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전쟁, 완전 흥미진진

 

나도 카리스마 리뷰어가 될 수 있을까?  

요즘 재미나게 읽고 있는 사사키 도시나오의 <전자책의 충격>중 05. 책의 미래 챕터에
새로운 패키지로 태어나야하는 '책'에 소셜미디어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이 책은 상당히 유익하면서도 흥미진진하며, 때로 빵빵 터지게 웃기는데,
어떤 한 부분만 집어서 이야기하기에 아까울 정도로 이야기의 응집력이 강하긴 하다만,
그렇다고, 책을 다 배껴낼 수는 없으니, 리뷰 쓰기 전에 요렇게 뛰엄뛰엄이나마 이야기해 본다.  

와타나베 지카와라는 유명 블로거. 블로그 이름은 '내가 모르는 대단한 책을 당신은 분명히 읽고 있다' 라고 한다.  

이야기의 중요성에 비해 지엽적인 이야기라 책에 조금 미안하지만, 그래도 새벽에 킥킥거리고 웃었던만큼 옮겨보고 싶다.  

" 가슴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올라온다. 흔들리고 있는 것은 전철이 아니라, 나의 마음이다. 크게 취한 것만 같다. 너무 커다란감정에 뒤덮여서 일어설 수도 없다. 이것은 올해 No.1으로 대단한 책이다.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다."

이 리뷰의 부분은 익히 알고들 있을 책인 할드 호세이니의 <연을 쫓는 아이>이다.
이 정도면 뽐뿌성 몇%라고 할 수 있을까? 뽐뿌성 퍼센테이지는 가늠할 수 없는 아스트랄한 리뷰이나 (오해를 막기 위해 말해두면, 이 리뷰의 나머지도 다 이런 식인 건 아니다.) 재미나고, '좋다'는 입소문 일색인 이 책이 드디어, 마침내 궁금해져서 사고 싶어졌다.    

 

 

 

 

그러니깐 이것은 나의 취향중 하나  

저자는 이들 영향력 있는 블로거를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라고 하고 있는데, 연예인과 같은 셀러브러티들이나 지식인들이 '인플루언서'로 대중들에게 넓고 얕게 영향을 끼친다면, 이들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들은  '작은 커뮤너티 안에서 정보 발신의 축이 되는 블로거나 마니아' 라고 말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음식'으로 시작된다.유명한 레스토랑 가이드인 '미슐랭'과 일본 현지의 음식관련 소셜 미디어인 '다베로그'에서 도쿄의 레스토랑에 점수를 매겼는데, 그 차이가 꽤 컸다. 다베로그의 운영 담당자가 말하길

'다베로그에서는 자신과 취향이 비슷한, 그래서 내 맘에 드는 리뷰어를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나에게는 그 사람의 평각가 미슐랭 가이드보다 더 유익할 수 있습니다.'

미슐랭 조사원은 전문가지만, 그도 한 사람의 인간. 그의 미각이 '독자'와 맞지 않는다면, 미슐랭 평가는 '나'에게는 옳지 않으며, 다베로그에서 '나'와 비슷한 미각의 리뷰어를 찾았다면, 그 혹은 그녀의 평가를 보고 음식점을 찾아가는 것은 결코 '헛일'이 아니다.  

라는 이야기.  

그리고, 이것을 그대로 책에 적용시킨다.  

뒤로 가면, 이것에 대한 분석을 '맥락성'을 가지고 설명하고 있는데, 이 또한 흥미롭다.  

나의 평소 생각은
'세상에 나쁜 책은 없다' ...와는 거리가 멀다. '나쁜 책은 졸라 많다.' 막 시간도 아깝고, 돈도 아까운 책들을 늘 보고 있다. 고르고 골라도,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일이다. 책을 한 입만 베어 먹어 보고 그 맛을 다 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매번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보고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리뷰와 소개와 저자와 출판사 등의 기존의 패키지를 보고 '짐작해서' 구매할 수 밖에 없으니 말이다.  

