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우리피데스 비극 전집 2
에우리피데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09년 5월
구판절판


<이온> 621-637, 이온
그리고 왕권에 대한 찬양은 근거 없는 거예요. 왕권은 겉은 번지르르하나 속은 근심으로 가득 차 있지요. 암살당할까봐 평생을 두려움 속에서 사는 사람에게 무슨 만족이 있고 무슨 행복이 있겠어요? 저는 왕이 되느니 차라리 평범하지만 행복한 사람들의 삶을 살고 싶어요. 왕이란 악당들을 친구로 삼는 것을 낙으로 삼고 자기를 죽일까봐 착한 사람들을 미워하징. 아버지께서는 황금이 그런 것을 보상해주고 부는 즐거운 것이라고 말씀하시겠지요. 하지만 저는 욕을 먹어가며 힘들게 축재하고 싶지는 않아요. 제가 바라는 것은 적당한 재산에 근심 없는 삶이에요. 아버지, 이곳에서 제가 얼마나 행복하게 사는지 들어보세요. 무엇보다도 저는 인간들에게 가장 소중한 여가를 즐겼고 성가신 일도 별로 없었으며 저를 길에서 떠밀어내는 무뢰한도 없었어요. 사실 자기보다 못한 자들에게 양보하고 길을 비켜준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지요. -180쪽

<포이니케 여인들>, 198-201, 가정교사
여자들이란 원래 흉보기를 좋아하죠. 조금만 꼬투리를 잡혀도 그들은 침소봉대하지요. 서로 헐뜯는 것이 여자들에게는 樂이니까요.-233쪽

<포이니케 여인들> 390-395, 이오카스테와 폴뤼네이케스
이오카스테:
왜 불행하지? 추방된 자들에게 괴로운 점이 뭐지?
폴뤼네이케스:
가장 나쁜 점은 언론의 자유가 없다는 것이지요.
이오카스테:
그것은 노예의 운명이로구나. 제 생각을 말할 수 없다니 말이야.
폴뤼네이케스:
통치자들의 어리석음을 참고 견뎌야 하니까요.
이오카스테:
바보들과 함께 바보짓을 하는 것도 괴로운 일이지.
폴뤼네이케스:
이익을 위해서는 성미에 맞지 않더라도 종노릇을 해야죠.-240-241쪽

<포이니케 여인들>, 531-540행, 이오카스테
내 아들아, 어째서 너는 신들 가운데 가장 사악한 '야심'을 쫓는 게냐? 그러지 마라. 그 여신은 불의해. 그 여신은 번성하던 수많은 가정과 도시에 들어갔다 나오며 자신의 추종자들을 망쳐놓는단다. 너는 그 여신에 미쳐 있어. 내 아들아, 친구를 친구와 도시를 도시와 동맹군을 동맹군과 묶어주는 '평등'을 존중하는 편이 더 나을 게야. 평등한 것만이 인간들에게 합법성의 원천인 반면 '더 많은 것'에게는 '더 적은 것'이 언제나 적으로 다가가게 되어, 불화의 날이 시작되기 때문이지.-246쪽

<아울리스의 이피게네이아>, 446-453, 아가멤논
미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는 것은 유리한 점도 있어. 그런 사람은 마음대로 울 수 있고 무엇이든 말할 수 있으니까. 고귀한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은 불행해도 탈출구가 없어. 우리는 품위를 지키며 살아야 하고 대중을 섬기는 종들에 지나지 않으니까 말이야. 나는 눈물을 흘리기도 부끄럽지만 반대로 더없이 큰 곤경에 빠진 딱한 처지에 눈물을 흘리지 않기도 부끄러워.-396-397쪽

<아울리스의 이피게네이아>, 919-937, 아킬레우스
그대의 말을 들으니 나는 마음속에 분기가 치밀어오르오. 하지만 나는 불행할 때는 슬픔을 성공할 때는 기쁨을 절제하는 법을 배웠소이다. 절제할 줄 아는 사람들은 일생을 지혜롭게 살 수 있다는 이성에 근거한 희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오. 너무 지혜롭지 않은 것이 즐거울 때도 있지만 건전한 판단력을 갖는 것이 유익할 때도 있지요. 나는 누구보다도 경건한 케이론의 집에서 자란 덕분에 솔직한 생활 태도를 배우게 되었소. 그래서 나는 아트레우스의 아들들이 잘 인도하면 복종할 것이나 잘못 인도하면 복종하지 않을 것이오. 이곳에서나 트로이아에서나 나는 내가 자유인임을 보여주며 있는 힘을 다해 창으로 분전할 것이오. 그대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험한 꼴을 당한 만큼 나는 젊은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데까지 그대에게 아낌없이 동정을 베풀 것이오. 그대의 따님은 내 신부라고 불렸던 만큼 결코 아버지에게 살해되지 않을 것이오. 나는 그대의 부군이 나를 이용하여 음모를 꾸미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오.-415-416쪽

<박코스의 여신도들> 267-271, 테이레시아스
지혜로운 사람이 올바른 주장을 펼치려 한다면 말을 잘한다는 것은 그리 대단한 일이 못되오. 그대도 슬기로운 사람처럼 혀는 잘 굴리지만 그대의 말에는 슬기가 들어 있지 않소. 그 능력이 대담성에 달려 있는 달변가는 결국 자신이 나쁜 시민임을 보여주기 마련이오. 그에게는 지혜가 없기 때문이오.-461-462쪽

<박코스의 여신도들> 1150-1152, 사자
절제와 신들에 대한 경외심이야말로 인간이 얻을 수 있는 모든 재산 중에 가장 아름다운 것이며, 내 생각에는 또 가장 지혜로운 것이오.-4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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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zuaki 2009-09-01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elene, Iphigeneia he en Taurois, Ion, Phoinissai, Orestes, Iphigeneia he en Aulidi, Bakchai, Kyklos, Rhesos의 9편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