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허기지십니까?   

바다로 가십시오.  

바다로 가실 몸과 마음의 여유가 안 되십니까? 

한창훈의 <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를 읽으십시요. 이열치열, 이한치한, 엎친데 덮치고 메친다고,
엄청나게 허기져집니다.  왜 내 인생은 이다지도 허기져서, 그깟 책을 보고, 수 많은 바다 먹거리에 헉헉대는 걸까요.  

알라딘과 문학동네에서 주최한 작가와의 만남, 한창훈 작가와의 인천 바다낚시에 다녀왔습니다.   

  

처음 뵌 한창훈 작가님은 사진에서와 똑같았고, 눈이 빤짝빤짝 빛났습니다.
날밤 새고, 스무시간 쯤 안 자고 온 저는 동태눈깔이었을 꺼에요.  

첫 낚시였습니다.  

예사롭지 않은 제목에 신간체크를 해 두었으나, 작가님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전 '바다에 나가서' '물고기를 잡아서' '배 위에서 '먹는다' 는 것에 낚였을 뿐.. 이고요.   
이전에도 말했지만, 아무 생각 없고, 그냥 야외에서 물고기 잡아 먹는 일만 생각했어요.  

인천 남항부두에 도착하여 배들을 앞에 두고, 우리가 탈 배 '덕적호'를 기다리며 그 때부터 어찔어찔 멀미 날 것 같은 기분었지요. 배가 생각보다 작고, 난간은 무릎까지 밖에 안 와 수영도 못하고, 물도 무서워하고, 균형 감각도  없고, 운동신경도 둔하며, 고소공포증까지 있어서 흡사 마라톤 10km 뛸 때 한 5분만에 숨이 턱에 차서 어이쿠, 큰일 났다 싶은 그런 초반이었습니다.  2층에 자리잡고 앉아 옛날과자 담아 나눠준 종이컵을 꽉 쥐고 있을 때까지만 해도 손이 덜덜 떨리고 있었어요.

그러나, 단순하고, 적응력 짱인지라 쉬이 익숙해졌다죠.    아마도.

이 날 일행 중에 유일하게 '먹을만한' '광어' 라는 물고기를 낚아 MVP 도 되었답니다.  
거 참 저답지 않게시리 말입니다. 하하

 

처음 해 본 바다낚시는 그랬습니다.  

낚시가 운동 안 된다고 누가 그랬나요?!  

다음날 왼쪽 반신 마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타고 나간 바다 낚시는 5분에 한번씩 배가 움직이고,  

주먹만한 봉돌( 쇠! 추!)을 단 낚시줄을 바다 바닥까지 닿도록 드리웠다 감아 올렸다를 끊임없이 반복해야 하는
힘 쓰는 일이었습니다.  

배가 멈추면 낚시줄을 푼다. 바닥에 닿으면 (줄이 다 풀리면) 잽싸게 잠근다. 잠그고 나면, 감아 올릴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그러면 봉돌로 바닷바닥을 톡톡치며, 어이, 바다의 바닥아, 어이, 바다의 바닥아,
어이, 어이, 눈 먼 물고기야, 하며 물고기를 낚는 것이지요.  

그 전에 미끼는 미꾸라지 

 

미꾸라지 피가 빨갛다는 것을 처음 보았습니다.
물고기는 미꾸라지 머리부터 먹기 때문에 아가미 다치지 않게(그래야 오래 안 죽고 버틴다네요) 머리 쪽에 바늘을 잘 꿰어야 합니다.  

저는 손을 움직이는 일을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왠지 대단히 게으른 멘트다;;)
낚시줄에 채대라는 것을 달고, 끈을 묶고, 봉돌을 달고, 미끼를 꿰는 일련의 행위를 넋을 놓고 보다
작가님께 물어봤습니다. 

이거는 뭐라고 부르나요? (아마 저의 첫질문)
' ... 바늘이요.'
.............
' ... 낚시 바늘이요.'  
아.. 네.  

하도 심오하게 손을 놀리셔서, 낚시 바늘에 뭔가 심오한 이름이 있을 것 같았어요.  

 

생계형 낚시꾼..이라고 들었는데, 의외로 고운 손이라 조금 놀랐지요.  

물고기는 잡히지 않았어요.
작은 우럭이 잡혔지만, 작아서 다 놔줬어요.

바다와 하늘과 섬을 보며 봉돌로 바다 바닥을 두드리고 있자니
'아무것도 낚지 않아도 좋을 것 같은' 마음이 되었습니다. ( 사실, 살아 있는 물고기 완전 무서워함)

나는 누군가 .. 여긴 어딘가..  

나는 아마 인천 앞바다 물고기들에게 미꾸라지 먹이 주러 온 것이 틀림 없어.
나는 아마 채비 장수들 먹여 살리려고 끊임없이 채비를 끊어먹으로 온 것이 틀림 없어.
나는 아마 ... 그냥 물고기 말고, 물을 낚으러 온 걸지도 모르고..  

유일한 남자독자 한 분이 말씀하셨지요.
'저는 괜찮습니다. 물고기를 낚으러 온 것이 아니라, 작가님을 낚으러 왔으니깐요.'  

