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와의 인터뷰; An Interview with Virus>>2005. Korea.50min
D : 이연규
M : 이미성
한탄 바이러스의 원인과 백신을 밝혀낸 이호황 박사와 그 연구팀의 인터뷰를 곁들이면서 한타 바이러스를 화자로 진행해 내가는 꽤 Funny한 다큐멘터리였다. 1951 한국 전쟁 당시 이 땅을 찾은 전쟁신염의 별명을 가졌던 괴상한 질병은 전쟁의 신으로 이름 붙이게 된 이력을 세계적인 전쟁을 대략적으로 요약하며 보여주고 있다. 붉은 반점. 두통과 열, 복통, 그리고 신장 파괴와 때론 죽음에 이르렀는데, 1976년 이호황에 의해 '바이러스'임을 밝혀냈다. 잠복기와 발병기를 거쳐가면서 한국의 등줄기 쥐를 몇 천마리나 잡아가면서 밝혀낸 원인과 백신. 한타 바이러스의 정복은 끝났지만, 바이러스에 대한 존재론적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바이러스는 왜 태어 났는지, 새로운 숙주와 함께 공존해서 바이러스의 생명을 이어 가는 것이 아니라 숙주를 죽이며 파괴하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우리의 미시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 숙주가 죽은 것은 곧 바이러스의 죽음이지만, 그들은 마이크로 크기의 보이지 않는 미립자 형태로 다른 숙주로, 또 다른 숙주로 전염 확산되어 가면서, 바이러스 개체로서의 삶 보다 바이러스 전체로서의 영원한 삶을 도모하는 것인지도.
* 이 다큐를 본지 꽤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야 드는 생각은 왠지 비아냥이 더 발전한 것이다. 한타바이러스야 쥐를 때려 잡아가면서 억척스레 해낸 성과였기에 신화창조에 버금가는 이력이었지만, 최근 배아줄기세포를 둘러싸고 있는 후폭풍은 쥐새끼가 아니라 사람인지 세포인지 구분조차 할 수 없는 현시점에서 비롯된 문제라는 것이다. 바이러스도 하물며 존재인데, 눈에 보이는 이 생명들이 인간의 세포, 더구나 가장 최저조건에서 배출된 장기매매로 밖에 볼 수 없는 현 시스템, 거기다 기름 붓는 격으로 우리나라 정부의 '산업'에 대해 갖고 있는 막연한 환상들에 고개만 가웃거려지는 요즘이다. 애니메이션산업인양 최저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 그런 국가산업이라고 생각했던 애초의 발상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