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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식도의 마물 ㅣ 미스터리 야! 10
다나카 요시키 지음, 김윤수 옮김 / 들녘 / 2010년 8월
평점 :
이야기의 창조자라는 거창하면서도 오글거리는 칭호( 출판사의 대담뻔뻔한 마케팅 문구인 것인지, 이치의 원래 닉인지는 모르겠지만) 를 띠지에 두른 다나카 요시키의 신작 <월식도의 마물>이다.
다나카 요시키라는 이름을 보면, 한 때 <은하영웅전설> 앓이를 했던 이들에게는 '이야기의 창조자'라는 닉에 빠심 섞어 고개를 끄덕여 줄 수도 있다.
이 <월식도의 마물>은 무려 시리즈의 시작이다.
작가는 뭐뭐뭐의 뭐뭐.. 로 세작품을 구상했고, 이 작품은 그 첫작품이다. 그리고 후기를 보건데, 이 뭐뭐뭐의 뭐뭐 시리즈는 세 권 이상 될 수도 있다.
이 책의 매력 포인트 첫째, <은하영웅전설> 작가인 다나카 요시키의 작품
둘째, 시리즈의 시작( 물론 두번째, 세번째 시리즈가 나온다는 보장 같은 건 거의 없다만)
들장미소녀 캔디 스러운 일러스트 표지를 자세히 보면 ( 나 이 표지 별로 안 부끄럽다.)
표지의 네 명이 주인공이다.
책을 든 아리따운 소녀는 메이플, 용감하고, 씩씩하고, 지적이며(책벌레!), 삼촌을 숭배한다.
삼촌은 바로 뒤의 미남. 크림전쟁의 가장 유명한(처참한) 전투에서 살아 돌아온 전 잡지 편집장,
현 책대여점( 책이란 것이 귀하던 시절, 아무나 책 읽지 못하던 시절이라 출판사 이상의 권력을 지니고 있다)
의 프로듀서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다. 전쟁에서 돌아와 레이첼과 함께 뮤저 책대여점에서 일하게 된다.
그리고 실크햇의 키 큰 아저씨와 작고 풍채 좋은(? ) 아저씨는 .. 책소개을 읽지 않았다면 상상도 못할
... 찰스 디킨스와 안데르센이다. ... 이 작품에서 이 둘은 무려 .. 주인공!이다.
매력포인트 세번째, 찰스 디킨스, 안데르센의 일화가 깨알같이 등장하며, 당시의 책과 독서 문화에 대한 이야기 또한 흥미진진.
매력포인트 네번째, 빅토리아 시대물을 좋아하는 분이시라면 ..
매력포인트 다섯번째, 고딕 괴담을 좋아하시는 분이시라면..
매력포인트 여섯번째, 모험소설을 좋아하시는 분이시라면 ..
전쟁에서 돌아온 니담은 전 편집장의 경력을 살려 뮤저씨가 그 진면목을 알아 본 메이플과 함께 뮤저 책대여점에서 프로듀서로 일하게 된다. 메이플의 재기발랄함은 읽는 내내 즐겁다.
니담은 당대 최고의 작가인 찰스 디킨스를 수행하게 되는데, 메이플은 안데르센의 '보모' 격으로 따라가게 된다.
찰스 디킨스와 안데르센이 나오는 에피소드들이 대부분 픽션일꺼라 생각했는데, 뒤에 보니 실제 일화에서 많이 따왔더라.
그런 의미에서 디킨스와 안데르센의 또다른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표지의 네 명이 주인공이라니깐요!
그들 넷은 프랭클린 탐험대 폭스호를 배웅하기 위한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 이 이야기도 실제 역사에서 가져온 것으로 재미나다.) 폭스호를 배웅하고, 당시 떠들석하던 월식도에 더 내려온 스페인 무적함대, 빙산의 얼음 안에 갖혀서! .. 둘리처럼!
그 무적함대를 보러 가기로 한다. 무적함대가 있는 월식도는 고든이라는 악명 높은 지주의 소유인데, 울트라캡숑 사악한 인물이다. 고든과 그 아들 크리스톨 고든까지 엄청 사악하다. 중간중간 일러스트가 나오는데 (표지 일러스트 풍의 일러스트다. ㅎ)
일단 나쁜놈도 잘생겼다.
배를 타고 맥밀런이라는 기자와 함께 월식도로 가게 되는 네 명. 그들의 모험이 펼쳐지며, 월식도의 마물이 드러난다.
책을 덮고 나면, 과연 진짜 마물은 누구였을까 싶기도 하고.
이야기 자체로는 마구 재미있는 그런 이야기는 아닐 수도 있다. 다만, 위에 이야기한, 저자와 등장인물들에 대한 애정, 역사 속의 이야기들과 이야기의 창조자( 두둥- ) 의 이야기가 잘 버무려진 안 먹어도 되지만, 먹음직스러운 디저트 (누군가에게는 디저트가 밥보다 중요할 수도 있다!) 라고 할 수도 있겠다.
술술 넘어가는 이야기에 갓 매력을 발하기 시작한 콤비 니담과 메이플이니, 다음 작품이 진짜 진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