저까지 세 명의 독자가 참가했어요. 저만 먹을꺼에 눈이 어두워 냅다 열렬히 신청한 날라리 독자고, 이 남자분,
그리고, 인천에 사시는 바다 낚시 경험 있는 여자분은 열혈팬분이셨죠. 그 분이 한창훈 작가님의 모든 책표지를 모아 폴라로이드로 사진 찍어 놓은 것을 보고 다들 놀랐어요. 속으로 알라딘 칭찬했어요. 잘 뽑았어요, 알라딘, 참 잘 했어요.  

 

왼쪽은 제주도인가에 가서 이 책을 읽었다는 소감, 오른쪽은 작가님 사진을 죄다 모아 놓고 찍은 사진
남편분이 더 좋아하신다고. 부부가 다 한창훈 작가님 팬이시라고 하는데, 왠지 감동스러웠어요. 훌쩍  

다시 바다로 ...  

물고기도 안 잡히고, 배도 고프고, 힘도 들고,  

배고파요! 라고 속으로 말한 것 같은데, 어떻게 다들 듣고 라면 주문했다고 이야기한 걸 보면
입밖으로 말했는지도...  

처음에 생각했던, 우아하게 낚시대 드리우고 있다가 물고기 쓩쓩 낚아서 그 자리에서 회쳐서 먹는 그런 그림은 절대 나오지 않았어요. 바닷바람에 헝클어진 머리 .. 낚시 바늘에 꿰어 꼬블탕꼬블탕 괴로워하는 미꾸라지들, 낚시대를 어리버리하게 잡고, 낚으라는 물고기는 안 낚고, 땅에 걸린 바늘을 빼내기 위해 삐질삐질 땀을 한양동이씩 흘리며 물고기 아닌 바다 바닥과 사투나 하고 (이게 바로 다음날 엄청난 근육통의 원흉!) , 그 외의 시간에는 멍 때리며 엄마 생각... 한 건 아니지만 ^^;  무튼,  

전날 낮술 (적절하게 동태찜과 탕을 먹었지요) 의 해장거리가 잡히기를 바라며
'해장물고기' '눈먼물고기'를 번갈아 주문처럼 속으로 외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라면과 김밥 
... 많지요? 전 봤어요. 면을 잔뜩 제 그릇에 올리시던 작가님
전날 술을 드셔서 국물이 더 땡기셨던 걸까요? 아님 제가 배고프다고 찡찡대서였을까요? 후자로 생각하기로 했어요.  

무튼, 어우, 많네. 하며 다 먹었어요. 김밥 한 줄 가지고 에고이스트님과 나눠 먹자고 해 놓고
다른 김밥까지 가져와 더 먹었어요.  

그리고 다시 바다 ..  

그리고 거의 집에 갈 무렵 ( 이 날 고기가 잘 안 잡혀서, 선장님이 평소보다 더 오래 바다에 있었지요)  

 

제가 광어라는 걸 낚았구요. 하하하하하하   

정신도 차리기 전에 문학동네 출판사의 예쁜 직원분들이 ' 회 떠도 .. 어쩌구 저쩌구' 하더니
어느새 우리 앞에  

 

예쁜 광어회가 차려졌어요.  

아홉의 배수로 떠 달라고 했는데, 광어가 워나아아아아아아악 크다 보니, 저렇게 많이 나왔어요.
적어 보이신다고요? 이건 낚시꾼의 뻥이 아니라, 저 접시가 완전완전 컸어요 ... 아, 물고기 뻥은 평소에 안 쳐봐서 어떻게 치는 건지 모르겠네요. 광어 잡았을 때 옆에서 작가님이 뭔가 배꼽 빠지는 얘기를 했는데, 까먹었구요.  

이렇게 이야기해볼께요. 선장님이 저보고 광어 들으라고 하고 사진찍었어요.

인천 남항부두에서 '덕적호'를 타시는 분이 계신다면, 사무실에서 한 번 찾아보세요.  

 

사무실에 광어 든 하이드가 광어 아가미에 손을 꿰고 덜덜 떨고 있는 사진이 있을지도 몰라요.
광어를 한껏 앞으로 내밀었으니, 얼굴은 작아보이고, 광어는 커보였길 바래보아요.  

마지막에 광어 잡아서 다행이에요.  

정말이지 어이가 없는 한 편, 기쁘기도 하고, 강기사에게 문자를 보냈어요.  

'엄마! 나 광어 잡았어!!'  

강기사가 답문을 보냈어요.  

' 회 잘쳐먹고와라'  

회를 잘 쳐서 먹고 오란 얘기겠지요? 설마 딸래미한테 회를 '처먹고' 오라고 할 교양 없는 강기사는 아니니깐요.  

무튼, 잘 먹고 오라는데도 뭔가 기쁘지만은 않은 묘한 기분 

소주가 없을뻔 했는데, 내가 마음속으로 마구 텔레파시 보내서, 누군가 소주 이야기를 했고,
한 병을 어디선가 가져왔어요. 종이컵 몇개와  

MVP라고 작가님께 제일 먼저 술잔을 받았습니다.
그러니깐, 할 껀 다 했지요? 후훗 - 제가 오기 전에 그려 봤던 건 다 했어요. 딱 하나만 빼구요.
에이, 좀 더 따라주세요.
하고, 술잔이 돌고, 종이컵이 모자라 작가님한테까지 술잔이 안 가고, 건배를 하려는 즈음에
저는 이미 꼴딱꼴딱꼴딱 (소주 세잔 분량이였나봐요) 원샷을 하고, 작가님께 술잔도 돌렸어요.  

