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짐 쌀 실제적인 시간은 이제 5일 밖에 남지 않았다.
아무도 원치않는 책이나 CD같은 건
버려두고 가길 바라는 식구들의 저주에 굴복하지 않으려고
나홀로 새벽에 몇시간을 음악과 영화를 싸는데 매진했다.
박스에 주워 담으며 한 때 죽고 못 살았으나 듣지 않는 CD들이 수두룩.
요즘은 스트리밍 서비스도 많아져서 사실 태반이 '장식품'이나 마찬가진 실정인데,
왜 미련을 못 버리는 걸까?
이사가서도 자리 차지한다고 얼마나 구박을 받을지 훤한데.....
여섯 박스... 흑. 아직 MD 같은 것들은 아직도 방치된 상태.
내일은 책도 싸야겠지.
"갖고 가고 싶음 혼자 나르쇼~"가 되더라도,
주루룩 꽂아놓고 흐뭇한 웃음 짓는 그 찰나를 위해서 또 포기를 못하겠지.
아버지가 내 책들을 타인에게 선심 쓰듯 줘버리는 것을 막을 재간이 없으니
내 등골이 휘어져야지 별 수 있나.
언제쯤 내가 소유한 물건들에서 헤어나 온전히 자유로워질 수 있는걸까?
음악을 듣고 온전히 감성화 되어서 CD가 필요없고,
한번 읽은 책은 온전히 이성으로 변하고,
본 영화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감과 동시에 철학으로 심장에 각인된다면,
그것 너무 과한 욕심인가? 도대체 인생 살아가는데 또 이런 것들이 무슨 소용이야.
덕분에 오늘은 wilco에 푸욱 잠긴다. 마음에 홍수가 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