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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나는 타이어
이케이도 준 지음, 민경욱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케이도 준의 <은행원 니시키씨의 행방>을 읽고, 독특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던 기억을 가지고, 이 요상한 제목의 두꺼운(608쪽) 책을 읽기 시작했다.
지난 주말의 야외활동으로 반시체에 다름 없었으나, 이 책은 그야말로 반시체도 벌떡 일으킬만큼 흥미진진했다. ( 다 읽고, 다시 반시체로 돌아간 것은 굳이 얘기할 필요는 없겠으나..)
도요타 사태를 예견했다거나(책 띠에는 그렇게 나와있는데, 실제로는 미쓰비시 대형트럭 리콜 은폐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 회사 인간으로서의 양심이냐 꿈이냐와 같은 내부고발자 이야기. 거대 기업과 싸우는 중소기업 이야기 등에 여러가지 의미를 붙여 볼 수도 있겠으나, 일단 이 책은 정말 재미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기에 더욱 신났던 독서였다.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대형 트레일러의 타이어가 분리되면서 타이어가 마침 도로변을 걷던 모자에게 날아가는데, 엄마는 즉사, 아이는 다행히 찰과상에 그친다.
이 사고를 중심으로 졸지에 아내를 잃은 요기의 이야기 ( 그렇게 많은 분량 나오지 않지만, 중요한 인물)
대형 트레일러가 속한 작은 운송기업인 아카마쓰 운송의 사장 아카마쓰
대형 트레일러를 만든 호프 자동차의 인물들로 고객관리과의 사와다 과장, 과 그 친구들
품질보증부의 미우라와 그 무리들
호프 자동차와 거래하는 같은 그룹의 도쿄 호프 은행 담당자들
사건을 조사하는 경찰
사건을 조사하는 기자
대충 이 정도의 관련 인물들이 나온다. 한 가지의 사건을 둘러싼 다양한 인물 군상이 나오고 있다.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역시 아카마쓰의 대기업을 상대로한 분투다. 도움도 받고, 배신도 당하며 포기도 했다가, 다시 일어나 힘을 내는 생동감 있는 인물로 독자는 어느새 으쌰으쌰 아카마쓰를 응원하고 있다.
그리고 호프 자동차와 주거래 은행인 도쿄 호프 은행의 정치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이 부분은 도요타 리콜 사태에 대한 픽션을 읽는듯했다. 재벌기업과 금융기관간의 유착, 사내 정치( 이부분은 작가의 전작인 은행원 니시키.. 에서도 잘 드러났던 부분이다.) 알력 등이 그야말로 생생하다.
이런저런 수고와 운과 인덕이 모여서 정의는 승리한다.
줄거리로는 그렇게 재미있을까 싶은 이야기이지만, 정말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