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책은 <환상 도서관>  

이름이 낯익다 했더니, <책죽이기>의 저자였다. 별로 읽을 마음 없었지만, <환상 도서관> 읽고 나니, 나머지 두 권도 찾아봐야겠다. 싶다.  

 

<환상 도서관>의 원제는 the library 도서관이다. <책죽이기>의 원제는 the book 책. 이고.  

<환상 도서관>은 환상특급 도서관 버전인데, 도서관.이라는 말에서 좋은 느낌이 드는 사람이라면, 책과 생활을 뗄래야 뗄 수 없는 사람이라면, 무척이나 공감가고, 기발하다 싶을 단편들로 이루어져있다.  

이 책은 첫 단편 읽으면서부터 느낌이 빡- 왔고, 마지막 단편까지 즐거웠지만,  

뒤에 실린 저자와의 인터뷰를 읽고 나니, 숙연해지기까지 한다.  

나는 유머의 힘을 믿는다. 아주 쎄다!  

이 책은 그 내용 자체로는 몰라도, 이 작가, 조란 지브코비치가 이런 유머러스한 기발한 책을 썼다는 것은 유머의 힘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이다.  

조란 지크보비치는 세르비아인이다.  

그의 첫번째 소설 <The Forth Circle>은 Milos Crnjanski라는 유명 세르비아 문학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그러나 세르비아어로 쓰인 소설에는 분명 한계가 있었고, 문학적 성공을 거둔 첫번째 소설은 초판 500부, 상 타고 나서 500부를 더 찍어냈을 뿐이라고 한다.  

그래서 영어로 번역하기로 하는데, 영어로 번역해서 미국에서 출판하기까지의 과정을 적어놓은 것이 뭐랄까, 적나라하다고 해야하나, 소박하니 솔직하다고 해야 하나, 친근하다고 해야 하나.  

어쨌든, 한국 구석태기에서 이 책을 읽고, 이 작가의 이름을 알 정도면, 세계적인 작가! 일텐데, 그러려니 해도 별로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1999년 봄 나토가 공격할 때 베오그라드에 있었던  ZZ( 이니셜이 ZZ라니 왠지 멋져!)  

인터뷰를 조금 옮겨 본다.  

Q :  선생님은 1999년 봄, 나토가 공격할 때 베오그라드에 계셨습니다. 직접 겪은 전쟁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ZZ: 저는 될 수 있는 한 1999년의 봄을 기억의 창고에서 없애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두려움, 분노, 좌절감, 절망, 폐허, 길거리에 있는 시쳇더미들,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물과 음식과 염료가 떨어진 상황, 전망도 보이지 않고, 희망도 보이지 않는 당시를 잊으려 노력하고 잇습니다. 하지만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몇 가지 사건은 고집스럽게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겠죠.  

모국어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하더라도 저는 익히 알고 있는 나토의 공습에 대한 경험을 정확히 묘사할 단어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창문들과 거리와 접해있는 발코니에 있는 문들은 형체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가구는 여기저기 뒤집혀 있었고, 유리란 유리는 모두 깨진 상태에서 저와 아내, 그리고 열여덟 살 난 쌍둥이 녀석들이 바닥에 쓰러졌습니다. 그래도 어느 누구 하나 다치지 않았다는 것이 천만다행이었습니다. 이틀 동안 강력한 진정제를 먹고 회복이 되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몇 가지 상흔은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내가 인상깊었던 부분은 다음 부분이다.  

Q : 이 기간동안 글을 쓰셨습니까?

ZZ: 나토가 군사 개입을 한 77일 동안 정신없이 글을 썼습니다. 전기가 들어오면 컴퓨터를 사용했고, 전기가 들어오지 않을 때에는 종이에 펜으로 글을 썼습니다. 제 작품 중 가장 익살스러운 소설인 <The Book 책 죽이기> 를 대부분 이때 썼습니다. 웃음이야말로 저를 지키는 길이고 죽음으로부터의 마지막 피난처였던 것이지요. '에로스와 타나토스'를 하나로 묶는 제 글의 화두는 아무래도 이 시기에 비롯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이것이 <Hidden Camera>의 주제입니다.  

그가 영향을 받은 다른 작가들에 대해 묘사하는 부분도 멋지다. 특히 가즈오 이시구로를 묘사하는 부분은 정말 멋져!  