내가 설령 '진짜 시간 아깝고, 돈도 아까운 책이다. 작가는 글을 발로 썼나, 이렇게 허접한 책은 근래 본 적도 없고, 앞으로 향후 십년간은 보기도 힘들듯, 사기 당한 기분이다' 등등등의 혹평을 한다고 해서  

그 책이 나쁜 책인 것은 아니다. 그 책은 '나에게는 나쁜 책이다.'
그러므로, 내가 나쁜 책이라고 생각하는 책들이 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별로였다면, 그리고, 내가 좋아 미치고 팔짝 뛰겠다고 하는 책이 역시 좋았다면, 내가 블로그에 글을 씀으로써 전달하는 '맥락'이 그 독자들과 맞는 것이고, 그건 책 한 두권으로 이야기할 수 없고, 역시 꽤 오랫동안(천일이 두 번도 더 지나도록) 나의 취향과 호오의 맥락을 발신하고 있었으니, 그것과 맞으면 맞는거고, 아니면 아닌거고.  그러니깐, '왜 당신은 나와 취향이 다릅니까?' 라고 나한테 불평해봐야 소용없음. 아니, 이것은 혹시.. 그간 혹평 리뷰에 대한 폭풍 까임에 대한 귀신같은 자기쉴드 끼워 넣기? ^^;  

이 책에는 음악 이야기 역시 많이 나온다고, 이 전 페이퍼에서도 이야기했다.
그 중, 사운드와 씬scene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다.  

독립 레이블을 직접 만들었고, 음악 평론가로도 유명한 하라 마사아키가 음악 공간 전체를 '사운드sound'라고 불렀는데  

'우리는 곡 하나하나를 듣는 것이 아니라, 그 너머에 있는 사운드라는 거대한 혼돈으로서의 음악 세계와 접속된다' 는 주장  

더욱 커다란 사운드에 접속하는 '새로운 맥락'  

그리고, 저자는 이것을 책에 적용시킬 때는 기존의 패키지를 해체하고 완전히 새롭게 만드는 '리패키징'으로 이야기한다. 
리패키징과 더욱 커다란 사운드의 공통점은 '마이크로 컨텐츠' 이다.

지금 이 순간, 나도, 당신도 공급하고, 동시에 소비하고 있는 이와 같은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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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통 문학, 라이트 노블, 휴대폰 소설 분류하기
    from 커피와 책과 고양이 2010-08-09 07:38 
    얼마전 미치오 슈스케의 <술래의 발소리> 40자평을 올리면서 '에도가와 란포의 휴대폰 소설 버전에 정신분석학을 가미한 듯한 단편집' 이라는 평을 남긴 적 있다.   '휴대폰 소설'이라는 것은 일본에서 유행하였고, 사실, 휴대폰 소설이라는 것을 지나가면서 봤을 지언정 제대로 본 적도 없고, 잘 알지도 못한다만, 기본적으로 장난 같은 말로 이루어진 가벼운 글들. 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사사키
 
 
루체오페르 2010-08-08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책이 나쁜 책인 것은 아니다. 그 책은 '나에게는 나쁜 책이다
지금 이 순간, 나도, 당신도 공급하고, 동시에 소비하고 있는 이와 같은 글들

마음에 드는 글, 문구 입니다.^^

하이드 2010-08-08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디게 재밌습니다. 책을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책과 나와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 좋아요.

HAE 2010-08-09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게는 이미 카리스마 리뷰어 이심. 페이퍼 올라오는 족족 저도 모르게 장바구니에 쓸어담고 있다니까요. ;; 남이 보는 책, 특히 하이드님이 보는 책은 왜 이렇게도 재미있고 유익해보이는 걸까요?

어렸을 적 엄마가 먹는 밥이 더 맛있어보여서 한동안 밥먹을 때마다 엄마한테 밥을 바꿔달라고 하던, 그 버릇이 이렇게 남은 걸까요...^^;;

하이드 2010-08-09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마우셔라 ^^ 책지름은 ... 좋은 것이에요. 아마도!

