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발치에 쌓인 책들에 더 이상 쪼그리고 잘 수 없다.는 결단을 내리고 치우다가 발견한 책을 붙잡고 읽어내다 발견한 낯익은 이름, 다치하라 마사아키, 혹은 김윤규. 안동에서 태어난 한국 작가.. 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여튼, 일본인으로 귀화한 인물인데, 일본 에세이를 읽다보면 심심치않게 나오곤 하는걸 보면, 일본에선 꽤 유명한 사람인가 봄. 하고 뒤늦게 저자 정보를 찾아 보았더니  


... 별 쓸모 없는 알라딘 서재의 '저자/아티스트 넣기' 기능 -_- ;;  

  • 수상 : 1966년 나오키상
  • 최근작 : <겨울의 유산>,<겨울여행 -하 >,<겨울여행 -상 > … 총 10종 (모두보기)
  • 소개 : 1926년 경상북도 안동 출생, 한국 이름은 김윤규(金胤奎).
    안동시 교외 봉정사의 승려였던 아버지를 따라 4살 때부터 절에 다니면서 노선사(老禪師)로부터 한학과 경전 공부를 했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의 죽음, 어머니의 재혼, 일본으로 이주 등 풍파를 겪었다. 청소년기에는 일본 고전과 나쓰메 소세키, 가와바다 야스나리 등의 근대 소설을 섭렵했고, 1945년 와세다 대학 법학과에 입학하였으나 문학부로 학적을 옮기고 작가의 길을 준비한다.
    1951년 <문학자(文學者)>에 처녀작인 <늦여름 혹은 이별곡>을 발표하여 등단한 이후, 1964년 <신조(新潮)>에 <다키기노>를 발표하고 아쿠다가와상 후보에 오른다. 한일 혼혈, 퇴폐의 미(美)라는 독특한 소재를 다룬 1965년작 <쓰루기가사키>는 대단한 호평을 받았고, 1966년 <하얀 양귀비>로 제15회 나오키상을 수상하며 일본 현대문학의 거두로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특히 1968년 <요미우리신문>에 연재한 소설 <겨울여행>에서는 소년원에서 고독한 생활을 보내는 씩씩한 주인공의 모습을 그려 대중적인 큰 공감을 받았다. 특히 그의 작품들은 독특한 질감의 미학적 묘사로 여성독자들로부터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1980년 <요미우리신문>에 <그해 겨울>을 연재하던 중 식도암으로 55세의 나이에 사망하였다. 

    이런 프로파일을 가지고 있다. 아, 나오키상 수상작가이기도 하구나.  

    그러니깐, 침대 발치에 잔뜩 흐트러져 쌓여 있는 책더미에서 나온 책은 이거다.  

    쓰루가야 신이치 <책을 읽고 양을 잃다>  

    이 책은 뭔가 귀여운 표지와 제목에 비해 동서양의 고전들, 일본 고전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책인데, 읽다보면 다른 책에 나오는 이야기나 인물들이 나와 반가울 때가 많다. 일테면 김윤구 이야기 말고, 오늘 새벽 막 마지막장을 덮은 <울프홀>에 기시감을 일으킨 '기억법'과 키에르 키케로 이야기라던가..  

     

     

     

     

     

    그러니깐, 이 책에 김윤구가 나온 챕터는 이렇다.  

    '이명과 필명'이라는 이야기. 이야기의 시작을 조금 옮겨보면  

    초등학교 4학년 때 시미즈 사토무는 담임인 미즈노 미노루 선생님에게서 "너는 소설가가 되거라"는 말을 들었다. 자신이 누구인지 깨닫게 해준 이 한 마디 말은 이후 은밀하게 그의 마음을 지탱해준다. 초등학교를 마치고 사토무는 고비키쵸의 전당포인 야마모토 상점에 도제로 들어가 먹고 자는 생활을 하면서 학교에 다니는 한편 창작을 시작하였다. 전당포 주인은 사토무에게 친아버지보다 고마운 존재였다. 22세에 '문예춘추'에 문단 출세작이 되는 <수마사 부근>을 발표할 때 시미즈 사토무는 은혜를 입은 상점주인 야마모토 슈고로의 이름을 필명으로 사용하였다.  

