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위한 수업 - 행복한 나라 덴마크의 교사들은 어떻게 가르치는가 행복사회 시리즈
마르쿠스 베른센 지음, 오연호 편역 / 오마이북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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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 잘 읽히는 책. 책에 소개된 덴마크 교사들의 말에는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고, 덴마크 교육을 보는 편역자의 시선에는 의문스러운 부분이 많다. 


한국과 덴마크의 가장 큰 차이는, 한국의 부모들은 아이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많이 희생하고,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주고 싶어한다는 점인 것 같다. 이 책에 나온 덴마크의 공립학교 교사들은 부모에게 신경을 많이 쓰지 않는데, 한국에서는 그러면 안 된다. 

일부 부모들은 이런 교육 방식이 학생들의 공부와 성적을 소홀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자녀의 성적에 기대가 높은 부모들은 교사가 자기 아이에게 다른 재능을 개발하도록 권하거나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탐탁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덴마크에서 자녀를 공립학교에 보낸다는 것은 곧 부모의 간섭을 일정 정도 포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모는 교사의 의도를 신뢰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공부만 하라고 압박하지 않고,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속도에 맞춰 자기 재능을 개발할 수 잇게 허락해야 한다.
"나는 우리 학생들에게 큰 기대를 가지고 있어요. 공부를 하든 다른 활동을 하든 좋은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교 공부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계에 대한 폭넓고 다양한 지식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 P156

크로그는 "교사는 어떨 때 학생을 더 이끌어낼지, 어떨 때 잠시 놓아줄지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만약 어떤 학생이 학교생활에 정말 흥미를 잃은 것처럼 보인다면 우선 그 학생과 상담을 진행한 뒤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학교생활에서 해야 할 일들을 잠시 면제시켜준다.
"어떤 학생이 아프거나 학교생활에 지쳐 있으면 숙제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줍니다. 수업 시간에 잠시 쉬라고 할 수도 잇고 집에 일찍 보낼 수도 있어요. 지쳐 보이는 학생에게는 수업 중간에라도 잠시 밖으로 나가서 맑은 공기룰 쐬고 오라고 합니다." - P175

"많이 힘들어하는 학생에게는 일단 잠을 충분히 자라고 권합니다. 그리고 학교 밖으로 나가서 본인이 흥미를 갖고 할 수 잇는 일을 하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런 특별한 배려를 받더라도 일단 매일 아침 교실에 나오게 합니다. 매일 학교에 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교실 공동체에서 튕겨나가 혼자 고립되는 것이 아이에게 가장 좋지 않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중략)
쉬는 기간을 줘도 여전히 피곤해야 하고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으며 학교생활에도 참여하지 않는다. 이런 경우 크로그는 그 학생의 부모와 면담을 한 뒤 고강도의 처방을 한다.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은 학교가 아닌 다른 곳으로 보내는 것이다. 지역사회의 회사, 자영업자, 단체와 제휴해서 학교생활에 지친 학생들에게 현장 체험을 시키는 것인데 덴마크의 많은 학교들이 이 방법을 활용한다. - P176

크로그가 일하고 잇는 초중등학교 스콜렌 베드 쇠에르네는 국회, 언론사, 슈퍼마켓, 스포츠용품점 등과 제휴를 맺고 학교생활에 지친 학생들에게 체험의 시간을 가젝 한다. 어떤 경우는 부모가 직접 자기 아이가 일할 곳을 찾기도 한다. (중략) 학생들은 몇 주간 ‘삶의 현장’을 체험하면서 자신의 학교생활을 되돌아볼 수도 있고, 교실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도 있다.
- P176

아프셀리우스는 학기 초에 교과 진도를 나가지 않는다. 어떤 숙제도 내지 않는다. 우리가 왜 지금 여기에 앉아 있는지, 왜 수학을 배워야 하는지에 대해서 교실의 모든 학생들이 저마다 충분한 이유를 갖기 전까지는 수학을 가르치지 않는다. - P33