엄마한테 밥 바꿔 달라고 하셨다는 이야기 들으니깐, 꼭 내가 젓가락 가져다 된 반찬 집었던 동생녀석이 생각나네요.

pjy 2010-08-09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에게 나쁜 책은 졸라 많다~너무 공감됩니다 ㅋㅋㅋ 취향은 다 제각각인거니까요^^
이래서 정보와 지식이 널려있어도 선택의 묘미가 있는거 아니겠습니까??
 
아메리칸 러스트
필립 마이어 지음, 최용준 옮김 / 올(사피엔스21)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아메리칸 러스트.. 책 표지의 녹슨 못처럼 이야기 속 주인공들의 삶은 팍팍하기만 하다.
한 때 부흥했던 철강 도시가 언제 그랬냐는듯이 죽은 도시가 되고, 도시의 좋았던 시절에 좋았고, 도시의 죽음에 함께 미이라화 되어 옴쭉달싹 못하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각각의 챕터는 주인공들의 이름으로 대신되고, 각각의 시점에서 이야기는 흘러간다.

아이작, 리, 포, 그레이스, 해리스  

이들의 관계는 이렇다. 아이작과 포는 전혀 다른 타입이지만, 가장 친한 친구. 아이작은 연약한 천재, 포는 풋볼 유망주
리는 아이작의 누나이자 포의 애인. 아이작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히 똑똑했고, 현실적이어서 죽어가는 마을에서 탈출, 예일대에 입학하고, 좋은 가문의 남자와 결혼
그레이스는 포의 엄마, 해리스는 그레이스를 짝사랑하는 마을의 경찰서장  

아이작은 녹슨 마을, 휠체어를 타는 대립만 해오던 아버지에게서 벗어나고자 돈을 훔쳐 마을을 나선다. 마을 입구까지 동행하던 베스트 프랜드인 포와 빈 창고에서 쉬기로 하는데, 마을의 부랑자들이 그곳을 찾는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아이작은 조용히 그곳을 벗어나고자 하나, 포는 오기로 남는다.  

이것이 포의 성격. 이해할 수 없지만, 이해라는 것이 가능한 인간이라는 것이 현실에서건 소설에서건 존재하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 싸우고자 한다. 물러서지 않는다.  

그런 포를 잘 아는 아이작은 뒤돌아 나왔다가 다시 포에게로 돌아가게 되고, 포가 남자들에게 위협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중 한 명을 죽이게 된다.  

우연히 벌어진 필연적인 살인  

아이작과 포의 삶의 궤적이 여기서부터 어긋나기 시작한다.  

아이작도 포도 이 더러운 마을을 벗어날 수 있었다. 기회도 있었고, 적극적으로 손 내미는 이들도 있었다.
어떤 오기로 그 둘은 마을에 남아 그들의 젊음에 녹이 스는 것을 방치하고 있었던 것.  

아이작은 결국 마을을 떠나, 부랑자의 길을 걸으며 직싸게 고생하게 되고, 포는 그 자리에 있던 포의 피묻은 잠바와 포의 과거 전적 덕분에 범인으로 몰려 감옥에 들어가게 된다.  

언젠가.. 아이작과 리의 엄마가 호수에 뛰어들어 자살을 하고, 리가 떠나고, 혹은 도망가고, 아이작이 엄마처럼 자살하려고 물에 빠졌을 때, 우연히 그 자리에 있던 포는 아이작의 생명을 구해낸다. 그리고, 그 때 그 쉼터에서 아이작은 포의 생명을 구하고.  

각각의 인물들은 어떤 구렁텅이에 빠져서 절대로 헤어날 수 없을 것 같아 보이지만, 그들 각각이 지닌 쉬이 찾기 힘들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빛나는 부분이 있다. 그게 이 소설의 매력이고, 등장인물들의 강렬한 매력이다.  