    .. 이후에 필명을 고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일본 작가들을 예로 들며 잔뜩 나온다.  본명을 조금 바꾼 이즈미 교타로-> 이즈미 교카 혹은 하세가와 신지로 -> 하세가와 신,.. 그 외에 섬 이름을 딴 작가들, 강 이름을 딴 작가들, 계절을 넣은 이름들 다나카 후유지, 모리 슌토, 등 혹은 자연의 풍물에서 따 온 이름 등.  

    나오키 산쥬고는 31세 때 이름을 산쥬이치로 하고, 그 후 연령과 함께 숫자를 늘렸다고 하고

    친구의 드문 성을 빌린 다자이 오사무도 있고

    '뒈져버려라'는 자조 섞인 말로 만든 후타바테이 시메이도 있다.  

    그리고, 에드거 앨런 포의 이름과 비슷한 에도가와 란포, 사마천에서 딴 시바 료타로 (아, 사마천에서 땄구나!) 가 있다.  

    박식한 저자는 서양의 예로 넘어간다.
    극단적으로 필명을 많이 사용한 작가로 포르투갈의 페르난두 페소아, 생에 걸쳐 70개 이상의 이명을 사용하였다고 하고, 대표적 필명들로 역설적 전원시를 쓴 알베르투 카에이루, 댄디한 전위시인 알바루 드 캄푸스, 호라티우스를 애독하는 고전주의자 리카르두 레이스 세 명이었다고 한다. 필명이라고 하는 자신의 분신을 여러 명 창출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페르난두 페소아의 구구절절한 인생과 그의 이명들에 대한 이야기가 죽죽 나오고, 그의 시 한 구절이 인용된다.  

    내가 죽은 후 나의 전기를 쓰려거든,
    아주 간단하게.
    탄생과 죽음이란 두 개의 날짜뿐.
    그 사이 날들은 모두 나만의 것.  

    카프카의 프라하, 조이스의 더블린, 보르헤스의 부에노스아이레스와 함께 페소아의 리스본은 20세기 문학의 상징적인 도시라고 한다.  

    이름은 생소한 작가고, 번역본은 이 책에 나온 필명들과 본명을 다 쳐 봐도 나오지 않지만, 그 이야기만은 꽤나 흥미롭다.

    페소아의 이야기에 이은 마지막 문단이자 펀치라인은  

    "그런데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필명은 하나이면서 여러 본명을 가진 작가가 있었다. 그는 김윤규라고 하는 한국명을 비롯하여 평생 6개의 이름을 갖지 않을 수 없었던 다치하라 마사아키이다."  

     

     

     

     

     다치하라 마사키의 <겨울의 유산>을 가지고 있다. 올 초에 구입했던 것 같은데,
    그건 또 다른 일본 저자 요모타 이누히코의 <라블레의 아이들>을 읽고 제대로 꽂혀서였다.
    이 때 이 책하고 또 다른 절판된 책을 헌책방에서 구해놓기까지 했는데, 영 들쳐보지도 못했다. (근데 어디있는지도 모르겠;;)  


    <라블레의 아이들>은 음식 이야기이긴 한데, 굉장히 독특한 인문학 서적과도 같은 책이다. 일본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가 원 컨셉에 비해서 많이 나오는데(이건 저자도 후기에서 인정한 이야기) 그 중에 다치하라 마사아키의 이야기와 다니키 준이치로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더랬다. 그 중 다치하라 마사아키의 이야기를 옮겨보면  

    다치하라 마사아키라는 작가는 오래도록 내 마음 속에 껄끄러운 인물로 남아 있었다. 그는 항상 말끔하게 와후쿠를 차려입고 오래된 절을 산책하거나 중세의 정원과 일본의 가면 음악극인 노가쿠에 대한 자신의 해박한 지식을 당당히 피력했다. 검에 취미가 있으며, 물고기 다루는 솜씨는 프로급이다. 도자기와 일본 술에 조예가 깊고, 사나이의 소망에 대해 거침없이 말한다. 조선의 양반의 피를 물려받았다는 높은 자긍심까지 더하여 일본의 문화적 전통에 대한 순수한 귀속의식은 솔직히 말해 나를 두 손 두 발 다 들게 만들었다. 일부러 가마쿠라의 산골에 저택을 짓고 사는 것도, 지나치게 문사연하는듯한 거드름으로 여겨져 왠지 거리감이 느껴졌다. 이와 같은 그에 대한 인상이 일변한 것은 존경하는 소설가 다카이 유이치의 평전을 읽고 나서였다. 그 평전에 따르면 다치하라의 본명은 김윤규이며 1926년 일본통치하의 조선 경상북도 안동 부근 산골 마을의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는 다섯 살 때 아버지를 여의었고 어머니는 '본국'의 요코스카로 건너간 후  ..(하략) 
     

    일본 문화를 연구하는 것이 업인 사람에게 껄끄러울 정도로 일본인보다 더 일본문화에 조예가 깊은 귀화한 한국인.. 다치하라 마사아키? 김윤규?  

