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새 ; Little Birds>>2005.Japan, Iraq.102min
Director : Watai Takeharu
Editor : Yasuoka Takaharu
격앙된 중계 스타일인 감독의 나레이션이 무척이나 부담스러웠다 참상 위주의 중계들 뿐이라 그래서 더 비극적이 될 수 밖에 없었는데 아마 감독의 의도가 충분히 반영되었던가 싶기도 하다.
바그다드를 비롯한 이라크의 가정집이나 그 근처에는 아직도 클러스터 폭탄들이 뿌려져 있는 채로다. 섣불리 제거할 수도 없고, 방치된 상태조차도 살상의 위험이 도사려져 있는데, 이건 교전중인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
미군이 투하한 폭탄에 집에 있던 아이들이 손도 쓸수 없이 무조건적으로 죽어나가는 마당에, 한쪽에서는 후세인의 아들들이 사망한 북부 모슬의 폐허에 와서 사진촬영을 하며 낄낄 거리는 미군 병사들이 있다. 이라크 참전의 충분한 기념물이나 나중에 영웅담처럼 찌걸이게 될 추억거리라도 만드는 것이다.
바그다드 함락일 인간 방패를 했던 한 젊은 여자의 인터뷰가 유독 기억에 남았다. 아이들을 몇이나 죽였냐고 종이에 적어 들고 새삼 놀랐다는 반응으로 곤혹스러워했던 미군들의 반응을 떠올리며, 그래도 자신은 자신의 책임을 다할 거라며 행동하는 신념을 피력하는 그녀가 정말 대단해 보였다. 나이도 어린 듯 했는데, 전쟁이라는 위가 그들을 젊은 치기 안에 가둬두는 일 없이 성숙하게 만드는 것 같다. 그러나 거기에 구원은 없다. 전쟁 자체에 무슨 구원과 평화가 있을까. 미군의 바그다드 폭격으로 아이 셋과 집을 한번에 잃은 아리사크바 씨는 전쟁의 비참한 이력이 굉장한 사람이다. 그 전에는 이란 전쟁으로 숙부와 2명의 형을 잃었으며 쿠웨이트 전에서는 자신이 참전을 했었다. 질릴대로 질린 상태지만, 남은 식구들을 위해 그는 또다른 전쟁 중이다. 촬영하고 있는 이 다큐가 미군이 손 쓰지 않는 보상절차에 어떤 증거가 될 수 있을까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수차례 상황을 설명하고 증인을 내세우려 안간힘을 쓴다. 그 때믜 무서운 기억을 들춰내도록 마지막 남은 어린 딸에게 그날의 일을 술회하도록 재촉해가며.
집에서 잠을 자다 폭탄의 파편이 눈 안에 들어가 수술까지 하게 된 예쁜 여자 아이, 아이들과 놀다 방치된 클러스터 폭탄에 한 팔을 잃은 소년, 옥상에서 폭격을 맞아 방에서 식물인간처럼 누워있는 이제 막 성년이 되었을 지도 모르는 다 큰 소년들의 사례들은 그나마 축복으로 여겨질 정도로 이라크에서는 바그다드 폭격으로 많은 아이들과 사람들이 죽었다. 죽은 그들이 살상무기라는 이름을 가지기라도 한 듯이. 죽지 않으면 후세인 가담자로 오해 받아 아부 그레이브 형무소에 처 박혀 생사를 알 수도 없고.
더 이상 싸우고 미워하는 전쟁 외에 다른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전쟁이 없었던 일상을 그리워하고 또 염원하는 샤하드, 자이나브, 라이스의 아버지를 끝으로 영화가 끝나는가 했더니 다시 폭격 후의 참상이 연속된다.
'내 아이!!!'하며 울부짖는 한 어머니의 모습을 끝으로. 그래, 이라크는 아직도 전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