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한솔로 > 다크



범죄, 스릴러, 미스터리, 사회, 청춘, 연애, 성장, 가족소설까지

비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002

다크

기리노 나쓰오 지음|권일영 옮김|552쪽|12,000원


동정 없는 세상을 살아가는 동정 없는 인간들!

그들이 만들어내는 지옥도가 여기 펼쳐진다!

일본 하드보일드의 전설, 미로 시리즈 최고 걸작!


일본 여성 하드보일드의 개척자이자 전설적 존재가 된 기리노 나쓰오(桐野夏生) . 그녀의 작품은 한국은 물론 미국, 영국, 독일, 캐나다, 프랑스, 이탈리아, 태국, 중국, 대만 등 전 세계로 번역되어 세계의 기리노 나쓰오가 되었다. 그러나 그런 그녀도 서른을 넘어 로망스소설로 데뷔한 후 십여 년 동안 무명의 세월을 견뎌야 했다. 로망스소설, 청소년소설, 레이디코믹 원작자 등으로 활동하던 당시에는 노바라 에이미, 기리노 나쓰코라는 가명을 쓸 수밖에 없었다. 긴이로 나쓰코(銀色 夏生)라는 다른 작가와 이름과 비슷한데다, 남자 이름 같다는 이유로 자신의 이름을 쓸 수 없었던 당시를 두고 기리노 나쓰오는 ‘굴욕의 역사’라고 소회하고 있다.

기리노 나쓰오라는 이름을 독자들에게 확실히 아로새긴 건 1993년 제39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한 <얼굴에 흩날리는 비顔に降りかかる雨>를 발표하면서부터이다. 대도시에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여탐정의 무라노 미로의 비정한 삶을 그린 이 소설은, 일본 여성 하드보일드계에 있어서 선구적 작품으로 평가받았고, 이후 작가는 무라노 미로가 등장하는 시리즈를 연달아 발표하며 일본 하드보일드계의 총아로 떠올랐다. ‘무라노 미로’ 시리즈는 <천사에게 버림받은 밤 天使に見捨てられた夜>과 미로의 아버지 젠조의 젊은 시절을 그린 <물의 잠 재의 꿈 水の眠り灰の夢>, 단편집 <로즈가든 ローズガーデン>으로 연계, 확장되었고 2002년 <다크ダーク>의 출간으로 획기적인 변환을 맞이하게 된다.


“그녀가 서 있는 곳에 구원은 결코 없다!”

한국과 일본을 무대로 펼쳐지는 잔혹한 복수와 비열한 욕망의 난지도!

광주항쟁이라는 지옥의 현장에서 살아남은 인간의 처절한 분투기!


기리노 나쓰오는 <다크> 집필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

“연재를 시작하면서 한 가지만은 피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새로운 사건이 일어나 탐정 미로가 해결하고 그를 통해 성장하게 된다, 라는 탐정소설의 패턴입니다. 그보다 무라노 미로라는 한 사람의 여성이 이 시대와 호흡하는 이야기를 만들자고 다짐했습니다. 미로가 지금까지와 같은 여자로 머무를 리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기리노 나쓰오 공식 홈페이지 http://www.kirino-natsuo.com 중)

그런 결심으로 시작한 <다크>는 3년 반이라는 월간지 연재기간 동안 “살인, 각성제, 강간, 출산, 도망 등 생각지도 않게 다크한 전개로 저조차도 놀랐습니다”라고 작가가 고백할 정도로 네거티브한 이야기가 압도적으로 전개되는 ‘무라노 미로 시리즈의 대표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주쿠 2초메에서 탐정을 하고 있는 무라노 미로. 그녀 나이 서른여덟. 사랑했던 남자를 자신의 손으로 감옥에 보내고 결국 그 남자가 감옥에서 자살한 그녀에게 삶의 의지는 없다. 나이 마흔이면 죽겠다고 마음먹고 탐정일도 그만 둔 미로는 인간관계를 정리하기 위해 의붓아버지 젠조를 죽이겠다고 결심한다. 오타루에 살고 있는 젠조를 찾아간 미로는 젠조에게 독한 말을 내뿜고, 결국 젠조는 심장마비로 그 자리에서 쓰러진다. 미로는 의붓아버지의 죽음과 연루되면서 위조여권을 들고 부산으로 도망을 친다. 그런 그녀의 뒤를 게이 도모베와 의붓아버지의 정부였던 시각장애인 히사에, 그리고 젠조의 동료였던 야쿠자 데이가 쫓는다. 그리고 고립무원의 미로를 지키는 사람은 1980년 광주에서 끔찍한 살육의 현장과 직면한 한국인 서진호밖에 없다.

