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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꿈 10억 만들기 - 10억을 모은 사람들의 돈 버는 기술
김대중 지음 / 원앤원북스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직장 생활 반 년째. 월급의 60% 이상을 받자 마자 만기 5년이 남은 장기주택마련저축에 넣고, 남은 돈을 쪼개어 건강보험에 들었다. 하는 김에 엄마 앞으로도 하나 더. 그러고 남은 돈을 더 쪼개어 겨울 옷을 사려고 모으는 돈이 이제 40만원을 넘었다. 군것질은 당연히 못하고 비싼 음악회 대신 싼 미술관 쪽으로 취미를 확장하는 중이고, 그 좋아하던 책 사기도 마음대로 못해 동네 시립 도서관의 단골이 되었다. 덧붙여 도서관까지의 전철 두 정거장 거리는 걸어다닌다.
주위의 반응은 썰렁하다. 쟤가 왜 저렇게 돈독이 올랐냐고 어이 없어하는 부모님도 그렇지만, 백화점에서 예쁜 옷, 예쁜 가방, 예쁜 화장품, 예쁜 그릇 등을 사는 게 취미인 동생 녀석은 나의 인생관에 대해 심각한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왜 그렇게 구질구질하게 사냐고. 서점에 서서 이 책을 다 읽어버리고 서평을 쓰러 알라딘에 들어왔다가 '작가의 말'에 있는 저자의 동생 얘기에 그만 웃어 버린 것은 내게도 그런 동생이 있기 때문이다.
알라딘 사이트의 '작가의 말'도 그렇지만 이 책 안에는 마음에 팍팍 와닿는 이야기가 정말 많다. 재테크 방법들을 찾아 다니기 전에 본업에 충실하라는 충고와 먼저 자기에게 투자해서 자기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라는 충고는 꼭꼭 새겨 두었다. 돈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나'이니까. 번 돈을 나누는 일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부의 대물림이 가능하더라도 빈곤의 대물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말이 내가 뽑은 이 책의 best 구절이다. 열심히 일한 돈으로 다른 사람을 돕고, 그래서 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꿀 수 있다면 정말로 행복할 거라고 믿는다.
무엇보다 내 집 마련을 꿈꾸며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아둥바둥 사는 사람이 나 하나가 아니라는 사실이 마음 든든하다. 화려한 백화점에서 신용카드로 즐겁게 쇼핑하는 것이 삶의 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냥 그렇게 내버려 두자. 소득이 적으면 지출을 줄이면 된다는 낡은 신념을 여전히 소중히 품고, 오늘도 동전을 세며 가계부를 쓰고 있을 나의 가난한 동지들께 마음을 담은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