포는 이 지역이 몰락한 게 아무렇지도 않았다. 몰락하는 걸 목격할 정도로 나이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포는 오로지 좋은 부분만을 보았다. 사물의 좋은 점만을 본다는 건 재능이야. 포는 생각했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 자라난 첫 세대거든. 새로운 세대인 거야. 우리 모두가 알아. 만물은 다른 방식으로 개선되고 이다는 걸. 포가 앉아 있는 바로 그 주변, 포가 어렸을 적에 웃자란 풀밭으로 기억하던 바로 그곳에는 이제 나무들이 조그맣게 자리 잡고 있었다. 떡갈나무, 체리나무, 자작나무, 땅은 자연의 상태로 돌아가고 있었다.

포는 사냥하던 곳 주위를 둘러보았다. 벌판 가장자리에 기다랗게 자리 잡은 나무들, 그 나무들은 좁고 가느다란 깔때기 모양의 지역을 따라 벌판 가장자리에서 시내를 향해 서 있었다. 이곳에는 어디에나 개울이 흘렀다. 이 지역의 독특한 점이었다. 이곳은 생명으로 가득했다. 단지 사람들이 그걸 알아차리지 못할 뿐이었다. -151-  
 

망해가는 마을. 몰락하는 그 곳에서, 사람들도 함께 몰락해간다. 는 것이 겉으로 보이는 그림이지만, 그것은 인간의 입장에서의 이야기이고, 자연은 소생하고 있고, 포는 그것을 즐기고 있다.  

선택의 기로에서 늘 나쁜 것만 선택하는 포이지만, 감옥에 들어가게 되는 선택. 범인이 아이작이라는 것을 말하지 않기로 한 것.은 그가 살아오면서 선택했던 것들 중 가장 좋은 것일지도 모른다.  나에게는 이 부분이 이 소설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분, 이해하기 힘든 부분, 이 소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피앤딩인 이유였다.  

그리고, 아이작의 선택도.   

그들을 구하기 위한 어른들의 선택은 '희생'에 기반하고 있기에 그렇게까지 아름답지 않다. 떠밀릴대로 떠밀린 그들은 젊은이들을 밝은 곳으로 밀어주는 역할을 겨우 해냈다. 그리고 젊은이들은 그들 주위의 도움과 상관없이 자신의 길을 간다. 

책의 말미에서는 그 길의 끝에 찬란한 빛이 보이지만, 책을 덮고 난 뒤에도 이야기가 계속된다면, 그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는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독자는 녹슨 마을을 주구장창 보다가 '찬란한 빛'을 보며 안도하며 책장을 덮고, '가장 아름다운 그 순간'을 음미하고 마음에 간직하게 될 것이다.  후에 어떤 지옥이 펼쳐지던, 그들의 선택은 아름다웠다. 그리고, 아름다웠던 선택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인생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어떤 형태이건간에 말이다.  

이 책은 필립 마이어의 데뷔작이고, 작가가 어린시절을 보냈던 볼티모어 공장지대를 생각하며 쓴 소설이라고 한다. 놀라운 데뷔작! 은 흔하지는 않지만, 그것이 성립하는 것은 데뷔작에서는 작가가 가장 쓰고 싶은 이야기를 쓰기 때문이라는 글을 본 적 있다. 필립 마이어가 자신의 얼마만큼을 이 이야기에 소진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두번째 작품이 엄청나게 기대되는 대형 유망주라는 것은 분명하다.   

칙칙하지만,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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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장미꽃 모음을 좋아한다. 빛바랜 아이스크림 같은 색들이 애수에 젖은듯 매력적인 느낌을 자아내고...”  

S가 좋아할 것 같은 장미꽃 색깔이다.  