Q : 영향을 받은 다른 작가로는 누구를 들 수 있을까요? (이 전 질문에서 보르헤스, 칼비노가 언급되었다.)

ZZ: 먼저 방대한 지식을 문학 작품으로 승화시킨 움베르토 에코의 재능을 꼽고 싶습니다. 그다음으로 덴마크의 작가 페터 회의 중후하고 농축된 의미심장한 문장이라든지 일본계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  작품에 깃든 레이스처럼 암시적인 표현을 대단히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알렉산드로 바리코의 장기인 극단적으로 단순하게 표현하는 법도 배우고 싶고요. 사람을 놀라게 만드는 분위기를 잘 연출하는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예술적 재능도 닮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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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out 2011-08-12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하는 작가들은 전부 언급했군요.. @@ 알렉산드로 바리코만 귀에 익지 않은 작가여서, 오히려 관심이 갑니다.
조란 지브코비치도.

하이드 2011-08-12 19:35   좋아요 0 | URL
에코, 페터 회, 쥐스킨트.. 저도요 ^^ 가즈오 이시구로의 작품은 정말로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작품에 깃든 레이스처럼 암시적인 표현'이라니요. 우와 멋있다. 싶었죠.

2011-08-12 2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렌조 미키히코의 신간이 나왔다.  

'무고한 어린 소녀의 죽음을 불러온 등장인물들의 내면에 감춰진 어두운 일면을 독백으로 풀어낸 이 작품은 섬세한 심리 묘사와 상상을 초월하는 대담한 설정, 그리고 서정성 넘치는 문체까지 렌조 미키히코 문학세계의 진수를 보여준다.'  

<미녀>는 사놓고 읽지도 않았지만 'ㅅ' (어디있는지 찾을 수가 없어 ㅡㅜ)
화장시리즈는 재미나게 읽었기에, 작가의 이름을 눈여겨 보게 되었다.  

시대물에 강하고, 현대물인 유머 미스터리는 그냥 그렇던데, 여튼, 이번에 나온 <백광>의 표지도 꽃이다. 내가 좋아하는 새장꽃.  

  

렌조 미키히코의 신간이 나온 출판사를 보니 북폴리오(현대문학)으로 되어 있다. 아, 북폴리오가 현대문학이었어?
현대문학하면, 그 <용의자 X의 헌신> 등으로 악명 높은 두 장 건너 오타. 출판사 아냐? 뭔가 책 엉망진창으로 찍어내는 출판사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북폴리오(현대문학)으로 검색해보니, 탄탄해 보이는, 멋지구나 찜해 두었던 책들이 제법 보인다.  PKD 전집 같은거 북폴리오에서 나왔어! 오리하라 이치 'ㅇㅇ자 시리즈'도 여기서 나왔고. PKD 전집은 나오자마자부터 침만 바르고 있지만, ㅇㅇ자 시리즈는 나오자마자 다 사서 읽었어서 이 책의 만듦새가 나쁘지 않고, 책 외적으로 오타라던가, 불량제본이라던가 없었던걸로 기억하고 있다.  

현대문학과 북폴리오는 같은 출판사일텐데, 초큼 다르네요.  

 

 

 

 

 

그러고보니, 오리하라 이치는 폴라북스와 한즈미디어에서 번갈아 나오는구나. 한즈 미디어는 왠지 기억 안나지만, 나쁜 기억;  

여튼, 한즈미디어에서 도착시리즈 나오고 별로였던 <침묵의 교실> 나왔고, 이번에 오리하라 이치 신간까지 나왔다.  

  

 

 

 

다시 렌조 미키히코  

 시공사에서 나왔던 '화장 시리즈'
 꽃과 얽힌 죽음, 미스터리 이야기이다. 대단히 아련아련한 단편집, 일본 미스터리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미스터리.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회귀천 정사>는 버릴 것 없고,
<저녁싸리 정사>는 표지부터 뷁이고, 그러니깐, 표지 후진 책은 책도 후지다니깐, 예외도 있어 가슴 아프지만 (또 생각났다. 망구엘 아저씨 표지가 나쁘다는게 아니라 책이랑 안 어울린다는거지! 무척! 아, 그게 나쁜거구나) 여튼, <저녁싸리 정사>는 화장 시리즈는 3갠가 밖에 없고, 그나마도 아련아련한 비극적인 분위기의 톤은 유지하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다 설명하려고 하는통에 그 맛이 확연히 떨어진데다가, 그나마도x2 바로 뒤에 유머 미스터리 단편들 붙여 두는 터에 홀딱 깬다. 따로 읽으면 괜찮았을지도 모르는데, 셰익스피어 비극 보다가 바로 시트콤 프렌즈로 넘어가는 격.   

