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의 가을 우리 시대의 고전 1
요한 호이징가 지음, 최홍숙 옮김 / 문학과지성사 / 199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번역 최악. 불어식 고유명사를 방치해둔 게으름에다, 짜증나는 '하나님' 타령까지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izuaki 2008-06-18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번역자, 후기에 "마지막까지 인내할 수 있도록 힘주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과 존귀를 돌려드리고 싶다."고 써 놨다. 그게 중세 프랑스의 가톨릭 교회를 설명하면서 가톨릭 용어를 싸그리 무시한 데 대한 자기 나름의 변명인가 보다. '미사', '성당' 대신 '교회', '예배'를 고집하는 것도, '신'이라 쓰면 무난한 것을 굳이 한국 개신교에서밖에 안 쓰는 정체불명의 용어 '하나님'으로 바꿔놓은 것도 개신교 (맹? 광?)신자의 아집인가 싶어 실소가 나온다. (심지어 '성모송'을 '아베송'이라고 썼다.-_-)
익숙한 라틴 이름을 어색한 프랑스식 표기로 방치해 놓은 것도 눈에 거슬린다. 중세사나 중세철학과 관련한 참고 도서들을 조금이라도 찾아봤다면 '성 보나방튀르'라든가 '(교황) 마르텡 5세' 같은 어이 없는 실수들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 외에도 단어 선택이라든가 문장 구성이 여기저기 결함 투성이라, 좀 어려운 부분이 나올라치면 머리를 감싸쥐고 원문을 추리해 내야 한다. 엉망인 번역 때문에 좋은 책이 망가진 것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