아쉬운 거 하나는 책에 회 뜨는 장면이 그마이 많이 나왔는데, 작가님이 회 뜰 준비도 되어 있었건만
홀랑 회를 떠 와 버린거죠. 이거 빼고는 정말이지 의외로 상상하던 그림이 다 나와버렸죠. 아니, 그 이상이 나왔죠.  

돌아오는 길에 드디어 날이 추워지기 시작했습니다.
하늘은 도시의 하늘보다 더욱 빨갛게 물들어 바다로 녹아들었습니다.   

낚시 다녀와서 반 정도 읽었던 <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를 마저 읽었어요.   

이번에는 한창훈 작가님의 목소리가 오버랩 되더군요.  

작가님이 계시는 거문도는 여수에서 두시간 반 정도 배타고 들어간다고 합니다.  

그런날이 안 오는 것이 아마 더 좋은 건지도 모르겠지만, 팍팍한 일상에 쪽쪽 빨려 영혼이 허기질 때 
어쩌면 '바다'에 가서 재충전할 수도 있겠다는 보험을 들어두었어요.   

오늘 아침, 책을 마저 읽고, 책에 나오는 이 맛있는 것들을 못 먹다니, 왠지 막 신경질이 날 지경이었지만 ^^;

책 읽고, 배고프세요. 허기지세요.  

그리고 나서.
마음 속에 '바다'라는 보험 하나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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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광어 잡는 그 순간!
    from 책과 고양이와 이대호 2010-10-29 09:29 
    ...을 문학동네 분께서 찍으셨네요. 냐하하     어정쩡한 포즈로 어쩔줄 몰라하는 하이드 낚시줄 끌어당기시는 작가님 배경음악 : 어어어어어어!!! 어어! (양쪽 초보 낚시꾼들과 바로 뒤 2층의 문동 응원단)   어어어..!     위의 사진과 우습게도 똑같은 어정쩡한 포즈이지만, 광어의 하얀 배를 보면 시간은 흐르고 광어는 배로 올라오는 중이고, 나는 얼
 
 
하이드 2010-10-28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나와라

moonnight 2010-10-28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멋져요. +_+; 저는 한창훈 작가님 책을 한권도 읽어보지 못했지만 (__); 알라딘에 좋아하시는 분들 많던데, 하이드님 한껏 부러움의 대상이시겠어요. 작가님과 낚시에 술도 한 잔 하시고 MVP로 책선물도 받으시고. 저도 막 샘나고 부러워욧. ^^ 이 기회에 작가님 책 읽어봐야겠습니다. 바로 장바구니 ^^

하이드 2010-10-28 16:19   좋아요 0 | URL
저도 이 책 한 권 읽어봤을 뿐이지만, 이 책 재미있어요. 두 권 정도 더 보관함에 담아두엇지요. ^^

달밤님하고 회 먹으며 소주 마시고 싶어요. 엉엉

Kitty 2010-10-28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미 이 책 샀어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먹는거라서 ㅎㅎ
으악 완전 좋았겠다 어케 광어를 낚았어요 그래? 신기하다...광어를 낚는 사람도 있구나 ㅎㅎ

하이드 2010-10-28 16:20   좋아요 0 | URL
먹는 이야기에 몸부리치며 괴로워할 키티님 모습이 막 눈에 그려져요. ... 그게 딱 내 모습이구요. ㅡㅜ 삿포로 가면 털게 말고 무슨 물고기 먹나요? 우헤헤

해라 2010-10-28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기 완전 아트! ㅎ
이 후기가 더 멋진데, 어케 데꼬 갈 수도 없고 ㅜ
만나서, 반가웠어요!^^
하이드 님의 '매의 눈'을 실제로 보게 되서 저도 사실 쫌 떨렸어요~:)

하이드 2010-10-28 16:21   좋아요 0 | URL
흐 오전에 기세 살려서 썼어요. 다시 읽으니 저도 이 후기 맘에 드네요. 재밌어요. ...응? 잉?

해라님, 반가왔어요! 친하게 지내요~!(라고 답지 않게 한 번 던져 보는 하이드)


LAYLA 2010-10-28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fish phobia인게 안타깝네요. 표지에서부터 ㄷㄷㄷㄷ

하이드 2010-10-28 16:22   좋아요 0 | URL
사실 저도 ... 이전에 한 번 썼는데, 엄지 손가락보다 작은 구피(열대어)가 수족관 청소하느라 옮겨둔 대야에서 튀어 나왔다고, 온 집안을 발광을 하며 뛰어다니며 꺅꺅 거리고 울던 어린 시절이었어요. 제가 뭐 나이만 처묵었지, 그 때랑 많이 달라지지 않았구요, .... 그때나 지금이나 먹는건 아주 잘하지만요. ㅎ

노이에자이트 2010-10-28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창훈 씨가 중앙일보에 연재하던 것을 책으로 냈더군요.거문도는 경치가 좋은데 거리가 꽤 멀어요.낚시용어에 관심 있으시면 안정효의 '미늘'읽어보세요.안정효 씨도 유명한 낚시광이죠.