 렌조 미키히코의 <미녀>  

렌조 미끼히꼬는 주로 '미녀', '성형', '연애'란 단어 등을 통해 여러 가지 미스터리 세계를 창조했었는데, <미녀>에 실린 작품에도 그러한 단어들이 등장한다. 특히 '야광의 입술', '타인들', '밤의 오른편'은 평범한 결혼생활 이면에 계속 잠재해 있던 사랑과 증오, 혹은 평범한 가족관계의 이면에 감춰진 끔찍한 개인의 파편화 등을 그리고 있다. 

그러니깐, 아직 읽지는 못했지만, 내 서재(=집) 어딘가에 모셔져 있을 이 책은 이번에 나온 신간과 비슷한 류인것 같다.  

 

눈에 띄는 미스터리 신간들이 몇 권 보이는데, 출간 전이라 좀 더 기다렸다 포스팅하기로 한다.

아, 나, 다시 부지런해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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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 도서관
조란 지브코비치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환상특급의 미덕은 무엇인가, TV 모니터 너머가 아니라, 바로 주변에서 일어날법한 공포스러운 일들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TV 모니터 위로 카메라가 올라가면, TV 너머 아름다운 금발 소녀의 얼굴이 위에서부터 보이고 입이 없다. 던가, 비행기를 탔는데, 날개 위에 괴물같은 존재가 바람을 맞으며 몸을 구부린 채 내가 탄 하늘을 날고 있는 비행기에 장난질을 하고 있는 것을 목격한다던가.  

그런 이야기들.  

조란 지브코비치의 <환상 도서관>의 원제는 Biblioteka 도서관.이지만, 한국어 제목에 '환상'을 붙인 것은 이 단편집의 분위기를 볼 때, 꽤나 적절해 보인다.  

조란 지브코비치의 <도서관>은 책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환상특급'인 것이다.  

'책'에 관한, 좀 더 구체적으로 '도서관'에 관한 다섯가지 기기묘묘한 단편들이 자리잡고 있다.  

조란 지브코비치는 유고슬라비아인이다. 그의 단편들에서 미국적인 환상특급.을 보았고, 일본 미스터리 단편 소설의 거장 아토다 타카시가 떠올랐다.(아토다 다카시 총서 왜 더 안 나오나요?!) 굉장히 독특한 소설 같지요?  

단순명료한 문장들은 리드미컬하기 그지없고, 독자들이 설득당하는지도 모르게 순식간에 이야기에 완전히 빠뜨려 버린다.   

썩소와 미소를 오가며, 단편들을 하나하나 읽다보면, 마지막 작품인 <위대한 도서관>에선 큰웃음.  

저자와의 인터뷰를 읽으면서는 가슴 찡하면서도, 이런식으로 말하는 사람이 세상에 존재하다니, 부럽다!  

<가상 도서관>에서는 세상의 모든 책이 있는 사이버 도서관에 관한 이야기, <집안 도서관>에는 강박증 있는 주인공이 돈이 계속 나오는 지갑처럼 책, 그것도 양파껍질처럼 얇지만, 제법 잘 만든 '세계문학'을 끊임없이 뱉어내는 우편함 속의 책들을 집안에 가득 채우는 이야기, <야간 도서관>에서는 도서관 업무 시간 이후 도서관에 갇히게 되어 인생에 대한 책만 있는 야간 도서관의 사서를 만나게 되는 이야기, <지옥 도서관>은 .. 이건 말하면 스포가 되니, 직접 보시고, (지옥에 가고 싶어졌다! 고만 말해둔다.) <초소형 도서관>은 약간 요즘의 책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이야기로 읽히고(2002년에 나온 책이니, 앞날을 내다봤나?!)
마지막 작품인 <위대한 도서관>은 그야말로 큰웃음.  

