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프리카 2 - 최후의 결전
츠츠이 야스타카 지음, 김영주 옮김 / 북스토리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파프리카 - 사라진 DC 미니>를 읽고 끝에 너무 당황했었다. 끝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아니 무슨 책을 이렇게 만드나 싶어 화가 났었다. 뭐라고 설명이라도 있었다면 이렇게 1, 2권을 시간을 두고 보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책 읽기가 중간에 끊었다가 다시 읽는 것이다. 1, 2권이라고 말을 했어야지.

1편은 파프리카라는 꿈 탐정의 활동과 병원에서의 권력 암투, 정신과 치료를 위한 기계의 발명으로 인한 사건의 발생을 보여주고 2편에서는 본격적으로 그 DC 미니라는 기계를 찾기 위해 반격에 나서는 아츠코 일행과 거대한 현실과 꿈의 사이에서 경계선이 모호해지며 벌어지는 사투를 그리고 있다.

파프리카라는 꿈 탐정이 등장한다. 꿈속으로 들어가서 심리 치료를 하는 일종의 테라피스트인 것이다. 여기서 잠깐 프로이드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프로이드가 꿈에 대한 해석을 인간의 무의식과 억압이라는 것으로 발표했기 때문에 이런 작품이 만들어질 수 있었으니 말이다.

물론 인간의 정신병을 치료한다는 것은 좋다. 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인간이 치러야할 대가는 너무도 크고 아직도 인간의 뇌기능에 대해 많은 것을 모르는 상태에서 기계를 만들어 인간의 무의식으로 들어간다는 발상은 SF지만 끔찍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지금도 최면요법이나 여러 정신과적인 상담방법이 사용되고 있겠지만 인간을 너무 단순하게 기계화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남기게 된다는 것을 작품은 보여주고 있다.

츠츠이 야스타카의 아름답고 서정적인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서 극단적인 일본인 특유의 정서를 함유한 환상과 광기로 가득한 의학 미스터리 SF를 보게 돼서 혼란스럽다. 마치 ‘이 작가는 단편이 더 좋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 같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정말 프로이드가 여러 사람에게 악영향을 끼친다고 말하고 싶다. 작가를 탓하기는 싫으니 ‘프로이드 때문이야.’를 외칠 수밖에 없다.

그저 독서를 통해 안 좋은 꿈을 꿨다고 생각하고 싶다. 이런 책, 저런 책 보는 거고 작가에게도 마음에 드는 책, 안 드는 책이 있는 법이니까. 미래에라도 이런 일은 현실화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도 인간의 꿈까지 누군가에게 지배당하고 조종당해야 한다면 인간이 존재할 이유가 없을 테니까. 꿈을 꾸지 않고 산다면 산다고 말할 수 있을까. 꿈은 살아있음의 증거다. 파프리카는 그저 책 속에서만 존재하기를 바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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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05 1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2-05 13: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INY 2008-02-08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거 혼란스러웠어요. 극찬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봤다가...

물만두 2008-02-09 11:15   좋아요 0 | URL
저는 1권의 마지막에서 생뚱맞게 끝나서 이게 뭐꼬? 했는데 2편은 더 웃기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