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끝으로 훔쳐본 세상
세노 갓파 지음, 박국영 옮김 / 서해문집 / 1999년 7월
평점 :
품절


소설 '소년H'를 보고 감동받은 사람은 꼭 보기를 권한다. 종전의 폐허 속에서 중학교를 겨우 마치고 간판집 점원으로 취직했던 우리의 하지메 짱은 훌륭한 어른이 되어서 이렇게 멋진 책까지 쓴 것이다. 정말로 대견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창가의 소녀 토토짱'의 팬들은 딱 한 군데 잠깐 언급되는 구로야나기 데쯔코 씨의 이름도 찾아보시라. 이 역시 대견한 소녀이다.)

손으로 그린 예쁜 그림이 곁들여진 짤막짤막한 이야기들은 부담 없고 유쾌하며 따뜻하면서도 통속적이지 않다. 어디를 펼치더라도 기쁘게 읽을 수 있다. 단, 빨리 덮기에는 아쉽고, 책장이 자꾸만 넘어가는 것이 아깝게 여겨지기도 한다. 부록으로 실린 '두 번의 이상한 여행'과 '괴짜 친구의 작업장 <고양이 빌딩> 전말기'가 가장 긴 이야기인데,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두번째 이야기가 정말로 마음에 들 것 같다. 우연히 서점에서 손에 넣었는데, 사자 마자 친구에게 선물하는 바람에 다시 구하느라 애를 먹었던 책이기도 하다. 이럭저럭 세 권이나 사버렸다. 선물용으로는 더할나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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