    이 페이퍼를 쓰면서 새삼 요모타 히누히코의 <라블레의 아이들> 재미있었지.. 생각하며 검색하다보니, 책소개라곤 찾아볼 수 없는 <쓰키시마 섬 이야기>라는 책이 나와 있다.  

    <라블레의 아이들> 책이나 역사에 나온 요리 실연해보는 이야기이니, 재미나게 읽을 수 있다. 가볍게 읽을 수도, 무겁게 읽을 수도 있는 책. 이 책 읽을 당시에 추천하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추천.  

    그러니깐, 나는 침대 발치의 책 정리하다 만 채로 책은 더 꺼내오고, 보관함에 책은 더 넣고, 아 ... 이런 수지 안 맞는 일이 있나.  

     

     

    결론 겸 세 줄 요약 :

    다치하라 마사키.. 궁금하죠?
    책을 읽고 양을 잃다. 재밌어요.
    라블레의 아이들 아직 안 읽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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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 사용법의 조르주 페렉의 신간이 나왔다. 제목하고는 <임금 인상을 청하기 위해 과장에게 접근하는 기술과 방법>이라는 길고 영문 모를 제목이다.  

    "1968년에 발표된 이 작품은 어느 대기업 사원이 과장에게 봉급을 올려 달라고 말하러 가는 과정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여러 상황과 그에 따른 다양한 해법들을 오직 단 하나의 문장으로, 마지막에 오는 마침표를 제외하고는 단 하나의 구두점도 없이 풀어 쓴 소설이다. 과장을 만나 임금 인상을 요청하는 그날 그 순간까지 쉼 없이 반복되는 회사원의 일과와 거대한 건물 속 배회, 그에 따라 서서히 증폭되는 불안을 페렉은 파격적인 형식 속에 아이러니와 연민을 담아 그려냈다. "  

    라고 한다. 헉, 제목만이 아니네? 정말로 이런 자기계발서도 안 될 것 같은 내용의 이야기이다. 실험정신 가득한 20세기 후반 프랑스 문학에서 중요 위치를 차지한다고 하는 조르주 페렉의 눈으로 본 '임금 인상을 청하기 위해 과장에게 접근하는 기술과 방법' 인 것일까?  

     P.5-6 : 당신은 신중히 생각하고 단단히 마음을 먹은 뒤 임금 인상을 요청하러 과장을 만나러 갈 결심을 하고 과장을 만나러 가는데 항상 단순하게 표현해야 하므로 단순화해서 과장의 이름이 자비에 씨이고 과장님 혹은 x 씨로 불린다고 가정하면 이제 당신은 x 씨를 만나러 가는데 이때 x 씨는 자기 방에 있거나 없거나 둘 중 하나이고 만일 x 씨가 자기 방에 있다면 분명히 문제될 것이 없겠지만 당연히 x 씨가 자기 방에 없으니 당신은 복도에서 그가 돌아오거나 도착하기를 길목을 지키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지만 그가 오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가정한다면 이 경우 해결책은 당신의 방으로 되돌아가 그날 오후나 다음 날을 기다려 다시 한 번 시도하는 것밖에 없겠지만 그가 늦게 돌아오는 일이야 매일같이 일어나는 일이니 이 경우 당신이 택할 수 있는 최선책은 동료 y 양을 만나러 가는 것이며 우리의 무미건조한 증명에 인간미를 부여하기 위해 이제부터 우리는 그녀를 욜랑드 양이라고 부르도록 하는데 이때 욜랑드 양이 자기 방에 있거나 없거나 둘 중 하나이고…… - 알라딘 

     이런 책들이 떠오른다. 감성은 다르지만, 일상과 자신이 집착(?)하는 것에 대해 새로운 눈으로 보고, 공통점, 보편성 끌어내기.  