제인 패커라고 하면, 백화점 명품관 비싼 꽃. 이라는 이미지 정도였는데, 책을 보니, 그녀의 꽃에 대한 사랑이 잔뜩 느껴진다. 
그녀의 가이드를 따라 함께 넋을 놓고, 꽃 사진 감상  

책 제목은 <쉽고 아름다운 플라워 디자인 테크닉 : 원제 JANE PACKER'S FLOWER COURSE>인데,
매혹적인 꽃사진과 감탄하는 제인 패커를 보는 재미가 더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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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0-08-07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트윗픽이 느므 편해서, 사진 찍고, USB로 옮기는게 급 귀찮아졌다. 실내에서 찍은 폰사진 치고는 나쁘지 않아요. 에헴-

Kitty 2010-08-07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사진 찍어서 옮기는게 귀찮아서 사진을 못올리잖아요 ㅠㅠ
스맛폰 사면 저도 폭풍 사진 업로드할 듯 ㄷㄷㄷ

루체오페르 2010-08-07 16:51   좋아요 0 | URL
저도요 ㅋㅋ;
 

일본 저자(사사키 도시나오)가 쓴 이 책<전자책의 충격>은 굉장히 시의적절하고, 업데이트된 이북 마켓에 대한 정보를 담은 책이다.

아마, 출판업계에선 이미 '머스트-리드' 가 아닐까 싶은데 말이지.  

그간, 그리고 현재 진행형으로 전자책을 둘러싼 출판사, 아마존, 애플의 싸움을 무지하게 재미나게 보고 있었는데, 싹 정리해 놓은 걸 보니, 더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책 읽다가 애플과 아마존, 출판사에 대한 웃기는 시츄에이션에 대해 (이 과정에서 출판사가 봉?) 읽고 빵 터졌다.   

 

 
혼전의 양상인 이북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펼쳐지게 될 것인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지만, 출판계에는 전례가 있다.
음반의 경우 말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는 음악사업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고, 깨알같이 나온다.  

불법 다운로드가 판치던 시절, 애플은 음반사들에게 '백기사' 같은 존재로 비춰졌으나, 결과적으로 음반사들 망하게 하는 괴물이었다. 이 상황은 아마존도 알고, 애플도 알고, 출판사도 안다.  

아마존에서 애플과 같은 플랫폼을 구축하면서 손해를 보면서까지 전자책을 팔기 시작하자, 출판사는 거대 음반사들이 어떻게 망했는지를 떠올리며 찜찜해 한다. 아마존이 처음 전자책을 9.9불에 팔았고, 출판사에서 책을 도매로 가져오는 가격이 12불 정도였어서, 한 권당 3불 정도씩 손해보면서 팔았던 것.  

전자책 시장의 95%를 점유하게 되는 아마존의 킨들에 강력한 대항마로 나타난 것이 애플의 아이패드이다.
애플의 아이패드는 아마존이 음반시장에서의 애플의 전략을 출판시장에 적용시켜 따라한 것과 정반대로 가서
출판사들에게 에이전트 역할을 하겠다며, 수수료 30%를 받기로 한다.  

출판사들은 두 손 들어 환영했고, 아마존과 출판사들간의 힘겨루기가 시작된다.
이 사이에 있는 에피소드들도 재미있는데, 미국 6대출판사 인 맥밀런사가 아마존에도 30% 받고 애플처럼 에이전트 하라고 하고, 아마존에서 맥밀런사의 책을 다 내려버리는 초강수를 두기도 하고, 결국 아마존에서도 애플처럼 30%를 받는 것으로 한 발 양보하게 된다.  

는 것이 눈에 보이는 팩트  

근데, 실상은  .. 아, 진짜 웃기다.

