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실린 72편의 시들은 이미지를 중첩시켜 연결하거나 하나의 시어에 수십 개의 주석을 달 이유가 없다. 저자의 생존의 체취가 묻어져 나오는 시들은 읽기만으로 그 의미를 충분히 전달해주기 때문이다. 예술을 통해 저자는 마음과 육체와 영혼의 노래를 부른다. 그것이 그의 특기였던 랩처럼 들리더라도 그 안에는 그가 바라보는 세상의 리듬이 죽지 않고 살아 있음을 절로 느끼게 될 것이다. 한 편엔 원본이 한 편엔 번역본이 실려 있어 한 편을 두 가지 방법으로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특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투팍을 존경하는 친구들이 그가 열아홉 살 때부터 써 놓은 작품들을 모아 새롭게 엮어 펴낸 遺稿 시집이다. 표제작인 The rose that grew from concrete.를 비롯해 72편의 작품이 실려있는 이 시집은 온갖 난관을 극복하고 자란 투팍 자신의 일생을 암시해주는 열정적인 작품들로 가득하다.
그의 첫 번째 시 <콘크리트에서 핀 장미>는 비록 짧지만 ,투팍이야말로 모든 난관을 뚫고 자란 장미였다는 사실을 암시해주는 작품이다. 그의 인생은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모든 장애를 극복하고 미국인들의 가장 큰 사랑을 받는 사람으로 어떻게 성장하고, 두드러지고, 발전하고, 그리고 꽃 피울 수 있었는지를 알려주는 대표적인 표본이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예술을 통해 마음과 육체, 그리고 영혼에 새로움을 불어넣는 혁명을 시도했던 그의 의지와 순수성이 잘 나타나 있으며 현재의 세상에 대한 연민과 인생에 대한 뜨거운 사랑이 담겨져 있다. 이 책에서 나타나는 투팍의 천재성은 그 무엇에도 구속받지 않을 정도로 원시적이며 세상사람들이 그에게 표하는 존경과 사랑은 그의 재능만큼이나 자연스럽다고 느끼도록 해준다. 자신의 비극적인 죽음을 암시하는 작품도 들어있을 만큼 그가 전하고자하는 메시지는 매우 강렬하다. 우리의 심장을 울릴 정도로 그의 목소리는 생생하게 살아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주옥같은 이 작품들은 그의 정직성과 심오한 내면적 세계를 그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수께끼같은 그의 삶과 모순적인 면들을 엿볼 수 있게도 하며, 교과서에서는 결코 찾을 수 없는 보편적인 필요성들에 대해 절규하고 있다.
<그리고 내일>과 <여전히 여명을 기다리며>같은 작품들은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살아남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누군가 굶주려 죽어가고 있다면 우리 인류전체가 같이 고통을 받고 있는 셈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시에 나타난 그의 영혼은 아주 감미롭고 섬세하기 이를 데 없다. 연인에게 바치는 시, 어머니에게 바치는 시, 그리고 그보다 먼저 천국에 올라간 자식에게 바치는 시 등은 읽은 사람의 영혼을 흔들어 놓을 정도로 아프고 아름답다. 투팍은 19살부터 심장을 쥐어짜듯 써 내려간 이 시들을 통해 자신의 영감, 에너지...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희망의 메시지를 세상에 전하고자 했다.

 힙합 역사를 빛낸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책. 랩의 대중화를 이끈 런 디엠시, 정치적인 메시지로 랩의 가치를 되새긴 퍼블릭 에너미, 갱스터 랩의 전설이 된 비운의 스타 투팍, 미국 대중문화의 우상으로 등극한 에미넴 등 위대한 랩 아티스트들을 통해 21세기 문화 키워드로 부상한 힙합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갱스터 랩의 전설이 된 비운의 스타-투팍

투팍이 마지막 숨을 거둔 1996년, 그의 나이는 불과 25세에 불과했다. 꽃다운 ‘젊은 피’ 하나가 사라진 잔인한 9월이었다. 투팍의 삶은 가히 ‘갱스터’나 다름없었다. 그의 삶이 갱스터 노선을 따른 반면, 음악에 담긴 노랫말은 한편의 시였다. “과격한 갱스터의 이미지와 시적인 메시지의 조화가 가장 완벽하게 결합했다.”는 그의 랩 가사에는 주로 흑인들의 빈곤과 실업, 범죄, 폭력, 10대들의 낙태, 섹스 등이 드라마틱하게 그려져 있다.
과연 누가 그를 죽였을까? 여태껏 무성한 추측만이 떠도는 가운데 그 의문의 진상을 파헤치는 과정은 마치 한편의 추리소설이나 스릴러 영화와도 흡사했다. 가장 유력한 가설은 당장이라도 폭력이 수반될 것 같던 이스트코스트와 웨스트코스트 진영 사이의 반목과 관련된 주장이다. 공개적으로 상대방을 비방하던 그들이 급기야 가까운 갱단을 시켜 살해를 청탁했다는 것이다.
그가 1990년대 흑인문화를 통틀어 가장 드라마틱하고 인상적인 활동을 보여주었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최후의 그날까지도 진정 ‘갱(gang)’다운 모습으로 생을 마감한 투팍의 인생은 가장 화려하면서도 가장 비극적인 갱스터의 삶과 인생을 보여주었다.

미국대중문화의 우상으로 등극한 21세기의 팝 아이콘-에미넴

1972년 10월 17일 캔자스에서 태어난 에미넴은 아버지의 존재는 알지도 못했고, 일찍이 홀어머니 데비 매더스와 함께 가난한 생활을 해야만 했다. 그의 어린 시절은 빈민가 흑인들의 삶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10대 시절 디트로이트 공업지대에 정착해 그곳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그는 늘 낙오자처럼 방황과 탈선을 일삼았다. 그 시절 그에게 랩은 유일한 분노의 출구이자 종교와도 같았다.
에미넴이 유능한 프로듀서 닥터 드레의 눈에 띄어 주류 팝계에 등장하자마자 엄청난 센세이션이 일어났다. 대다수는 에미넴의 목소리만 듣고 그가 흑인인 줄로 착각했다. 마치 흑인보다 더 흑인처럼 구사하는 그의 랩 실력에 실제 흑인들마저 혀를 내둘렀다. 그의 최대 장점은 독침처럼 톡톡 쏘아 내뱉는 독특한 코맹맹이 래핑이었다.
곡에 등장하는 에미넴의 문학적 페르소나이자 얼터 에고인 슬림 셰이디(Slim Shady)를 그는 이렇게 표현한다. “서로 다른 양면성을 지닌 악마 같은 놈, 비아냥거리는 독설가!” 그의 말처럼 에미넴의 가사에는 스타들을 도마에 올려놓고 그들의 귀를 간지럽게 하는 악독한 비꼼이 재치와 유머로 그려진다.
개구쟁이처럼 말썽을 일삼는 에미넴이 팝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는 이유는 흑백 인종 모두에게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무섭도록 솔직한 노랫말을 들 수 있다. 오히려 대다수는 그의 직선적인 성격과 건방진 태도, 다부진 근성에 갈채를 보낸다. 에미넴이 밑바닥 인생에서 팝계 최고의 슈퍼 스타덤에 오른 우리시대의 영웅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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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05-02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생이란 경이로워요...랩..힙합이 없었다면 투팍이나 사이프러스 힐 등등의
인물들은 그냥 저냥 길거리 갱으로밖에 안남았을텐데 말입니다.^^

물만두 2007-05-02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무상하죠. 그리 짧게 살다 가다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