     

      

     


    모리이 유카<나는 드럭스토어에 탐닉한다><나는 뮤지엄샵에 탐닉한다>가 며칠 상간으로 나왔다. 원서로 2-3만원 이상씩 주고 샀는데 ㅡㅜ 갤리온에서 나온 모리 유카의 탐닉 시리즈는 꽤 괜찮다. ... 그리고 ... 책값도 저렴하다.  

     한 때 잡화 마니아가 되고 싶어, 모리 유카는 나의 롤모델이었던지라. 그녀의 책들을 구비해 놓고 있다. 지금 트위터에서 팔로잉하는 유일한 일본인.이기도 하십니다.   

     

    겨울이 되면 생각나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책도 을유 세계문학에서 나와 주었다. <이즈의 무희, 천마리 학, 호수> 세 작품을 담고 있다.  

     

     

    "<설국>의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작품집이다. 엘리트 중의 엘리트인 주인공과 유랑 가무단의 무희와의 순수한 만남과 이별을 그린 '이즈의 무희', 패전 후 가와바타의 대표작 '천 마리 학', 이제까지 우리가 가와바타에 대해 갖고 있던 선입견을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 '호수' 세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 

     가와바타 야스나리 초기 완숙기의 작품이라니, 이분은 초기에도 완숙기가 있군요.   

    .. 가 아니라 '초기와 완숙기' 라고 아래 어떤 분이 이야기해주셨어요;;  그러니깐 말이죠. 가와바타 야스나리라면 초기에도 완숙기. 뭐 이런 말도 안 되는게 말이 될지도 모른다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했나봐요. 제가 오늘 눈도 좀 침침하고; ^^;;

    오늘은 여기까지  

      

     

    요런건 이미 잘 챙겨 두었지요? 

     

     

     

     

      

     

     


    관심 새 음반 몇가지  :  

     카니에 웨스트, 비욘세, 스팅  

    사실 스팅은 이번 라이브 앨범보다
     지난번 나온 심포니시티가 새삼 다시 구매하고 싶어지긴 한다.  

     


    비욘세는 우와.. 와우... 파워풀한 라이브로 비욘세의 노래, 데스티니스 차일드때의 노래들( 이때부터 좋아했더랬다!)이 나오는지라 욕심 나는 앨범. 카니예 웨스트는 .. 들을수록 난 놈.  

      

    오리하라 이치 <침묵의 교실> 

     "묘지 위에 세워진 학교, 아오바가오카 중학교 3학년 A반 - 무기력하고 공허한 눈빛의 학생들, 수업 중의 무거운 침묵, 악의를 품은 듯한 누군가가 교실 어딘가에서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을 것만 같은 분위기, 이런 반에 담임교사가 붙인 이름은 '침묵의 교실'이다.

    한편, 수수께끼의 인물이 발행하는 섬뜩한 '공포신문'에는 숙청 대상의 명단이 올라오고, 칠판에 그 대상자가 큰 글씨로 적혀 있다. 그리고 자행되는 잔인한 괴롭힘. 마침내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학급 동창회 공지가 신문에 실렸을 때, 복수를 맹세한 자가 세운 대량살인계획이 은밀하게 진행되기 시작한다." 

     

    줄거리만 봐서는 기시 유스케가 썼어도 재미있겠다 싶은 공포의 스맬도 스멀스멀
    사춘기 소년소녀의 악의, 이지메라는 건 상당히 이치의 주특기잖아. 일단 담아둔다.   


    이 책 650페이지 넘던데, 얼마전에 ㅇㅇ者시리즈를 끝낸지라, 오리하라 이치의 긴긴 책들이 좀 질리긴 했다.

    그래도 <실종자> 빼고는 재미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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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2-22 17: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LAYLA 2010-12-22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임금인상...이 책은 번역자가 고생했겠어요 ㅋ
     

     

    영월에 다녀왔다.
    시간이 멈춘듯한 그 곳에서 짧고 긴 하룻밤을 지내고 2시간 반여의 버스 여행의 끝에 동서울 터미널에 도착했을 때  

    서울은 추웠고, 나는 냉정한 도시에 내팽겨쳐진 씁쓸한 기분이었다.
    불과 몇시간 전 따뜻한 산골의 햇볕이 방 구석구석까지 들어오는 곳에서 전기 히터를 켜 놓고, 딩굴거리며
    갓내린 커피 홀짝이며, 가을방학을 들으며, 책을 읽던 기억이 아주 먼 옛날 같았다.  

