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소년, 분소 ; Bunso, The Youngest>>2004.Philippines.64min
D :  Ditsi Carolino, Nana Buzani
M : Garry Granada
필리핀 마닐라에 있는 감옥. 헐벗은 애들이 가득 차 있었다. 반찬도 없이 밥만 받는데, 그릇이 없는 애들은 손에다 밥을 받아서 나온다. 알고보니 3명의 팀원이 밥, 국 반찬을 받아다 함께 끼니를 해결하는데, 나오던 밥이 동이 나면 나머지 애들은 그냥 굶는다. af도 떨어지면 못 마시니까 다퉈가며 마시는데, 끓이지 않은 시궁창 물이다. 허연 것들이 꾸물꾸물 돌아다니는. 이것도 알고보니 빗물을 그냥 받아 놓은 것.
또 알고보니 라고 말할 정도도 충격적인 것은 여기가 소년감호소도 아닌 어른과 아이들이 함께 복역하는 감옥이었다. 한 방에 159명이나 들어차서 잘 때도 서서 자거나 그나마 마땅한 자리가 없으면 밖으로 나가야 되고. 비라도 오면 지붕에 나 있는 구멍으로 물이 바닥을 흥건히 적시고, 잠잘 자리를 만들기 위해 물을 대충 옷으로 훔쳐낸 바닥에서 부채질로 말려가며 그러다 또 오는 비를 맞으며 자는, 아니 날밤을 꼬박 새는 아이들이 있는 곳이었다. 비누와 물조차 없어서 그나마 비가 오면 대충 씻을 수나 있는 것이 다행이었다.
거기에 세 명의 소년 분소와 토니, 디오셀을 통해 더 참담한 에피소드를이 아무것도 아닌 양 흘러나온다. 디오셀은 웃으며 감옥에 잡혀 왔던 얘기며, 구걸할 대 부르던 구걸송을 부르는데 그 맑은 노랫소리가 가슴에 저려왔다. 그나마 남아있던 웃음은 배가 아프자 침울해지고, 약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자 숫제 시커매진다.
토니는 말한다. '애들이 감옥에 오면 안된다, 바깥 세상에서 안 본 피까지 본다'라는 선배들의 충고 아닌 충고를. 심심해서, 혹은 욕구불만으로 손목을 긋거나 문신을 새기는 감옥의 아이들 얘기를 해준다. 문신이 왜 그리도 많은가 했더니 마땅한 이유가 있었다.
이렇게 시종 웃으며 감옥 안을 안내하며 여러 가지를 가르쳐주던 토니는 아버지에게 맞아가며 동생들을 돌보던 중 다시 아버지에게 매를 맞다 가출, 거리를 전전하다 절도로 감옥엘 들어왔다. 토니의 엄마와 아버지가 그 다음 등장하는데 두 사람의 대화(거의 다툼)를 보다 보니 토니가 감옥을 나와 집으로 돌아간다 해도 다시 가출, 그리고 감옥행이란 뻔한 공식이 나온다.
카메라가 감옥 밖을 나왔지만 그곳에는 감옥과 별반 틀리지 않은 환경과 비참함이 있다. 철창 안에서나 철창 밖에서나 아이들에게 혹독한 것은 마찬가지라고.
가장 기가 막힌 것은 부모들이 애를 처치곤란이라 감옥에 보내고, 그나마 오지도 않지만 어쩌다 면회를 와서도 참담한 실상을 보고도 아이를 석방 시킬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분소는 견디다 못해 판사를 만나기나 하냐고 엄마에게 대들자 엄마는 못됐다며 바로 구박 들어오고, 다시 분소는 '엄마가 나를 때렸으니 엄마가 감옥에 가'라고 절규한다.
그러고도 툭하면 감옥엘 보내야 된다고 입에 달고 사는 어른들이란......
그런 어른들에게 분소는 외친다. '우리가 나가면 커서 달리 뭐가 되겠어요, 도둑이 될거에요. 먹고는 살아야 하잖아요'. 그리고  '판사님, 우릴 풀어줘요. 착하게 살께요'라며 해맑게 웃으며 어른들을 조롱한다. 
디오셀은 기분 좋아지라고 밤새 불렀던 노래를 다시 불러주는데, '열심히 살아, 열심히 살아, 그게 옳은 거야'라는 백스 서반의 그 노래는 소년의 예쁜 목소리와는 어울리지 않은 공허함만을 가득 뿜어낸다. 
처벌에만 신경쓰고 교화라는 말을 모르는 관리들은 교도소에서 이런 일이 얼어나는 줄도 모르고 있고, 코멘트 조차 없다. 자신의 이익이 아니면 철저히 무심한 그들의 수수방관이 아이들을 범조자로 양산해 내고, 다시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후일담으로 분소는 출감 후 차사고로, 토니는 수감 중 심장 비대증으로 사망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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