아주 사랑스러운(?) 단편집을 만났고, 무조건 사랑하고 싶은 작가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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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11-08-12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나 이 책 급흥미 ㅋㅋㅋ
단편집 덕후라 한 번 읽어봐야겠네요!!

Kitty 2011-08-12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문...(먼산...;;) 얼릉 와라 ㅎㅎ

하이드 2011-08-12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어요. 말 별로 많이 안 하면서 진짜 잘하는 사람 느낌 나요. ㅎ
 

.....  

.....  

... 7월 첫번째 신간마실 이후 8월 11일 올리는 8월 첫번째 신간마실이군요.  

신간이 참 안 나오는군.. 하는 날이 모이고 모여서 보관함 폭발!.. 이라는 건 아니고,  

역시 오랜만에 하는 신간마실이다보니, 기세가 안 오르지만 (니가 요즘 기세 올려서 하는 일이 있긴 하냐? 고 하면 선뜻 대답할 수 없지만;;) 그래도 그럴수록 더 열심히 클릭- 스크롤 - 클릭 - 스크롤  

 미메시스에서 요즘 이렇게 그래픽노블들이 나오는데요,  

책소개가 안 나와서 어떤 책인지는 모르겠지만 'ㅅ' 표지와 제목과 저자의 수상경력 등등등을 볼 때 궁금합니다.  

그래픽노블. 하면 세미콜론이 떠오르고 했는데,  

얼마전 제가 자주가는 어른들의 장난감 파는 사이트에서 미메시스에서 나온 '건축가 아..에..' 이름이 생각 안나서 찾을 수가 없 ㅡㅜ 무튼, 그런 책을 소개하는걸 보고 관심 가지기 시작하니, 이렇게 미메시스에서도 그래픽노블이 나오고 있군요.  

 

그러고보니 가장 최근 읽은 그래픽 노블은 <워킹데드>로 황금가지에서 나온거였네요.  미드도 끝내줍니다.   

아, 얼마전에 그래픽 노블은 아니지만, 재미있어 보이는 역사만화도 챙겼는데 생각난김에 꺼내봐야겠어요.  

 

 

 

 

   

미리보기도 없고, 책소개도 없어 난감하지만, (게으른 알라딘! 알고보니 나보다 더 게을렀군!)  

이 책이 보관함에 선뜻 들어간건 누구나 알만한 이름 '타샤'보다, 역시 대부분 알겠지만, 그 이름은 낯설지도 모를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때문입니다. 설마 그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맞네요. <지킬박사와 하이드>, <보물섬>의 스티븐슨입니다.  

작품도, 그 외의 웬갖 잡글도 다 모으고 싶어하는 영국 작가 두 명중 한 명이 바로 스티븐슨 (나머지 한명은 체스터튼)  그러다보니 타샤 할머니의 그림에 어떤 글을 썼는지 무지 궁금합니다.  

  

 

  

  

 

망구엘 할아버지의 소설!이 나왔는데, 아 진짜 이 표지는 거짓말!이라고 큰소리로 외쳐주고 싶다!
 아, 진심으로 싫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30년 전에 있었던 아르헨티나의 한 천재 작가의 죽음을 둘러싼 네 인물의 각기 다른 증언을 통해 우리가 한 인간의 진정한 실체를 알아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리고 우리가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절대적 진실 사이에는 얼마나 큰 괴리가 존재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책소개 보니 재미있겠어요. 잘 읽는 사람이 잘 쓰기까지 할까요? 아, 벌써 샘난다.  

책소개를 보면, 얼핏 마르케스도 떠오릅니다.   

 

  

 

 

 

진짜 <독서의 역사> 이후 더 구린 표지는 안 나올 줄 알았더니, 이 표지 진짜 승질 나네요. <밤의 도서관>도 원서의 그 고오오오- 한 느낌 못 살려서 속상한데, 아 저따위 일러스트 표지라니, 아우씨 표지 벗겨 버리고, 안에 내지라도 괜찮길. 잠깐, 혹시 반양장인가? 아... 속상하다. 속상해.  