하이드 2010-10-28 16:24   좋아요 0 | URL
넵, 중앙일보 연재하던 것이라고 하더라구요. 홍합편 야하던데, 그것도 실렸으려나요? 헤헤 ^^

거문도, 여수에서 배 타고 두시간 반. 가보고 싶어졌어요. 거문도 경치가 좋군요. 등대도 있다고 하던데.

안정효의 '미늘'은 재출간되서 '미늘의 끝' 으로 나왔나봐요. 이것도 보관함에 담았습니다. 추천 감사합니다. 안정효의 책은 '글쓰기 만보' 읽은게 가장 최근이에요. 오래간만에 소설 읽어보게 생겼네요.

노이에자이트 2010-10-28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방송에서 거문도에 길고양이가 너무 많아서 바다새를 잡아먹는다고 나왔던데...섬주민들이 쥐를 잡으려고 들여왔다가 그렇게 되었다네요.그래서 동물보호가들이 중성화수술한다고 거문도 가고 그랬는데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하이드 2010-10-28 17:00   좋아요 0 | URL
저도 검색하다보니 그 이야기 나와서 안 그래도 지금 읽고 있었어요. 2009년 10월경의 뉴스까지는 찾았는데, 중성화수술 한다고 결론 났다는 이야기까지요. 그 후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그 방송은 심지어 재연방송이었다고, 어느 고양이 블로거가 섬에 들어가서 확인했었던 이야기도 있구요. 그 후 소식이 궁금한데 말입니다. 아고라에서 500만원 성금 모았고, 고경원님 주도로 길고양이 사진전도 했고, 많은 분들이 힘썼네요.

중성화 수술후 지금은 사람과 고양이와 바다새와 물고기가 평화롭게 살고 있으면 좋으련만..

2046 2010-10-29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꺄 하이드님!
알라디너의 선택에 <인생이...>표지가 보여 얼른 들어왔더니, 역시!
바다낚시 후기!!! 두둥~
언제 이런 멋진 사진들은 찍으셨어요.
그 날 광어 맛 아직도 잊지 못해요~^^

하이드 2010-10-29 03:19   좋아요 0 | URL
아, 클레어님, 닉으로는 잘 모르겠지만, 에고이스트님은 아니실테니, 낚시 잘 하시던 분이신가요? ^^
사진은 핸드폰으로 깨작깨작 찍었어요. 가방에 무거운 데세랄 넣어 놓고;;

광어.. 으.. 새벽 세시에 급 회와 소주가 땡겨버립니다.

카스피 2010-10-29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재미있으셨겠네요.바다 낚시 한번 빠지면 그거 무섭습니당^^
그나저나 하도 심오하게 손을 놀리셔서, 낚시 바늘에 뭔가 심오한 이름이 있을 것 같았어요라고 하셨는데 사실 낙시 바늘은 미늘이라고 한답니다.
미늘:낚시 끝의 안쪽에 있는, 거스러미 모양으로 되어 고기가 물면 빠지지 않게 된 작은 갈고리.

하이드 2010-10-29 14:16   좋아요 0 | URL
빠지게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제가. 혼자. 바다로. 가서. 낚시하는 장면은 잘 상상이 안 돼요. ^^a

미늘! 그래요, 그 갈고리. 미늘이군요. 안정효의 미늘을 노이에자이트님이 추천해주셨는데, 그게 그 뜻이란걸 이제 압니다.
 

...메이비...! 

반시체놀이 하느라 .. 플러스, 꽃에 기 빨리느라 다사다'망'했습니다.  

눈을 반쯤 뜨고, 고양이 흉내내서 잔뜩 떨떠름한 표정 (눈이 육각형이 되야 하는데, 일단 기분으로는 똑같;)  지으며
신간 체크하니, 반가운 신간들도, 궁금한 신간들도 많이 보이고..

이케이도 준의 <하늘을 나는 타이어>로 잠시 살아났다 다시 허부적거리던 몸과 마음을 추스리고,
신간마실 페이퍼로 신간에 대한 욕망을 화르르 되살리며, 다시 살아나겠습니다.
알라딘 서재 이용 6년차, 이틀 연속 포스팅이 없었던 것은 서른시간 뱅기 타고 여행다니던 때도 없었던 일!  
나이 드나요?.. 하이드? 

잡설각설하고  

시월 마지막 신간 마실 시작합니다.  

존 르 까레 <영원한 친구>

쳇쳇쳇, 열린책들에서 존 르 까레 전집 계약해서 열여덟권인가 나온다고 꺅꺅 되었던 것이 어제 같은데 , 나올 생각을 안 하더니, 이제 네 번째 책이 나왔습니다. 표지 컨셉이 바뀌었네요. 개인적으로 저 앤디워홀 스러운 표지 이제 그만 봤으면 해요. 이전 컨셉으로 해주지.  

여튼, 나왔으니, 반갑구요. 존 르 까레는 스파이물로 유명하지만, 스파이물에서 기대하는 007류의 짜릿한 모험과 제임스 본드와 본드걸이라는 히어로를 내세우는 것이 아닌 영드 <스푹스> 같은 현실성 쩌는 어떻게 보면 지루한 스파이물입니다. 카타르시스도 없고, 모험소설도 아닌 직업으로서의 스파이 세계에 대해 보여주고 있지요. .... 저는 그래서 좋습니다만...  