아프셀리우스는 최근 몇 년간 주로 하급반을 맡아서 수업하고 있다. 오랫동안 아프셀리우스를 지켜본 교장 선생님이 그가 수학과 물리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판단해 특별히 부탁한 것이다. - P42

아프셀리우스는 자신감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는 경험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수학을 힘들어하는 고등학교 학생에게 초등학교 수준의 과제를 내주기도 한다. 아주 쉬운 문제라도 정답을 써보는 경험이 쌓이면 다음 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 - P44

아프셀리우스의 교실에는 정반대의 학생들도 있다. 자신감이 충만한 것을 넘어 성취욕이 지나치게 높은 학생들이다. 이런 학생들 중에는 자기 스스로를 필요 이상으로 압박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학생은 아주 좋은 점수를 받았는데도 계속 자신을 압박해요. 나는 그런 학생에게는 한걸음 뒤로 물러서볼 것을 권합니다.. 그가 수학에서, 물리에서 최고가 되고 싶은 심정은 충분히 알죠. 그러나 ‘그 정도로 충분하다’고 말해주는 것이 교사의 역할입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법도 배워야 하지만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만족할 줄 아는 법도 배워야 해요. 자기가 이룬 것에 대해 성취감을 느끼고 행복해하는 법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 P44

사소한 일이라도 아이들이 교실 안에서 긍정적인 경험을 하는 것, 그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끼는 것, 이 두 가지는 내가 교사로서 아이들의 동기 부여를 위해 목표하는 지점입니다. - P45

선생님이 되려면 가르치는 것을 좋아해야 한다. 수학이 좋아서 수학 교사가 되었다면 학생들은 이를 알아챌 것이고 더 좋은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 부모 역시 마찬가지다. 부모가 어떤 일을 열정적으로 하는 모습을 보이면 자녀들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열심히 할 것이다.
가능할 때까지 그런 척이라도 하자. 가르칠 의지가 충분하지 않을 때라도 학생들에게 티내지 말고 흥미 있는 척 가르치자. 그렇게라도 노력하는 선생님을 보면 학생들도 무언가를 느끼게 될 것이고, 당신에게 보답을 해줄 것이다. - P47

호우키에르는 시험이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는 학생에게는 시험을 치르게 한다. 또 반 학생들 가운데 머리가 좋은 서너 명에게는 서로 경쟁하면서 어려운 문제를 풀어보게 한다. 그는 몇몇 학생들이 과학경시대회에 나가는 것을 돕기도 했는데, 그 중 두 명은 최근 전국대회에서 상을 타기도 했다. 호우키에르는 이처럼 우수한 학생의 특별한 활동을 도와주지만 여기에도 원칙이 있다. 이들의 특ㅂㄹ한 활동이 다른 학생들의 활동을 발해하거나 상처를 줘선 안 된다.
- P63

울랄은 시험과 점수에 엄격하진 않다. 대신 그가 매우 엄격하게 지도하는 것이 있다. 바로 학생들이 서로를 어떻게 대하는지에 관한 문제다. 어떤 학생도 친구를 놀리거나 조롱하는 행동이 허용되지 않는다. 한 학생이 수업 시간에 의견을 말하면, 다른 친구들은 모두 존중하는 마음으로 조용하게 경청해야 한다. - P75

진짜 무서운 게 뭘까요? 스무 살이 넘었는데도 어느 날 아침에 생각해보니 내 인생에서 스스로 선택해본 적이 별로 없는 경우가 아닐까요? 그 동안 부모, 학교, 사회가 만들어준 길을 그저 따라가기만 했다면 조만간 힘든 시기가 찾아올 겁니다. 누구나 어느 순간에는 독립적으로 살아가야 할 수밖ㅇ 없어요. 스스로 자기 인생을 관장해야 하는 거죠. 그래서 이런 연습은 일찍 할수록 좋습니다.
- P100

어떤 학생이 힘든 상태에 놓여 잇으면 페테르센은 우선 하나의 목표를 설정한다. 그 학생을 매일 아침 학교에 나오게 하는 것이다. 아프다는 핑계를 대면서 학교에 빠지기 시작하면 상황은 계속 나빠진다.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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