    지하철을 타고 두 정거장. 잠실 역에 내려 교보문고에 들렀다.
    하릴없이 신간코너를 돌다 오쿠다 히데오의  신간 <꿈의 도시>를 봤다.  

     뒤적여 보니 재미있을 것 같다. 600페이지가 넘는 묵직한 책이다.
    오쿠다 히데오는 당장 읽고 싶게 만드는 글들을 이 묵직한 책에 잔뜩 담아 놓았다.

    '.. 아, 어디 콕 처박혀서 딩굴거리며 이 책이나 다 읽었으면 좋겠다' 고 생각하고 있는 나를 발견. .. 하자마자, 아.. 그건 아니잖아.  

    가방 속에는 이번 여행길에 챙겨갔던 다카무라 가오루 여사의 <조시>가 1권 중간 어디쯤 책끈 끼워진 채 있었고, <조시>는 바로 내가 이번 겨울, 올해를 마무리하며 읽고 싶은 야심작(작가가 아닌 독자가 이런 말을 써도 된다면) 이잖아. 배경이 한여름이라 좀 김이 샜지만, - 손책은 왜 마크스의 산은 여름에 내고 조시는 겨울에 냈나? 반대잖아 -  고다경부를 만나는 건 가슴 뛰는 일이다.  

    그렇게 눈 앞의 <꿈의 도시>를 매만지며 <조시> 생각을 한다. 이건 뭐..  

    <조시> 뿐만 아니라, 이번에 주문한 읽을 책들 잔뜩이잖아. 벼르던 나우시카도 드디어 주문했고 .. 하지만, 난 집에 가면 알라딘에 들어가서 이 책을 주문하겠지.. 그리고 또 언제 읽을지 기약도 못하겠지.. ( 라고 생각하며 알라딘 들어와보니, 마침 알사탕 500개날이다. 이런, )  라고 약간 나 자신을 불쌍해하며 생각한다. 

      

     

     

     

     

    책을 동시에 읽을 수는 없다. 한꺼번에 여러권을 읽을 수는 없어도, 한꺼번에 밥과 반찬을 씹는 것처럼 한 눈에 조시와 꿈의 도시를 읽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 라는 생각을 하는 자체가 내가 좀 많이 조급해 한다는 증거다.  

    읽고 싶은 책은 많고 ( 살 필요도 없이 집에도 쌓였다)
    재독하고 싶은 책들도 많다. ( 두 말하면 잔소리)  

    내가 부지런히 책을 읽지 않는가. 라고 자문한다면, 한달에 2-30권이 적은 분량이 아니라는 건 심정적으로 알고 있다.  
    2-30권이 4-50권은 될 지언정 (컨디션 아주 좋을 때의 숫자다) 2-300권이 될 수는 없다. 라는 것도 알고 있다.  

    세상은 넓고, 책은 많고,
    난 다 살 수도 없고 ( 왠지 좋아하는 책은 다 사버릴 것 같은 기세가 벌써 몇년째이긴 하지만..)
    다 읽을 수도 없다. 는 것을 인정하고, 느긋하게 독서하는 것이 그렇게 힘든 일일까? 

    끄덕끄덕  

    힘든 일, 의식해서 노력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고,
    그렇게 애써 느긋하게 독서를 하고 싶지 않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나의 독서는 늘 조급하고,
    아주 재미난 책을 읽을 때도 '오늘까지 다 읽어야지' 라는 마음이 책의 앞장과 뒷장에 들러붙어 있고,
    그 아주 재미난 책 다 읽고 이 책하고, 저 책 읽어야지. 라는 무용한 계획이 역시 그 뒤에 들러붙어 있다.   

    어쩔까.

    지구는 둥그니깐, 자꾸 걸어 나가면 온 세상 어린이들 다 만나고 오..는 것처럼
    자꾸 읽어 나가면 느긋하게 읽을 수 있는 날이 올까?   