 

 <라인업> 보고 존 코널리의 찰리 파커 시리즈 읽고 싶었거든요.
 이미 나온 줄 알았는데, 이제야 나온 찰리 파커 시리즈 1 <모든 죽은 것> 입니다.  

인간의 몸을 캔버스 삼아 붓 대신 메스를 휘두르며 희생자들의 얼굴을 전리품으로 챙기는 연쇄살인범. ‘떠돌이’라 불리는 이 연쇄살인범은 뉴욕경찰청 소속 형사인 찰리 파커의 아내 수전과 딸 제니퍼를 처참하게 살해한다. 가족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과 충격으로 형사를 그만두고 방황하던 파커는 경찰청의 옛 동료로부터 실종된 여성의 행방을 추적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주변 인물들을 상대로 탐문 수사를 진행해간다. 

요즘 빈스 플린을 읽으며, 세상엔 참 여러가지 미스터리 스릴러가 있구나. 싶었는데, (제게는 꽤 독특한 세계관이었거든요) 찰리 파커 시리즈 1의 책소개를 보니, 이 책도 후덜덜할 것 같습니다.  

<라인업>에서의 기억을 되살려보면, 아마, 이 작품이 실화에서 모티브를 따 온 것이었지요.   

 

 아, 빈스 플린의 미치 랩 시리즈 3편이 올 하반기에 나온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구요.  

 

 

 

 

 

 

 

 

 

 

 

매그레 시리즈 09,10도 예약판매중입니다. 커피잔 책갈피 원츄!!!  

열린책들에선 10권 이벤트로 책갈피 1-10까지를 제공하라! 아님 20권 이벤트로 'ㅅ' .. 아, 담당자님한테 말하면 되는구나. 여기서 이러지 말고 ^^:  책갈피 모아서 액자로 만들어 버릴꺼에요.  

무튼, 드디어 <타인의 목>이 나왔네요. 이전에 알던 심농의 책이 <누런 개>와 <타인의 목> 이렇게였는데, 다시 읽은 <누런 개>는 전혀 이전에 읽었던 <누런 개>같지 않더라구요. <타인의 목>은 심농을 좋아하기로 맘 먹게 한 작품이었는데, 그 옛날 옛날에 말이죠. 기다려집니다.  

사진집, 그림집(?) 중에 사고 싶은 책 몇 권  

 

 

 

 

 

 

 

어번루프탑은 '도심 옥상공간에 대한 35가지 공간실험 프로젝트' 라는 부제. 재밌겠죠? 옥상 좀 좋아요. 도시와 하늘이 맞닿아 있는 공간. 근데 책이 비싸서 장바구니 들락날락 'ㅅ'  

패션 일러스트레이션 100년은 한 일러스트레이터가 아니라 패션일러스트레이션사에 회자될만한 일러스트레이터들의 그림을 모아 놓았다고 하니, 궁금해요. 이런 책 좀 좋아하거든요.  

세 번째 책은 시리즈인가본데, 이제야 눈에 밟혔네요.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잇는 50인의 사진> 미리보기로 본 구성도 맘에 들고, 무엇보다도 표지가 멋져요. 유명한 사진이었군요. 전 <위대한 개츠비> 표지로만 알고 있었어요.  

 

 

이거요.  무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위에 책장에 올려 놓으니 폼나죠? 헤헤  

그 외 관심 신간들.. 로 나머지 책 적으려다 이 책은 이야기해야 겠네요  

 도널드 웨스트레이크 작품이에요. 최필원님 번역이네요.  

'도끼'를 뜻하는 '액스(The Ax)'는 은유적으로 '해고, 면직, 감원 대삭감' 등을 나타내는 말로, 정리 해고 사태로 직장을 그만두게 된 주인공이 재취업을 위해 벌이는 괴상한 음모와 살인 행위가 이 책의 주요 모티프이다. 작가는 한 중산층 남자가 해고로 인해 어떻게 피폐한 삶으로 전락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재취업을 위해 어떻게 경쟁자들을 제거해 나가는지 두 축의 이야기를 전개해 간다. 
 
이런 줄거리. 하지만, 눈길을 끌었던건 작가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라는거.  

 <뉴욕을 털어라> (로버트 레드포드 주연의 영화로 나오기도 했던) 를 재미있게 봤고, 그 해 탑10에 넣었던가 그랬을껄요? 그런 작가의 작품이 두 번째로 봤으니, 냉큼 읽어봐야겠죠.