아마존은 일견 힘겨루기에서 진 것처럼 보이지만, 3불씩 손해보고 팔던 것에서 제가격을 받고 이익을 보게 되고, 출판사는 도매 계약에서 에이전트로 전환하면서 도매가로 13달러로 팔던걸 에이전트로 소매가의 70%인 10달러 정도를 받게 된다.  아마존이 진걸까? 베조스가 '드럽다, 내가 졌다. 맘대로 해라' 하고 돌아서서 씩 웃을듯  

베조스가 겉으로 보기에 진 이 게임에서 실리만 챙긴 것도 아니다. 맥밀런과의 힘겨루기가 기사화되고, 독자들은 '전자책'의 가격 14불이 '비싸다'고 생각했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 킨들을 구입한 사람은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으며, 가격을 올린 책의 리뷰난에 일부러 낮은 점수를 달아 필자와 출판사를 당황하게 만드는 사람들도 등장하고 있다. 이들의 심정이 이해가 가기도 한다. 갑자기 가격이 절반이나 올랐으니 화내지 않는 편이 오히려 이상하지 않은가'  

'출판사 축에서는 '이제부터 전자책을 구입하려는 독자들은 분명히 전자책 가격을 14.99달러로 받아들일 것이다. 어쨌든 하드커버 종이책보단 10달러 이상 싸니까 말이다' 라는 식으로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적절하지 않은 가격이 부붙은 콘텐츠에서 고객이 이탈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애플의 잡스도 전자책 한 권에 14불로 대형 출판사들과 협상을 하는 중에 베스트셀러는 14불보다 더 낮게 추가하고 싶다며, 조건을 하나씩 덧붙이고 있다. 아마존에 호구잡히기 싫었던 출판사들에게 음반사들에 그랬듯 '백기사'로 나타났던 잡스. 아이패드는 출판업계의 백기사가 되기는 커녕, '출판이라는 오래된 왕국에 강력한 인터넷 제국이 보낸 트로이의 목마라고 보는 것이 적절할지도 모르겠다.' 고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8월말이면 드디어 와이파이 전용 킨들의 국내배송이 가능하다. 그간 킨들 배송이 가능한 100여개 국가중에 한국은 빠져 계셨다는..  

소설보다 더 재미난 현재진행형의 전자책 전쟁을 보는 것은 흥미진진
킨들, 아이패드, 종이책, 북커버, 패러다임의 전환, 편집공학, 아마존, 잡스, 출판사, 독자, 등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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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내가 이렇게 리뷰를 쓴다면- 책과 리뷰어, 소셜미디어
    from 커피와 책과 고양이 2010-08-08 14:12 
      나도 카리스마 리뷰어가 될 수 있을까?   요즘 재미나게 읽고 있는 사사키 도시나오의 <전자책의 충격>중 05. 책의 미래 챕터에 새로운 패키지로 태어나야하는 '책'에 소셜미디어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이 책은 상당히 유익하면서도 흥미진진하며, 때로 빵빵 터지게 웃기는데, 어떤 한 부분만 집어서 이야기하기에 아까울
 
 
Mephistopheles 2010-08-07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국내 전자책 업계를 보며....아..돈이 되면 모든지 만드는 S성이 돈냄새를 맡았구나..싶었습니다.

하이드 2010-08-07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삼성은 안 될꺼에요.. 일단 우리나라에서 책시장 자체가 과연 돈이 될는지
 
술래의 발소리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에도가와 란포의 핸드폰 소설 버전에 정신분석학을 가미한듯한 단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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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0-08-07 0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다 쓰고, 지우고, 막줄만 가지고 40자평
이렇게 뻔한 반전과 작위적인 설정도 참으로 오래간만이라 신선했다.

HAE 2010-08-07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하이드님은 통이 크신...것 같음. 저 같으면 어쨌든 줄줄 쓰고 나면 거의 지우지는 못하는데..;;

하이드 2010-08-07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르게요. 책읽으면서는 시간 아깝고, 돈 아깝고 !#$^@& 막 욕했는데, 다 읽고 나니, 취향은 아니지만, 어떤 일관된 분위기 (혹은 까마귀)는 있고, 그러다보니 잔뜩 써 놓은 혹평의 첫느낌이 사그라드는듯 해서 지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