    안 와도 할 수 없;  

    난 계속 쫓기듯 책을 읽겠;  

    내가 쫓기겠다는데, 그게 좋다는데 어쩔꺼야. 응응   

    꿈의 도시나 주문하러 가야겠다. 함께 주문할 다른 책들도 'ㅅ'  

    아, 요코미조 세이시의 <삼수탑> 나온 건 다들 알고 계시죠?  여름에도 나오고, 겨울에도 나오네요. 기특하게스리.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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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onnight 2010-12-21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로 마무리되는 페이퍼 ^^;

    아이구 구구절절 마음에 와닿는 내용이에요. 맞아요. 살 필요도 없이 집에 책이 쌓여있건만 왜 이리 맘만 조급해서 (저는 하이드님처럼 많이도 못 읽어요. ㅠ_ㅠ) 새 책 나오면 허겁지겁 사들여요. 오늘 안 사면 품절 내지는 절판 될 것만 같은 기분.

    너무너무 맘에 드는 책을 읽고 있으면 페이지가 넘어가는 게 막 아까워서 발을 동동 구를 지경;인데 맘 한 구석에는 그래, 이 기세로 마구 읽어나가는 거야. 라며 다른 책들을 나란히 나란히 줄 세우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허걱 -_-; 이렇게 책을 읽어도 되는 걸까? 싶을 때가 있어요. 최근 신승훈 콘서트를 다녀왔는데 백사람이 한번 듣는 음악보다 한사람이 백번 듣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하던데, 저도 가끔은 책 한 권을 백 번씩은 아니더라도 두 번, 세 번이라도 정독하는 느긋함을 갖고 싶다고 느껴요.

    그. 러. 나. -_- 뭐 어쩌겠어요. 하이드님 덕분에 저도 (좋은 정보! 를 외치며) 꿈의 도시랑 삼수탑 주문하러 가구요.
    비닐도 안 뜯은 '조시'랑 '리오우' 한 번 쓰다듬어주며 하하.

    영월 숙소죠? 창밖 풍경 끝내주네요. 나뭇결이 살아있는 책상도 너무 멋져요. 저런 곳에서 음악듣고 커피 마시며 (물론 와인이랑 맥주도!) 책 읽고 싶어요. @_@;

    2010-12-21 1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22 04: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22 16: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란놀 2010-12-23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즐겁게 읽으시면 되지요. 서둘러도 좋고 느긋해도 좋은걸요..
     

    다카무라 가오루 <조시>  

    <석양에 빛나는 감> 개정판입니다.
    개정판이지만 이 전 책을 못 본 나로서는 초최신간일뿐!  

    <리우우>와 <황금을 갖고 튀어라>까지 유보였던 다카무라 가오루라는 엄살없는 작가는 <마크스의 산> 이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본미스터리 작가로 등극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미궁에 빠진 호스티스 살인사건의 수사를 중심으로, 18년 만에 도쿄 역에서 우연히 재회한 고다와 친구 노다 다쓰오, 그리고 노다의 정부인 포도알 같은 검은 눈을 가진 사노 미호코, 세 인물의 기묘한 삼각관계가 8월 한여름의 도쿄와 오사카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이 책은 저자 다카무라 가오루가 ≪마크스의 산≫으로 나오키 상을 수상한 이후 1년 만에 발표한 작품으로, 1994년 출간 당시 일본에서는 “미스터리를 초월한 현대판 ≪죄와 벌≫”이라는 찬사를 받을 만큼 화제가 된 작품이다. 저자의 개고작인 2004년 문고판을 번역한 이 책 ≪조시: 석양에 빛나는 감≫은 개고 전인 1994년 판본에 비해 다양한 에피소드들과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 등이 첨삭되었다.
     

    라는 내용. 새로운 판본이라고 하니, 이전 작품 소장하고 있는 사람에게도 매력적인 신간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김에 이 겨울에 잘 어울릴 <마크스의 산>도 다시 읽어야겠어요. <마크스의 산>은 .. 원한다면, 하이드 최고의 일본 미스터리.라고 말해줄 수도 있구요.  

    근데, 기 빨려요. 그래서 막 추천했다가 막 욕먹을 수도 있는 책이긴합니다.  

     

    <리오우> .. 새로 예쁘게 옷 입고 나왔죠? 전 디게 옛날 스러운 하얀 책 두 권으로 가지고 있는데, 대륙, 우정과 사랑 사이, 영웅적 주인공, 등이 나오는 스케일 큰 이야기입니다. 듬성듬성 짜였음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그림을 보면 마음에 젖어드는 이야기지요. 제가 <리오우>를 읽게 된 건 이 소설을 자신의 최고의 책으로 꼽은 모 편집자님 덕분이었습니다.  