 

 사족이지만, 지금 읽고 있는 <동물원>에 나오는 카리스마 동물원장을 나쁘게 본 사람들은 디아블로 블랑코(하얀 악마)라고 부르고, 멋지게 얘기하는 사람들은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백인사냥꾼, 금발의 초록눈의 로버트 레드포드 같다며.. 별 상관없는 얘기지만 'ㅅ' <동물원> 재밌다구요.  동물원 원제는 '포로들의 정원'이에요. 아..  

막 싱숭생숭해지는 멋진 제목

 

 

  <동물원>을 읽읍시다! 좋아요~ (신한카드 광고 버전. 따라하지 않을 수 없는 중독성 강한;;)

  

 

그 외 관심 신간들.. 로 모으기엔 나머지 책들도 다 이야기하고 넘어가고 싶지만, 일단 모아 보구요 (누가 한달만에 신간마실 하래?!;;)  

  

 

 

 

 

 

 

 

 

 

 

 

 

 

 

 

 

 

 

 

 

 

 

 

 

 

 

 

 

 

 

 

 

신간은 아니지만, 위에 이야기했던 미메시스의 그래픽 노블 건축가 아.. 에.. 어쩌구 보관함에서 찾아서 마지막에 끼워 넣어봅니다. <아스테리오스 폴립> 이었어요.  

더위 속에.. 땀이 흐르고, 바람이 불고, 비가 오는 이 여름에
책장을 넘겨봅시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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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1-08-11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고 싶은 책들이 너무 많아요!!! +_+;
망구엘 씨 책 표지는;; 저런 류의 표지 저도 무척 싫어하는데 자꾸 나오는 걸 보면, 좋아하는 사람이 있긴 있겠죠? -_-a

하이드 2011-08-11 20:03   좋아요 0 | URL
망구엘 아저씨 표지는... 출판사가 알베르토 망구엘에 대해 모르거나(라고 까지는 말하고 싶지 않지만), 망구엘 독자에 대한 이해가 없다고! 말할 수 있겠죠. 진짜 짜증나요. 차라리 세종북스가 백배 낫네. ㅡㅜ

알케 2011-08-12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머스 프렌치의 <동물원> 지나쳤으면 후회했을 책. 사흘만에 읽고 원서로 다시 읽어 볼 요량입니다.
기자들이 쓰는 이런 피쳐 스타일의 책들의 완성도가 대단합니다.
(미국 기자들은 어디 합숙하며 글쓰기를 배우는지...)

기본적인 글쓰기 훈련된 안된 이들이 기자라고 다니는 한국에 비추어보면...
시스템의 문제인지, 자원의 문제인지 혼란스럽다는.

하이드 2011-08-12 16:06   좋아요 0 | URL
저도 원서 사 보고 싶어요. 저는 일단 주제도 맘에 들었지만, 퓰리처상.이란 저자 소개에 글발도 믿고 샀더랬지요. 이렇게나 스팩타클하고, 할 말 안 할 말 다 하는 동물원 이야기라니, 정말 책소개 그 이상이에요.
 

 토머스 프렌치의 <동물원>  

부제는 우아하고도 쓸쓸한 도시의 정원 | 원제는 Zoo Story: Life in the Garden of Captives

퓰리처상 수상작가가 6년여에 걸쳐 아프리카의 사바나, 파나마의 정글, 대도시의 동물원을 오가며 탐사한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언어의 마술사라는 찬사를 받는 저자답게 탄탄한 이야기와 유려한 문체 그리고 번뜩이는 통찰로 동물원을 입체적으로 조망하고 있다.

동물원은 자연과 역사, 생물, 문화, 인간의 행동과 심리, 무역에 대한 통찰이 담긴 살아있는 백과사전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의 상식을 깨는 놀랍고도 특별한 동물들의 생태와 인생 역정뿐만 아니라 동물원을 둘러싼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폭넓게 다루고 있다. 인간들이 만든 도시의 정원, 동물원에 사는 동물들의 삶 통해 호모 사피엔스라는 인간 종의 꿈과 욕망 또한 가감 없이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어떤 글로 퓰리처상을 탔는가 했더니, '1998년 조 미셸과 크리스티 로저스 살인사건을 다룬 “천사와 악마”라는 특집기사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 고 나와있다. 오오.. 이것도 궁금하다!  일단 '살인' 이란 말이 들어가는 미스터리라면 눈이 뿅 떠짐.  

