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을 때 죽을 수 있는 것도 행복인가 보다. 여기 죽고 싶어도 절대 죽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만지! 사무라이로 평생을 살아온 그가 어느 날 누이동생의 남편을 죽이게 된다. 그 일로 누이 마치는 미쳐버리고, 그때서야 비로소 자신이 한 일을 깨닫는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 업이라 생각하고 혈선충을 몸에 넣은 것이다. 영원히 죽을 수 없는 몸이 된 만지는 죄의 대가를 치르기 위해, 자신의 미친 누이를 보살피며 검을 휘두르고 있다. 하지만 예전과는 달리 악인만을 골라 단죄할 뿐이다. 불교적 냄새가 짙게 드리운 작품이다. 단 한 권만 읽어도 작품의 마력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철학이고 종교적인 그러면서도 어딘가 이단적인 색채까지 가미된 독특한 작품이다. 환상적이면서도 사실적이고 아름다우면서도 비정한 인간의 양면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대단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