    <황금을 안고 튀어라> 는요, 얇아요. 분량도 적고, 그냥 황금 가지고 튀는 이야기에요. 근데, 많은 책 많이 읽는 분들이 안 읽힌다.. 가독성 떨어진다..고 중간에 포기했다는 걸 알아요. 전 읽긴 읽었어요. 막 재미있게 읽지는 못하고, 천천히 꾸준히 엉금엉금 읽었지요. 다 읽고 나서 이 작가를 좋아할까 말까 유보해두고, 사실 <마크스의 산>도 분량으로 보나 전에 읽은 책으로 보나 안 읽힐 것 각오 단단히 하고 읽었거든요.  

    <마크스의 산>은 기 빨릴때 빨리더라도 일단 잘 읽히는 재미난 경찰소설입니다. 

    <황금을 안고 튀어라>는 굉장히 드라이해요. 아마 그래서 잘 안 읽히나 싶기도 하구요.  

    다카무라 가오루의 새 책이 손안의 책에서 나온김에 이야기하다 보니 <마크스의 산>뿐만 아니라 이 전 작품들도 다시 읽어보고 싶네요. 12월, 다카무라 가오루 주간!이나 셀프로다가 해볼까요?  ㅎ   

    시간은 없지만 .. 뭐, 언제는 시간 많았나. 다카무라 가오루 주간도 못할만큼 시간 없을껀 또 뭐냐!  

    근데 <조시> 배송일이 11일이네요. 늦다, 늦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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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rish 2010-12-08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기 빨린다라..ㅎㅎ 멋진 또 딱 들어맞는 표현이네요.
    조시도 꽤나 기 빨아먹는 작품이더군요.특유의 치밀한 공장묘사도 그렇구요.
    하이드님 리뷰,기대됩니다.
    저도 빨리 책 주문해야겠네요.

    BRINY 2010-12-08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카무라 가오루의 츌세작인 [리비에라를 쏴라]는 왜 안나오나 모르겠어요. 한편의 영화를 보는 거 같았던 그 책 보고 홀딱 빠져서 다른 작품도 다 섭렵했거든요.

    moonnight 2010-12-09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꺅 다카무라 가오루!!!! +_+;;;;
    이 기회에 리오우도 새걸로 다시 주문해야겠어요. 저도 두권짜리 하얀 책 갖고 있는데.
    리오우는.. 다시 떠올리는 걸로 두근거림과 애잔함이 막. ㅠ_ㅠ////
     

     아리카와 히로의 <백수 알바 내 집 장만기> 를 읽었다. 
     사실 이 이야기는 요즘 하는 4분기 일드로 먼저 시작했는데 (시청률도 꽤 높음 17% 이상 되던데..) 그럭저럭 재미는 있었는데, 엄청 어두운 이야기라 ..  

    그러니깐, 백수알바는 그렇다치고, 동네에서 이지메 당하는 엄마의 정신병 이야기가 나오는데, 일본 애들 이지메 이야기 진짜 '너무' 잘 만들어서 보고 있으면 암울하다.  

    그런 이유로 드라마 좀 쉬고, 책 부터 봤는데, 꽤 유쾌하고 재미나다! 아리카와 히로의 <도서관 전쟁>이 무지 재미있단 이야기를 권선생님과 메피님께 들었는데, 아직 못 읽고, 이 작품이 처음 읽는 아리카와 히로의 작품. 우왕 - 재밌다!  

     후에 부지런히 드라마도 7화까지 받아 봤는데, ... 역시 드라마는...  

     

     

     

     

      

     

    이김에 도서관 시리즈도 봐야지.. 하고 찾아봤더니, 이건 당췌 어떤 순서로 읽어야 하는거임??
    도서관 시리즈 외에 제목과 표지가 임팩트 있는 <바다밑>도 함께 보관함으로..  

     힐러리 맨틀 <울프 홀>  

    롸잇나우 읽고 있는 책. 문장들은 깨알같이 현란한데, 200쪽 가까이 읽도록 이입이 안 되고, 줄거리가 안 잡힌다.  

    '아내를 쓰다듬고, 개에게 입 맞추는' 의심스러운 번역때문이 아닌가 강력히 의심중이다. 여튼, 주말까지 읽어야지.  