소설은 주인공 테드 먼디의 출생에 얽힌 일화부터 시작해 세 가지 주요 사건으로 그의 일생을 그려 나간다. 1947년 인도/파키스탄 분리 독립일에 태어난 테드 먼디는 20대에는 독일 68혁명의 물결 속에서 무정부주의 운동을 하는 학생으로, 30대에는 차갑게 얼어붙은 동서 사이를 오가며 첩보전을 벌이는 스파이로, 50대가 되어서는 강대국의 패권주의에 맞서 사람들을 일깨우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활동가로 변신한다. 아직 냉전이 한창이었던 60~70년대에 쓴 작품들과 달리, 이 작품을 쓸 때 작가는 냉전이 어떻게 끝나는지, 어떤 이데올로기가 승리하고 그 이후 세계정세가 어떻게 변하는지 명확하게 알고 있다. 그 점이 이전의 작품과 가장 차별되는 부분이다. 작가는 현재 가장 크게 인식하고 있는 문제에서 출발해 역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방법으로 인물의 성격과 사건들을 창조한 것이다. 즉, 언제나 <악에 저항하는> 먼디의 친구 사샤가 2000년대가 되어 가장 심각하게 인식하고 투신하는 문제는 다름이 아닌 미국을 비롯한 서방 강대국들의 패권주의주의인데, 어떻게 보면 80년대와 60년대에 그가 선택하는 길은 결국 이 최종 문제로 향하는 길이라고 볼 수 있다.
 

<영원한 친구>는 이전의 작품과는 또 다른 르 까레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듯 합니다. 작가의 정치색이 한층 강조되어 있기도 하고 ( 존 르 까레는 미국의 대테러 전쟁의 허상을 고발해 왔고 '정치적 작가가 되지 않고서는 글을 쓸 수 없다' 라고 말할 정도로 정치색이 짙은 작가입니다.) 테드 먼디라는 스파이의 일생을 그리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고 하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강력 추천 스파이물 :

개빈 라이얼 <심야 플러스 1>
이 책 무지 멋져요. 동서 미스터리 북스 백권 정도 읽었다 치면, 이 책 탑5에 들어갑니다.
존 르 까레의 건조한 스파이물도 멋지지만, 사실 전 개빈 라이얼의 심야 플러스 1과 같은 후까시 가득한 스파이물에 뿅 갑니다. 스파이물이 워낙 많이 없기도 하지만( 혹은 내가 그냥 잘 모르지만;) 이 작품보다 재미난 스파이물을 본 적이 없어요.  

 

스파이 드라마로 영드 <스푹스> 혹자는 영드의 갑은 스푹스, 미드의 갑은 하우스가 아니냐고 했는데, 시즌 8까지 나온 스푹스는 정말 대단하지요. 미드가 하나 하나 그야말로 '드라마'라면, 스푹스는 에피 하나하나가 그야말로 '웰메이드 영화' 입니다.  

 

 

 


 바쿠만 9권이 나왔습니다.

솔직히 7권까지는 재미나게 봤어요. 8권에선 대실망..이어서, 9권이 그렇게까지 반갑지는 않지만, 10권까지는 구매해볼 생각입니다.
기대가 없으니 9권 재미있으려나요?

개그만화를 그리게 된 주인공들에 대한 이야기가 전편에 이어 나오고 있습니다.  

이이지마 나미 <라이프 2>

이이지마 나미의 <라이프>도 소리소문 없이 2권이 나왔네요.

'심야식당', '카모메 식당' 등으로 유명한 요리감독입니다.
신문 연재했던 레시피를 모아 <라이프>가 나왔고, 이번이 두번째 단행본이네요.

객원 필자로는 (왜 1권에 요시모토 바나나 등의 요리 에세이가 실렸었잖아요) '유레루'의 감독 니시카와 미와, 작가 마츠무라 토모미, 축구선수 이시카와 나오키, 배우 시미즈 미치코의 에세이가 실려 있습니다.  

목차만 봐도 뱃속에서 전쟁 납니다. 꼬르륵쾅쾅!  

소년 크로켓
이 정도는 만들 줄 알아야지, 니쿠쟈가
전원 집합! 군만두
오늘만 견디면 월급날! 고기채소볶음
귀경길, 기차에서 먹는 김초밥
감기 얼른 나으세요, 계란찜
내 몸은 내가 챙긴다! 켄칭우동 
 

강진숙 <나무가 되고 싶은 책, 책이 되고 싶은 나무>  

 아티스트 강진숙의 산문집. 저자가 독일 유학시절부터 지금까지 북 아트를 하면서 얻은 다양한 경험과 지금까지 만들어온 자신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산문과 사진으로 보여준다. 저자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편안하게 써내려간 글 52편이 수록됐다. 북 아트를 하는 학생이나 주부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도서관 근무자, 손재주가 남다른 이들이 호기심을 갖고 볼 수 있는 책이다. 

책소개가 너무 소심하네요. 북아트를 하는 학생이나 주부, 책 좋아하는 사람, 도서관 근무자, 손재주가 남다른 이들 ..  

표지의 캘리그라프 제목이 멋진 희귀한 책입니다. 북아트에 관심 있으신 분에게라면 정말 반가운 책이겠습니다.  

