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그랬지. 가족을 집 아닌 밖에서 만나면 그렇게나 왜소해 보일수가 없다고. 그래서 순간적으로 가족을 못 알아본다고. 

오늘 단지 앞 지하도에서 나도 못 알아봤다, 동생을. 그런데 내 옷 만큼은 알아봤다.  길 바닥에서 옷 내놔!라고 땡깡 부릴 수도 없고, 뒤늦게야 알아보고 우물쭈물 하는 사이에 저만치 달아났다. 징한 것.

요즘은 이상하게 옷 가지고 시비거릴 만드는 듯하다. 아침에도 그 아래 동생이 내 바짓단을 꼬매 입었기에 투덜거렸는데. 드라이 클리닝도 안 해주면서 옷에 구멍을 슝슝 뚫어 놨다면서 퍼붓고 나왔으니까.

 예전에 동생들과 같이 살 땐 그런 일이 없었다. 취향도 다 들 제각각인데다 사이즈도 몇 인치씩이나 차이들이 났었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왜 그럴까? 곰곰히 생각해봤다. 아! 알 것도 같다. 

이젠 우리 모두 별 수 없다. 다들 '어려보이는 옷'을 선호하게 됐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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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4-12-02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서른 아홉인데 이제서야 어려보이는 옷만 골라입는데요. 그래서 갈수록 더 젊어지고 이뻐지는 것 같단 소리를 요즘 많이 들어요. ^^ 반갑습니다.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음반 리뷰보고 단숨에 달려왔어요. 참 좋더군요. 영화만큼 님의 리뷰가요 ^^ 즐찾 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