    토마스 크롬웰 이야기다. 난 맨부커를 좋아하는데, 끝까지 읽다보면 재미있어지려나,  

     

      

     

     

    레이 브래드버리 <화성 연대기> 는 마침 나사 중대발표 즈음에 읽고 있던 책이다. 왠지 더욱 감정이입 해버렸..  

    레이 브래드버리의 책은 모으기만 하고 ...응? 내가 그렇다. SF 책들 사기는 많이 사는데, 잘 읽지는 않는다. 유독 SF 가 그렇다.  

    무튼, 3대 SF 작가와는 별도로 빅원 (Big One) 으로 일컬어지는 레이 브래드버리.  

    시적인 글들.. 이라고 하는데, 정말 그렇다.  

    장르 + 시인인 작가들 좀 좋아한다.  울리치라던가, 젤라즈니라던가..  

      

     

     <화성 연대기> 이야기는 후에 좀 더 하기로 하고..
     <울프홀> 다 읽고, 다시 읽어볼 예정이다.  

     

     

      

     

    유메마쿠라 바쿠 <신들의 봉우리>도 그젠가 다 읽은 책. 분량이 엄청난데, 쭉- 엄청 재밌게 읽었다. 인간종인게 가슴 벅찬 산사나이 이야기. 유메마쿠라 바쿠도 정말 대단하다.  

    작가의 박력이 시간과 종이를 넘어 독자에게 확, 전해진다고나 할까.  

    그러고보니, <울프 홀>은 아직 확인 못해봤는데, 그 외 <화성 연대기>, <백수알바 탈출기>, <신들의 봉우리>의 해설 혹은 서문이 다 멋지다.  

    이것도 후에 다시 옮겨봐야지.. 공수표..를 날려보고.  

     

     

    오늘 꽃시장에서 트리 장식 한참 만지고 다녔더니, 가게 하나 옮길 때마다 툭툭 털면, 반짝이 가루가 후두둑- 세일러문 변신이라도 하듯이 반짝반짝 눈이 부셔~ 지지지지지 에이, 지지!  

    꽃시장 갔다가 꽃작품 전시 보고, 집에 와서 한 두시간 자고 나오려고 씻는데, 거울 속에 왠 다크서클 턱까지 내려온 얼굴 희끄므레한 머리 산발의 얼굴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반짝반짝 얼굴에 반짝이 붙인채 ... 이 뭡니까 ㅡㅜ  

    아.. 잡담 그만하고, 울프홀이나 마저 읽어야겠다. 배도 고프고, 잠도 고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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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onnight 2010-12-05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다양한 책들을 한꺼번에 읽으시다니. ^^; 저는 한 권만 해도 이주일 분량은 되겠는데요. 헉헉;;;;

    하이드 2010-12-05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트리 다 만들었어요! ..랄까 하다 지쳐 여기까지.. 하는 간지 ^^ 이제 사진 찍어서 올릴꺼에요~

    올 출판사 2011-01-13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맨부커를 좋아하시는 보기 드문 분 중 한 분이시로군요. 반갑습니다. <울프 홀> 읽으려 해주셔서 감사하고요.^^;
    저어.. 그,그런데..'아내를 쓰다듬고, 개에게 입 맞추는'은, 실은 작가의 유머..인데.. 그게 잘 안 드러나는 모양이군요.-_ㅠ 맨틀 여사께서 불쑥불쑥 저런 유머를 구사해주시는지라.. 생뚱맞은 유머코드, 조금만 읽다 보면 익숙해지실 수도 있는데..^^;
    우연히 글 읽고는 반가운 마음에 댓글 적어봤어요. 실례는 아닐지.. 아무쪼록, 완독하셨기를 바랍니다.^^

    하이드 2011-01-13 17:48   좋아요 0 | URL
    울프홀 다 읽었어요. 정말 좋은 작품이에요. 헨리8세 나오는 이야기는 여러 버전으로 봤는데, 생각도 못하게 진지하고, 문학적인 작품이 나왔더군요.

    아내를 쓰다듬고, 개에게 입맞추는 것이 유머였다니 ;;; 불쑥불쑥 유머는 끝까지 못 봤는데 ^^; 초반에는 그, 크롬웰이 .. 라던가 하는 식의 문체가 영 더디게 읽히긴 하더라구요. 두 번은 기본으로 읽어야할 것 같은 책이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