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자주 읽는 것도, 시집을 자주 사는 것도 아니지만 내가 좋아하는 시가 있고 시집이 있다. 그럼으로 나는 행복하다. 다른 읽을 거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 기억의 집
최승자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8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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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은 좌측과 우측을 돌아 나는 약속의 땅에 다다르지 못했다.
도처에서 물과 바람이 새는 허공의 房에 누워, “내게 다오, 그 증오의 손길을, 복수의 꽃잎을” 노래하던 그 여자도 오래 전에 재가 되어 부스러져내렸다.
그리하여, 이것은 무엇인가. 내 운명인가, 나의 꿈인가, 운명이란 스스로 꾸는 꿈의 다른 이름인가. ... |
 | 즐거운 일기
최승자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8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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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으로 세계는 나에게 공포였다. 나는 독안에 든 쥐였고, 독 안에 든 쥐라고 생각하는 쥐였고, 그래서 그 공포가 나를 잡아먹기 전에 지레 질려 먼저 앙앙대고 위협하는 쥐였다. 어쩌면 그 때문에 세계가 나를 잡아먹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기대에서......
오 한 쥐의 꼬리를 문 쥐의 꼬리를 문 쥐의 꼬리를 문 쥐의 꼬리를 문 쥐의 꼬리를 문 쥐의 꼬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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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시대의 사랑
최승자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8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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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마른 빵에 핀 곰팡이 벽에다 누고 또 눈 지린 오줌 자국 아직도 구더기에 뒤덮인 천 년 전에 죽은 시체.
아무 부모도 나를 키워주지 않았다 쥐구멍에서 잠들고 벼룩의 간을 내먹고 아무 데서나 하염없이 죽어가면서 일찍이 나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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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현종 시전집 1
정현종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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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라는 건 (무거운 거 같애도) 떴다 하면 그냥 바람이니까
어떤 몸이든지간에 하여간 다른 몸에 가서 붙어제끼니까 바람벽을 치듯이 붙어제끼니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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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나는 내 귀에 말뚝을 박고 돌아왔다 오늘 나는 내 눈에 철조망을 치고 붕대로 감아 버렸다 내일 나는 내 입에 흙을 한 삽 처넣고 솜으로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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