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아들 ; Father to Son ; Isalta pojalle>>2004.Finland.58min.
D : Visa Koiso-Kanttila
E : Outi Parkkila
M : Outi Parkkila

감독은 현재 자신의 아들과 사소하지만 커다란 문제를 가지고 있다. 아이와 잘 놀아주고, 감싸주고, 사랑해주려는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게 심각하게 자신을 거부하는 때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감독은 이 문제가 비단 아들과의 문제가 아니고, 자신의 아버지와 할아버와의 관계 까지 소급해서 원인을 찾아야 함을 깨닫는다. 그래서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각각 찾아가 얘기를 듣는다.
할아버지는 아버지를 사랑했지만, 그 당시에는 사업에 바빠서 아들과 놀아줄 시간이 없었다. 이에 아버지는 풍족한 용돈과 기타의 지원 아래 똑똑하고 자립심 강한 사람으로 성장하여 더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감독과 아버지는 몇 년 동안 서로를 찾지 않을 정도의 불화가 이었는데, 이는 아버지의 성장과정에도 원인이 있다고 감독은 여기고 그 연관관계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뭐든지 완벽한 아버지에게 감독은 소심하고, 예민하고, 연약한 아들에게 실망해 언제나 강압적으로 대처했었다. 심지어는 폭력을 행사했던 때도 있었지만 아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정작 아버지는 그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다. 반항기 시즌에 아버지에게 대들었다가 쫓겨 나서 집을 나왔는데, 아버지는 또 그것을 아들의 독립이었다고 우기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깊은 골을 서로에게 두어온 부자는 다큐 제작을 계기로 대화의 문을 열지만, 서로가 여전히 이해하고 있지 못함을 발견한다. 그리고 아들의 편지가 전달된 후 감동적인 화해보다는 오히려 갈등과 원망이 증폭되는 재미난 장면이 속속 펼쳐진다. 아들이 아버지를 언급하는 나레이션에서 수상쩍게  격앙된 톤으로 울먹이며 말하는지 알려주는 부분이다.,
아들은 거리에서 나쁜 짓을 하며, 얻어맞으며 살아갔던 동안 방패가 되어 주지 못한 아버지의 강직함과 사랑의 인색한 표현에 비명을 지르고, 아버지는 아이를 낳은 아버지가 되었지만, 여전히 성장하지 못한 우는 소리 잘 하는 아들을 다시 발견하고 실망한다.
거기에서 다시 막막함을 느낀 아들이 절규하며 울어버리자 어버지는 아들을 안아주고, 아들은 부둥켜 안으며 아버지의 체온을 느낀다. 그렇게 영화는 해피엔드처럼 끝을 맺지만, 정작 나는 아무런 해결도 못 본 것처럼 느꼈다.
카프카와 아버지의 관계처럼, 할아버지와 아버지와 나의 관계처럼, 세대를 건너고 많은 시간을 지나와도 아버지와 아들의 문제는 숙명처럼 지금도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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