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속의 살인 - 2007 올해의 추리소설
김성종 외 지음, 한국추리작가협회 엮음 / 화남출판사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김성종의 <안개 속의 살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안개가 주인공이다. 새벽안개로부터 시작되어 안개 때문에 살아나고 하지만 그로인해 그의 머리는 뒤죽박죽 안개 속에 쌓이게 되고 결국 인생이라는 안개 속에 휘말리게 된다. 이야기를 보면 처음에는 너무 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안개에 초점을 맞춰 다시 작품을 곰곰이 생각해보니 모든 것이 안개와 맞물려 돌아가게 만든 작가의 노련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아쉬움도 좀 남는 작품이었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이겠지만...

류성희의 <엄마 나 사랑해>는 요즘 일상의 미스터리가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그런 작품을 탁월하게 쓸 수 있는 작가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입증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남편이 아이를 데리고 가서는 필리핀으로 전처를 찾아 갔다는 소식을 듣고 주인공이 아이를 찾아 필리핀으로 간다는 얘기다. 미스터리함이 없을 것 같은 이 작품에서 우리는 미스터리를 발견하게 된다. 그것이 류성희가 가진 힘이다.

이승영의 <인간의 덫>은 사실 진부했다. 현실적이고 사회문제를 다룬 것은 좋았는데 그 덫이 너무 강해 마지막에 리얼리티를 주려고 한 것이 오히려 신파가 되어 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완전범죄였다면, 아니 뒤통수라도 쳤더라면 더 나았을 것 같다. 읽은 뒤 답답함만 더했다.

김유철의 <국선변호사, 그해 여름>은 위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진부해도 깔끔하다. 읽는 독자에게 비현실적이더라도 읽는 맛을 느끼게 해준다. 그 한 끗의 차이가 작품을 보는 시각을 다르게 한다는 점이 미스터리다.

장세연의 <달콤한 광기>와 최종철의 <떠버리 잠재우기>, 김상헌의 <아이리스 핑크 바이크>는 모두 비슷한 작품이었지만 비교해서 읽기에 좋았다. 작가의 스타일과 어떤 면에 초점을 맞추는가, 어디서 시작과 끝을 내야 하는가, 시대를 잘 반영하는가, 그 시대에 맞는 어휘를 구사하는가, 등등이 서로 구분이 되어 추리소설을 쓰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괜찮은 읽기가 될 것 같다.

황세연의 <지크프리드 계획>은 이미 계간지에서 읽은 작품이었다.

2007년 작품은 중견 작가들의 작품이 들어 있어 기대가 컸는데 기대만큼 못 미쳤다. 일보 후퇴해 표제 작품의 제목처럼 안개가 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쉬움만 다시 키운 단편집이었다. 그래도 다음을, 다음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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