퓰리처상, 동물원, 도시. 라는 몇가지 키워드는 충분히 나를 혹하게 하는 키워드였고..  

'코끼리' 이야기로 시작하는 첫 챕터는 슬프고도 아름다웠다. 어디에 방점을 찍기 힘들고, 나를 숙명론자에 인간종이나 도태되버려. 라고 생각하게 만든 챕터다.  

코끼리란 동물이 지적이고, 감수성이 풍부하며, 엄청나게 뛰어난 소통수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아세요?  

이 첫 챕터에서, 그리고 아마 뒤로 갈수록, 나는 점점 더 코끼리와 사랑에 빠지게 될테고, 점점 더 슬픈 기분이 되겠지.  

아프리카의 한 공원에서 코끼리를 도태시키는 기로에서 미국 템파와 샌디에고의 동물원으로 보내게 된다.
코끼리가 살육당하는 것을 본 동료, 가족 코끼리들은 비뚤어진다고 한다. 진짜로. 코뿔소를 성폭행하고, 폭력적이 된다고 한다.

코끼리를 동물원에 보낼 준비를 할 때, 코끼리가 사라지면, 또 살육당한다고 다른 코끼리들이 생각하고 불안해할까봐, 그 지역의 모든 코끼리에게 마취총을 쏘아 잠들게 한다. 그리고나서야 동물원에 보낼 코끼리들을 준비시킨다. 아...  

마구 슬픈 기분인데, 두번째 챕터는 또 마구 아름답다. 아름다운 글들은 두번째 단락부터지만, 첫번째 단락부터 읽어야 한다. 조금 길지만 옮긴다.   

고속도로는 새벽부터 붐볐다. 275번 주간 고속도로를 따라 탬파 도심의 고층 빌딩숲으로 향하는 자동차 이동 행렬에서 나지막한 탄식이 흘러나왔다. 에어컨이 나오는 차 안에 휴대폰, 아이팟, 네비게이션과 함께 외롭게 갇혀 있던 운전자들은 갓길로 빠져나가 쌩쌩 달리고픈 유혹과 싸워야 했다. 하지만 이들은 주먹으로 운전대를 내리치고, 끼어드는 차들에게 으르렁거리는 등 과하지 않게 공격성을 분출해가며 일렬로 질서를 지켜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었다.  

슬라이 애비뉴로 가는 램프를 지나자마자 또 다른 소리가 들려왔다.  

로우리 파크 동물원에서 동물들이 깨어나는 소리였다.
이른 아침 햇살 아래 말레이맥들은 동료들을 부러 모으기 위해 휘파람 소리를 냈다. 오랑우탄들은 밧줄로 된 해먹에 늘어진 채로 철학자 같은 한숨을 내쉬었다. 코모도드래곤은 유독성 침이 흘러나오는 톱니모양 이빨 사이로 쉿쉿 하고 소리를 냈다. 비밀스러운 신비에 싸여 있고 그늘을 좋아해 눈에 잘 띄지 않는 표범들은 바위와 통나무 아래에 있는 은신처에서 숨을 헐떡이며 낮게 그르렁거렸다. 갈까마귀는 까악 까악 울며 검은 날개를 퍼덕였고, 표범 도마뱀붙이는 고양이 울음소리처럼 구슬피 길게 우었다. 해머코프 새는 꽥꽥거렸고, 뉴기니아 싱잉독은 짖어댔다. 킁킁 냄새를 맡으며 햇볕을 향해 터벅터벅 걸어가는 늘보곰은 길게 흰 발톱이 바위에 닿을 때마다 딸깍딸깍 소리를 냈다. 얕은 물웅덩이에서 느릿느릿 원을 그리며 유영하던 남부 노랑가오리는 날개 끝이 수면에 닿을 때 작은 물방울을 튀기는 소리만 냈다.