<다크>에서 기리노 나쓰오는 작정했다는 듯 인간의 추악한 내면을 그려낸다. 미로를 쫓아다니며, 그녀를 삼키려는 추적자들의 비열한 욕망은 독자들에게 욕지기가 올라오게 만든다. 그러나 주인공 미로 역시 무자비하고 사악한 인물로 독자는 미로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한다.

인간의 추악한 내면은 작가가 광주 항쟁을 다루는 장면에서 역시 압도적으로 드러난다. 순전히 공명심으로 부산에서 광주로 건너온 서진호, 그가 광주에서 만난 것은 지옥이었다. 산속에 던져진 시체 더미들과의 조우, 살아남기 위해 친구의 얼굴을 망치로 짓이겨야 하는 상황, 광주 시내에 가득 배인 시체 썩는 냄새……. 그가 광주라는 살아 있는 지옥을 살아가기 위해서 터득한 것은 지옥 안에서 인간은 추악해질 수밖에 없다는 극명한 명제였고, 그 끔찍한 삶을 <다크>라는 작품 안에서 기리노 나쓰오는 여실하게 보여준다.

기리노 나쓰오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뛰어난 소설이란, 사실 진중하고 우직한 것이다. 다 읽기까지 시간도 걸리며, 주의주장이 명확하게 씌어 있을 턱이 없기 때문에, 빨리 정답을 알고 싶은 사람을 초조하게 만들고, 때로는 불만을 갖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소설이 아니라면 파고들 수 없는 진실도 역시 존재한다.”

여기에 바로 그 뛰어난 소설이 있다, 블랙 라인의 첫번째 작품 <다크>!


지은이_기리노 나쓰오桐野夏生

기리노 나쓰오는 1951년 이시가와 현 가나자와 시에서 태어났다.

1993년 제39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한 <얼굴에 흩날리는 비 顔に降りかかる雨>는 대도시에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여성 탐정의 비정한 삶을 그린 소설로, 이후 작가는 무라노 미로 시리즈를 연달아 발표하게 된다. 무라노 미로 시리즈는 <천사에게 버림받은 밤 天使に見捨てられた夜>과 미로의 아버지 젠조의 젊은 시절을 그린 <물의 잠 재의 꿈 水の眠り灰の夢>, 단편집 <로즈가든 ロ-ズガ-デン>까지 이어진다.

무라노 미로 시리즈는 2002년 <다크ダ-ク>에서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기존의 탐정소설의 패턴에서 벗어나 미로라는 한 사람의 여성이 시대와 호흡하는 이야기를 쓰겠다고 결심한 기리노 나쓰오는 <다크>에서 의붓아버지를 죽였다는 혐의로 한국으로 도망쳐온 미로, 그녀를 쫓는 게이와 시각장애인 여자, 그런 미로를 돌보는 광주항쟁의 상처가 드리워진 한국 남자들의 끔찍한 복수담을 통해 추락한 인간의 추악한 내면을 통렬하게 그려냈다. 미로가 걸어가는 어두운 길을 함께 따라 걷다보면 독자는 현실이란 지옥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

1998년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한 <아웃 OUT>은 영어로 번역되어 2004년 일본인 최초로 에드거상 후보로 올랐다. 1999년 <부드러운 볼 柔らかな頰>로 나오키상, 2003년 <그로테스크 グロテスク>로 이즈미 쿄카 문학상, 2004년 <잔학기 殘虐記>로 시바타 렌자부로상, 2005년 <다마모에 魂萌え!>로 후진코론상을 수상하였다.

옮긴이_권일영

서울생. 중앙일보사에서 주로 월간지와 멀티미디어 관련 기자로 일했다. 1987년 무라타 기요코(村田喜代子)의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남비속>(鍋の中)을  우리말로 옮기며 번역을 시작했다. 비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의 다음 작품으로는 하라 료의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가제)와 미로 시리즈 후속편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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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2007-06-08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명하는 글만 읽어도 후덥지근한 기분이네요.;;;

물만두 2007-06-08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가 원래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