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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오파트라의 꿈 - 간바라 메구미의 두 번째 모험 ㅣ 간바라 메구미 (노블마인) 2
온다 리쿠 지음, 박수지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간바라 메구미 끝까지 헛다리만 집는구나. 클레오파트라는 꿈인걸까? 아니면 냉동실의 귤인 걸까? 냉동실의 귤이 뭐냐고? 책에 나오는 얘기다. 가즈미가 메구미에게 하는 옛날 이야기. 옛날 어느 동굴에서 냉동된 귤을 발견했는데 절대 녹이면 안된다고 했단다. 그래서 그걸 발견한 사람의 후손들이 냉동귤을 대대손손 지키다가 가게 냉동실에 넣어놓는 상황까지 오게 됐는데 그게 녹는 순간 지구의 모든 얼음들이 녹았다나 어쨌다나 그런 이야기다. 그러니까 호기심에 무언가를 건드리지 말라는 이야기다.
그건 그렇고 끝까지 추측만 하게 만들고 모험같지도 않은 메구마의 모험에 사실이라면 무지 위험하겠다는 공포를 안겨주고 있다. 이런 나라가 옆에 있으니 얼마나 불안하겠냐고. 화려한 과거의 전적이 있으니 사실이 아닐까 싶은 걱정이 앞선다. 작품 내용은 제쳐두고서.
간바라 메구미가 유명하긴 유명한 모양이다. 쌍둥이 여동생을 잡아서 집으로 데려오라는 엄명을 받고 찾아 온 H시에서 뜻밖에 감시자를 만나게 되니 말이다. 거기다가 여동생 가즈미까지 자신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하지만 메구미도 사실 전적으로 동생만 찾으러 온 건 아니니까 할 말은 없다. 그가 찾으려는 '클레오파트라'라는 건 뭘까? 알기도 전에 알려줄 사람의 부고를 접하다니 심히 의심스러운 상황인데 그가 바로 여동생의 불륜남이었다니 더욱 놀라운 상황이다.
간바라 메구미의 직업이 밝혀진다. 무슨 헌터란다. 해드 헌터도 아니고 제약회사에 근무하니 거기에 이익이 되는 헌터라는 얘기다. 직업은 심히 마음에 안든다. 그런 직업이기 때문에 전설이라든가 루머에도 귀를 기울이는 것이고 그의 유명세가 워낙 강해서 그가 뜨면 다른 사람들도 모이게 되는 것이다.
책을 읽다가 일본인들이 쇠고기를 먹은 지가 얼마 안됐다는 얘기가 생각났다. 이해가 됐다. 이건 그냥 나만의 생각일 뿐이다. 간바라 메구미가 끝까지 자신의 생각이라며 설을 풀듯이 말이다. 클레오파트라는 독으로 죽었다고 한다. 그런 클레오파트라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죽지 않는 독? 아니면 함께 죽는 독?
클레오파트라의 꿈은 우리가 쫓는 꿈과 같다. 일부러 독사에게 물려 죽는 방법을 택한 클레오파트라의 꿈은 이제는 돌이킬 수 없게 되어버린 과거의 영광을 마지막까지 가져가고자 했던 것이었을 것이다. 그것이 비록 사실이 아니었다 할지라도 말이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클레오파트라처럼 꿈을 꾼다. 자신의 업적을 이루기 위해, 성공을 위해, 꿈을 지키기 위해 실체도 없는 것을 쫓아 다닌다. 지금도 우리는 그러고 있다. 작가는 아마도 그런 인간의 모습을, 그로 인해 잃어버린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이 실체없는 것의 정체는 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무시무시했다.
그나저나 간바라 메구미가 <메이즈>에서는 마음에 들었는데 여기서는 그저 그렇다. 성격 까칠하고 냉정할 것 같고 보기에는 좋을지 몰라도 옆에 있으면 무지 피곤할 것 같은 스타일이다. 네가 미쓰루에 대해 한 말 정말 맘에 안들었어~ 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