 

강진숙作 '아기칡과 오리할머니' (이미지 출처 : 수원일보
 


강진숙作 '작은 나무 이야기' (이미지 출처 : 뉴시스)

고선영 <소도시 여행의 로망>

로망은 말그대로 로망이지요. 소도시의 불편함과 애매함을 견뎌낼 수 있는 건 보통, 그 곳이 '이국' 이어서라고 생각합니다. . 낯선 곳을 여행하는 여행자의 눈길을 우리가 살고 있는 우리 땅의 '소도시'로 돌렸어요. 쉽지 않은 일인데 궁금하긴 하네요.  

웃음과 감동, 생생 정보가 어우러진, 국내 소도시 여행서의 바이블.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일주일에 하루 이틀 정도 시간을 내어 자신을 다독이고 위안하는 여행을 떠날 것을 제안한다. 기대하지도 않았던 재미와 행복들이 빵빵 터지는 우리나라 소도시 여행. 돈 때문에, 혹은 시간 때문에 해외 여행을 포기하고 울고 있는 여행자들이여, 운동화 한 켤레만 챙겨 들고 소도시로 떠나 보자.
 


요런 예쁜 책도 있습니다. <한국의 시장>
무언가 특별한 한국의 '그 곳' 여행 가이드북보다 2% 감성적인 책들
<근대화 상회>는 사진집.   

 

 

쓰루가야 신이치 <책을 읽고 양을 잃다>

귀여운 제목, 귀여운 표지에요.  (특히 표지 볼수록 빠져들어요;; )

책과 인간의 운명을 탐구해온 한 편집자의 동서고금 독서 박물지.  라는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심각심각하게 책읽기에 대한 책을 읽어왔다면, 이런 책들 한 번 볼법합니다.  

목차가 장난이야.. 응? 장난이 아니라구요. ㅎ  

'동서양 책장 넘기는 방법의 차이'
'당나라 시대의 미스터리'
'유학자와 괴담'
'책점보기'
등등 ..  

애덤 셸 <토마토 랩소디>

시나리오 작가, CF 감독 출신의 작가 애덤 셸의 장편소설. 토마토가 전래되던 시절 이탈리아의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토마토를 재배하던 청년 다비도와 올리브 농장의 딸 마리의 사랑 이야기, 그리고 마을 사람들의 우스꽝스러운 일화들을 유쾌하게 그려낸 소설로, 이탈리아의 역사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사람들의 정서와 음식 문화가 한껏 녹아든 작품이다. 
 
재밌겠다!
각장의 제목이 1. 토마토, 2. 올리브, 3. 소스 다.
각각 챕터의 목차도 흥미진진 (목차만 흥미진진하면 곤난하지만;)

토마토집 청년과 올리브집 딸래미의 사랑 이야기라니! 아 이 책 유쾌할 것 같습니다만!  

  

그 외 관심 신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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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0-10-27 11: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존 르 까레의 작품이 다 나오나 보지요.개인적으로 예전에 출간된 르까레에 번역본 중 책 2권(제목이 생각나지 않네요)이 분권으로 나왔는데 하나는 1권,하나는 2권만 구해서 책을 제대로 읽을수 없었지요.헌책방에서도 못 구하고 언제 재간되나 궁금했었는데 열린 책들에서 혹 나올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이드 2010-10-27 11: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처음 시리즈 나오면서 잔뜩 선전하더니, 몇년이 지나도록 안 나오다 이제 네번째 나왔어요. 열린책들이니만큼 다 내주기를 기대해봅니다. ^^

Kitty 2010-10-28 0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고 양을 잃다 당장 보관함 투입 ㄷㄷㄷ
국내소도시 여행책은 저도 처음 보는 듯...아마 있어도 제가 모르는 거겠지만...흥미가 동하네용.
 
월식도의 마물 미스터리 야! 10
다나카 요시키 지음, 김윤수 옮김 / 들녘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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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창조자라는 거창하면서도 오글거리는 칭호( 출판사의 대담뻔뻔한 마케팅 문구인 것인지, 이치의 원래 닉인지는 모르겠지만) 를 띠지에 두른 다나카 요시키의 신작 <월식도의 마물>이다.  

다나카 요시키라는 이름을 보면, 한 때 <은하영웅전설> 앓이를 했던 이들에게는 '이야기의 창조자'라는 닉에 빠심 섞어 고개를 끄덕여 줄 수도 있다.  

이 <월식도의 마물>은 무려 시리즈의 시작이다.
작가는 뭐뭐뭐의 뭐뭐.. 로 세작품을 구상했고, 이 작품은 그 첫작품이다. 그리고 후기를 보건데, 이 뭐뭐뭐의 뭐뭐 시리즈는 세 권 이상 될 수도 있다.  

이 책의 매력 포인트 첫째, <은하영웅전설> 작가인 다나카 요시키의 작품
둘째, 시리즈의 시작( 물론 두번째, 세번째 시리즈가 나온다는 보장 같은 건 거의 없다만) 
 

들장미소녀 캔디 스러운 일러스트 표지를 자세히 보면 ( 나 이 표지 별로 안 부끄럽다.)

