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안녕하세요? - 글래디 골드 시리즈 탐정 글래디 골드 시리즈 4
리타 라킨 지음, 이경아 옮김 / 책이좋은사람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플로리다에 오래된 아파트가 있다. 유대인 노인 전용이라고 할만큼 유대인 할머니들이 많이 산다. 할머니들은 즐겁게 지내려고 애를 쓴다. 아침에 모여 걷기 운동을 하고 수영장에서 수영을 한다기보다 물 속에서 걷고 그리고 나서 모여 함께 카드 놀이도 하고 빙고 게임장에도 가고 마트에도 가고 은행에도 가고 저녁도 먹는다. 소심한 할머니, 왈가닥 할머니, 화려한 할머니, 건망증 심한 할머니, 자매 할머니 등등 할머니들이 너무 많다. 할아버지들은 평균 수명이 알려주듯 적다. 오래 같이 살다보니 다 아는 사이인데 치매에 걸린 할머니도 있고 그 할머니를 요양원에 안보내는 할아버지를 도와 주기도 하고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혼자 된 정신 지체 장애가 있는 젊은이에게 일거리도 주며 돌보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그냥 생이 다해 죽었다고 생각한 이웃의 죽음이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한다. 글래디는 특히 친한 친구였던 프랜시의 죽음 뒤에 더 그런 생각을 하게 되지만 경찰에 알릴만한 증거가 없다. 이를 노리고 살인범은 할머니 연쇄 살인을 계속 벌인다. 그리고 드디어 경찰을 찾지만 경찰은 반응이 시큰둥하고 글래디와 글래디어터들이라 이름지은 할머니 탐정단은 활동을 계시한다.

갑자기 읽으면서 돌아가신 할머니가 생각났다. 이십년도 더 지난 일인데 이 책 보면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는 분들 전화라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께도. 그들의 적적함이 곳곳에 드러나고 있다. 특히 유대인들이라 아직 나치의 잔인함을 기억하고 있는 분들이라 특히 더한 것 같다.

렉스 스타우트는 <요리장이 너무 많다>라는 추리소설을 썼다. 그 책에는 정말 많은 요리사가 등장한다. 그것을 오마쥬해서 랜달 개릿은 <마술사가 너무 많다>라는 SF 소설을 썼다. 마술사를 정말 많이 등장시켰다. 그 작품들의 제목이 떠올랐다. 이 작품에는 할머니가 많이, 아니 할머니만 거의 모두 등장하기 때문에 이 작품을 나는 <할머니가 너무 많다>라고 부제를 달고 싶어졌다. 작가가 렉스 스타우트를 염두에 두고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할머니가 등장한다고 모두 아가사 크리스티의 미쓰 마플이나 제시카의 추리극장의 제시카 할머니를 생각하면 안된다. 그들과는 좀 다른 소년 탐정단식의 할머니 탐정단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조용히 생각하고 잘 관찰해서 범인을 지목하는 것이 아니라 할머니들이 나서서 탐정 흉내를 내는 것과 같은 작품이다. 코지 미스터리니까 미쓰 마플은 잊고 그냥 재미있게 보면 된다. 괜히 미쓰 마플과 비교하면 실망하게 된다.

나도 아이디나 비밀번호가 생각이 안날 때가 있다. 내가 해 놓고도 "내가?" 이럴 때가 있다. 그러니 할머니들은 오죽하시겠는가. 그런 점을 감안하고 보면 있는 그대로의 할머니들의 일상과 추리가 잘 결합한 작품이다. 읽으면서 할머니들이라는 생각을 잊게 되는 장면도 있다. 마치 여고생들의 모임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이 할머니들 삐지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그러면서 다시 화해하고 친구의 죽음을 잊고 다시 웃고 즐겁게 살려고 애쓰는 모습이 귀엽기도 했다. 칠십이 넘은 할머니들이 이렇게 어울려 사는 모습만으로도 보기 좋은 작품이었다.

옥의 티라고 하면 하이 할아버지의 걸죽한 농담을 문화적 차이로 못 알아듣겠다는 거. 뭐, 할머니들이 상대도 안하는 저질 할아버지의 농담이니 몰라도 상관없겠지만 코지 미스터리라면 그런 장면에서 웃을 수 있어야 하는데 아님 뭔 뜻인지라도 알아야 하는데 전혀 모르겠다는 게 아쉬웠다. 그렇다고 역자가 풀이를 할 수도 없을테니. 또 하나는 사실 코지 미스터리라 넘어가는 거고 할머니들의 생활이 더 재미있어서 눈 감았지만 미스터리적인 요소로는 너무 뻔했다. 할머니라고 너무 우습게 본 거 아닌가 싶기도 한데 1편이니 2편은 더 낫기를 바란다. 참, 글래디 할머니의 로맨스가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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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오리 2008-03-31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나 안뇽? 오랫만이에요.
목련이 피었지만, 날이 넘 꿀꿀해요...햇빛도 없구..잉...
구래도 좋은 봄날 되시길~ ^^

물만두 2008-03-31 11:48   좋아요 0 | URL
동상 올만~
목련이 봉우리만 피었다고 하던데 거기는 벌써 폈구만.
날은 커튼 사이로 보니 좋은데 와?
암만, 자기도 좋은 날들 보내드라고~

2008-03-31 1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3-31 11:4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