이들을 내려다보며 샤망(팔이 길고 두꺼운 검은 털과 목에 축 늘어진 커다란 주머니를 가진 아시아 원숭이) 암수 한 쌍인 나디르와 싸이러스는 하늘에서 서로에게 세레나데를 불러주고 있었다. 이들은 9m 상공에서 봉을 옮겨 다니며 매일 같은 울음소리를 주고받았다.  ...  

이렇게 계속계속 동물원의 구석구석, 하루의 시작을 보여주고, 들려준다.  

환상적이다.  

 

말레이맥은 이렇게 생긴애다.  

 

오랑우탄은 이렇게 생겨서 철학자같은 한숨을 내쉬고  

 

코모도 드래곤은 이녀석. 유독성 침이 흘러나오는 톱니이빨 사이로 쉿쉿 - (클릭하면 커지지만, 클릭하지 마시오. ㅎ)  

 

아.. 이쁜 고양이!과 표범. 우와 레오파드 무늬는 레알 레오파드 무늬구나. 내 셔츠랑 똑같군!  

 

갈가마귀 (갈까마귀가 아니라 갈가마귀가 표준어인가본데?)  

 

표범도마뱀붙이 .... 귀..귀여워! 표범에 붙어 사는 도마뱀인가 했는데, 표범무늬라서 이름이 표범도마뱀붙이인듯하다.  

이녀석은 고양이처럼 구슬피 길게 운다고.  

 

어우 - 귀여워!!  

  

해머코프 새는 꽥꽥거렸고  

아프리카 새인 해머코프는 보츠와나에서 우표로도 나와 있다.  

 

뉴기니아 싱잉독은 짖어댔다. -> 노래했다. 라고 해도 될 듯.   

 

뭐야, 완전 평범한 동네 강아지처럼 생겼는걸?  왜 동물원에?

 

얘가 노래해서 그러나보다.  

동영상 찾아봤는데, 대박  

http://animal.discovery.com/videos/dogs-101-new-guinea-singing-dog.html 

매력 덩어리구나!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종 중 하나이며, 야생의 개이고, 하울링.한다고 하지, 노래한다고 해도 될듯. 아우우우우우우  

고양이처럼 유연하고, 나무도 막 뛰어올라간다. 구석기 시대부터의 개라고 하니, 개조상님. 쯤 될까? 아우우우우우  

 

늘보곰. 킁킁 냄새를 맡으며 햇볕을 향해 터벅터벅 걸어가며, 길게 흰 발톱이 바위에 닿을 때마다 딸깍딸깍 소리를 낸다.  

늘보곰, 혹은 느림보곰의 이름은 발톱이 나무늘보처럼 생겨서 그렇다고 하는데, 절대 느리지 않다고 한다. 이미지 제목이 'deadly dozen india...' 인걸로 봐서 무서운 곰인듯. 다른 이미지들도 늘보곰의 괴력. 뭐 이런거고.  

얕은 물웅덩이에서 느릿느릿 원을 그리며 유영하는 남부 노랑가오리는 날개 끝이 수면에 닿을 때 작은 물방울 튀기는 소리만 냈다. ... 라는 서정적인 글은 남부 노랑가오리의 모습을 확인하는 순간 (물고기포비아인 나에게는) 공포 영화가 되어 버리고 ^^;  

 

이..이놈 독도 있다는데, 그렇게 잡고 있어도 되요? 아저씨들?  

여튼, 저 날개로 작은 물방울 튀기는 소리를 냈다는거지? 아... 신기한 동물원이다. 남부 노랑가오리가 있는 동물원 'ㅅ'
뉴기니 노래하는 개도 있고 'ㅅ' ;;;;  

마지막으로 샤망  

 

9m 상공에서 .. 우와 - 봉과 봉사이를 옮겨다니며 금술 좋은 암수 한쌍이 서로를 위한 세레나데를 불러주고 있다는..  

말레이맥이 뭐더라.. 찾다가 1이 커졌다. ㅎ 글자로 보는 글도 멋있었는데, 뭔가 동물들의 모습을 알고 보니, 더욱 생생해진다.  

멋진 책. 남은 분량이 기대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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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1-08-11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꼭 읽어봐야겠어요. 바로 보관함!

하이드 2011-08-11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재밌어요! 나 당분간 동물원 노래 부를 꺼임. 진짜 페이지가 안 넘어가요. 너무 재밌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