표지의 네 명이 주인공이다.
책을 든 아리따운 소녀는 메이플, 용감하고, 씩씩하고, 지적이며(책벌레!), 삼촌을 숭배한다.
삼촌은 바로 뒤의 미남. 크림전쟁의 가장 유명한(처참한) 전투에서 살아 돌아온 전 잡지 편집장,
현 책대여점( 책이란 것이 귀하던 시절, 아무나 책 읽지 못하던 시절이라 출판사 이상의 권력을 지니고 있다)
의 프로듀서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다. 전쟁에서 돌아와 레이첼과 함께 뮤저 책대여점에서 일하게 된다.

그리고 실크햇의 키 큰 아저씨와 작고 풍채 좋은(? ) 아저씨는 .. 책소개을 읽지 않았다면 상상도 못할
... 찰스 디킨스와 안데르센이다. ... 이 작품에서 이 둘은 무려 .. 주인공!이다.  

매력포인트 세번째, 찰스 디킨스, 안데르센의 일화가 깨알같이 등장하며, 당시의 책과 독서 문화에 대한 이야기 또한 흥미진진.  

매력포인트 네번째, 빅토리아 시대물을 좋아하는 분이시라면 ..
매력포인트 다섯번째, 고딕 괴담을 좋아하시는 분이시라면.. 
매력포인트 여섯번째, 모험소설을 좋아하시는 분이시라면 ..



  

전쟁에서 돌아온 니담은 전 편집장의 경력을 살려 뮤저씨가 그 진면목을 알아 본 메이플과 함께 뮤저 책대여점에서 프로듀서로 일하게 된다.  메이플의 재기발랄함은 읽는 내내 즐겁다.   

니담은 당대 최고의 작가인 찰스 디킨스를 수행하게 되는데, 메이플은 안데르센의 '보모' 격으로 따라가게 된다.
찰스 디킨스와 안데르센이 나오는 에피소드들이 대부분 픽션일꺼라 생각했는데, 뒤에 보니 실제 일화에서 많이 따왔더라.
그런 의미에서 디킨스와 안데르센의 또다른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표지의 네 명이 주인공이라니깐요!  

그들 넷은 프랭클린 탐험대 폭스호를 배웅하기 위한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 이 이야기도 실제 역사에서 가져온 것으로 재미나다.) 폭스호를 배웅하고, 당시 떠들석하던 월식도에 더 내려온 스페인 무적함대, 빙산의 얼음 안에 갖혀서! .. 둘리처럼!  

그 무적함대를 보러 가기로 한다. 무적함대가 있는 월식도는 고든이라는 악명 높은 지주의 소유인데, 울트라캡숑 사악한 인물이다. 고든과 그 아들 크리스톨 고든까지 엄청 사악하다. 중간중간 일러스트가 나오는데 (표지 일러스트 풍의 일러스트다. ㅎ)
일단 나쁜놈도 잘생겼다.  

배를 타고 맥밀런이라는 기자와 함께 월식도로 가게 되는 네 명. 그들의 모험이 펼쳐지며, 월식도의 마물이 드러난다.
책을 덮고 나면, 과연 진짜 마물은 누구였을까 싶기도 하고.  

이야기 자체로는 마구 재미있는 그런 이야기는 아닐 수도 있다. 다만, 위에 이야기한, 저자와 등장인물들에 대한 애정, 역사 속의 이야기들과 이야기의 창조자( 두둥- ) 의 이야기가 잘 버무려진 안 먹어도 되지만, 먹음직스러운 디저트 (누군가에게는 디저트가 밥보다 중요할 수도 있다!) 라고 할 수도 있겠다.   

술술 넘어가는 이야기에 갓 매력을 발하기 시작한 콤비 니담과 메이플이니, 다음 작품이 진짜 진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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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0-10-27 0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책페이퍼만 주구장창 올리는데 왜 다음뷰 순위는 야구인가요 ㅜㅠ

BRINY 2010-10-27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시리즈의 시작이었어요?
작가님은 창룡전을 잊어버리셨나...

하이드 2010-10-27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부 촉루성의 신부, 3부 수정궁의 사신까지 계획이랍니다. 시리즈..까지는 아니고, 3부작이라고 해야겠네요.
다만, 뒤에 흑십자의 환영, 역적문의 악령, 백골탑의 늑대인간 등의 제목을 생각하고 있다고 .. 여기까지 더 이상 목을 조르진 말아야지요. 라고 하고 있네요. ㅎ


카스피 2010-10-27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나까 요시요까는 썼다하면 초 장편이지요.ㅎㅎ 은영전과 창룡전 모두 갖고 있지용^^
 
하늘을 나는 타이어
이케이도 준 지음, 민경욱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케이도 준의 <은행원 니시키씨의 행방>을 읽고, 독특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던 기억을 가지고, 이 요상한 제목의 두꺼운(608쪽) 책을 읽기 시작했다.  

지난 주말의 야외활동으로 반시체에 다름 없었으나, 이 책은 그야말로  반시체도 벌떡 일으킬만큼 흥미진진했다. ( 다 읽고, 다시 반시체로 돌아간 것은 굳이 얘기할 필요는 없겠으나..)  

도요타 사태를 예견했다거나(책 띠에는 그렇게 나와있는데, 실제로는 미쓰비시 대형트럭 리콜 은폐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 회사 인간으로서의 양심이냐 꿈이냐와 같은 내부고발자 이야기. 거대 기업과 싸우는 중소기업 이야기 등에 여러가지 의미를 붙여 볼 수도 있겠으나, 일단 이 책은 정말 재미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기에 더욱 신났던 독서였다.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대형 트레일러의 타이어가 분리되면서 타이어가 마침 도로변을 걷던 모자에게 날아가는데, 엄마는 즉사, 아이는 다행히 찰과상에 그친다.  

