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귀 세트 - 전5권
오노 후유미 지음, 추지나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누가 뭐래도 여름은 호러의 계절이다.

스티븐 킹의 장편을 밤을 새워 읽는 것도 물론 좋지만,

기독교적 세계관에 입각한 선과 악의 견고한 대립 구도가 이제 좀 답답해졌다면,

뭘 근거로 니들 인간이 선이냐고 되묻는 일본 소설로의 나들이도 즐거울 것이다.

 

소름이 돋도록 무섭기를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무섭지 않아서 좀 실망했고,

온갖 못된 짓을 다 저지른 주제에 피해자인 척 연약한 척 불쌍한 척 하는 스나코가 싫었고,

이렇게 다양한 인간들이 나오는데도 내 취향인 인물이 단 하나도 없어서 몰입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인간들의 반격이 시작된 이후의 후반 액션신들이 호쾌했고,

처음엔 완전 혐오스러웠던 시귀들에 의한 인간의 납치, 사육도 

따지고 보면 인간들이 가축을 사육해서 먹이로 삼는 것과 뭐가 다르나 싶은 생각도 들고,

그렇게 생각해 보니 둘 다 나쁘지만 스스로가 나쁜 줄 모르는 인간이 더 나쁘다는

무책임한 배신자 놈의 궤변도 전혀 허황된 말은 아니라고 인정해주고 싶어졌고, 

무엇보다도 악을 응징하는 정의로운 주인공이 없다는 게 좋아서,

꽤 재미있는, 시간이 아깝지는 않은 책이라고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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