔 그 변화에 적응하는 사람보다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 더 많다. 길을 걷다가 넘어지면 일어나는 것은 세 살 먹은 아이들도 하는 일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넘어지면 아이들보다 일어나는데 굼뜨다. 그건 생각이 많아서다. 남을 의식하게 되고, 넘어진 원인에 대해 불평하게 되고, 누가 일으켜 주지 않을까 기대하기도 하고, 어쩌면 넘어진 김에 아예 일어나지 말자는 생각이 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넘어지면 스스로 일어나야 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일으켜 주기는커녕 누군가 밟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빨리 일어날수록 갈 길을 더 많이 걸을 수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우리가 모두 머리 속으로는 알고 있는 것들이다. 실천하지 않을 뿐이다. 새한 그룹이 부도났을 때 모두 의아해 했을지 모르지만 새한의 부도는 예견된 일이었다고 한다. 그들은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서 세상의 변화에 대처하지 못했고 결국 카세트 테입과 비디오 테입이 아닌 MD나 CD의 수효가 늘어날 때 그것을 만들어 낼 기술을 축적하지 못한 것이라고 한다. 지금 우리 나라에서 쓰러지는 많은 기업들 중 대부분은 아마 새한과 같을 것이다.

나는 뉴스를 보면서 우리의 미래를 얘기하는 소리를 듣는다. 하지만 우리 중 아무도 그런 얘기를 귀담아 듣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얼마 후 그 얘기는 현실에 불안감을 주곤 한다. 언젠가 어느 농부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다. 나는 평생 이 작물의 농사만 지어 와서 다른 농사를 지을 줄 모른다고... 그러니 어쩌란 말인가. 누구도 도와 줄 수 없는 변화인 것을. 스스로 대처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것은 순간이다. IMF를 겪으면서도 우리는 아직 변하지 않았다. 이 책을 2만 부나 찍어내면 무얼 하나. 변할 사람들이 아직 변하려 하지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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