이 사고를 중심으로 졸지에 아내를 잃은 요기의 이야기 ( 그렇게 많은 분량 나오지 않지만, 중요한 인물)
대형 트레일러가 속한 작은 운송기업인 아카마쓰 운송의 사장 아카마쓰
대형 트레일러를 만든 호프 자동차의 인물들로 고객관리과의 사와다 과장, 과 그 친구들
품질보증부의 미우라와 그 무리들
호프 자동차와 거래하는 같은 그룹의 도쿄 호프 은행 담당자들
사건을 조사하는 경찰  
사건을 조사하는 기자

대충 이 정도의 관련 인물들이 나온다. 한 가지의 사건을 둘러싼 다양한 인물 군상이 나오고 있다.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역시 아카마쓰의 대기업을 상대로한 분투다. 도움도 받고, 배신도 당하며 포기도 했다가, 다시 일어나 힘을 내는 생동감 있는 인물로 독자는 어느새 으쌰으쌰 아카마쓰를 응원하고 있다.  

그리고 호프 자동차와 주거래 은행인 도쿄 호프 은행의 정치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이 부분은 도요타 리콜 사태에 대한 픽션을 읽는듯했다. 재벌기업과 금융기관간의 유착, 사내 정치( 이부분은 작가의 전작인 은행원 니시키.. 에서도 잘 드러났던 부분이다.) 알력 등이 그야말로 생생하다.  

이런저런 수고와 운과 인덕이 모여서 정의는 승리한다.  

줄거리로는 그렇게 재미있을까 싶은 이야기이지만, 정말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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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쉬 2010-10-26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쓰면 반칙이예욧!!!
신간은 왠만하면 안사려고 하고 있는데, 에잇~~

카스피 2010-10-26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급 땡기는데요^^

moonnight 2010-10-26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꽥!! 하이드님이 '정말 재미있다'라고 하시다니. 안 사고는 못 배기는 ^^

poptrash 2010-10-26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film 2.0은 망했는데 media 2.0에서는 계속 책이 나오는 모양이네요. 하지만 이걸 살 순 없어 ㅜ_ㅜ

하이드 2010-10-27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정말 재미있어요. ㅎㅎ

소영 2010-10-27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번에도 본투런 읽고 상당히 흡족했었거든요~
하이드님의 정말 재미있다라는 표현에 신뢰가 갑니다 ㅋㅋ
신간이라도 사야겠어요~뢋잇 나우!
 
붉은 오른손
조엘 타운슬리 로저스 지음, 정태원 옮김 / 해문출판사 / 2010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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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고수들의 평이 워낙 좋아서 읽게 된 작품이다.
모호하고, 불안하고, 애매하다. 는 책 속 '나'의 말이 그대로 독자의 마음이다.  

나, 해리 리들은 우연히 머물게 된 마을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마음속으로 정리한다. 이야기인즉슨, 미모의 젊은 여자가 세인트에이메이라는 부유한 남자와 결혼을 하기 위해 여행을 하는 중 아주 불길한 부랑자를 히치하이킹해주게 된다. 그 부랑자는 '적갈색 머리에 붉은 눈, 찢어진 귀, 개의 송곳니처럼 날카로운 이, 코르크스크루처럼 뒤틀린 다리, 잘린 것처럼 작은 키' 로 묘사되는데, 지옥에서 걸어나온 으시시한 악마 쫄병같은 모습으로 이야기의 음침함의 핵이다.  

이 부랑자가 세인트 에이메이를 살해하고, 마을을 돌아다니며 살인을 저지른다. 세인트 에이메이의 시체는 간데 없고, 이 부랑자도 찾을 길이 없는데, 차만이 발견된다. 후에 발견된 세인트 에이메이의 시체는 참혹하기 그지없고, 오른손이 없는 끔찍한 모습이다.  

과거의 회상과 더 과거의 회상이 겹쳐지며 길지 않은 분량이지만 충분히 복잡하고, 때론 지루하기까지 하다. 이 지루함 덕분에 이야기는 더 불길해진다. 끊임없이 무언가 튀어나오며 독자로 하여금 긴장의 끈을 놓치 않게 하는 귀신의집 패턴이 아니라 둥둥둥둥둥둥 헉, 하는 불길함. 뭐야, 이 놈이 범인인거 아냐? 아냐 이놈이 혹시... 혹시?!  

초현실적으로 보이는 사건과 악마 쫄병같은 부랑자에 대한 수수께끼가 풀리는 결말 역시 내게는 좀 지루했다. 이 초현실과 논리를 결합하는 과정이 최고!라고 하는데, 일단 결말이 나오고 나서 길게 해설되는 사건풀이에 이 소설의 매력과 대단함이 있지 싶은데, 일단 그 매력은 내가 잘 모르겠고.  

1인극 사이코드라마 같은 불길함이 그나마 좋다면 좋았다.   
왠지 꼭 읽어야 할 것 같은 고전 미스터리였는데, 읽고 나니, 꼭 읽으라고 추천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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