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제 합쳐서 적립금 4만원이 들어온 기념으로, 며칠전 '책을 그만 사야 합니다'? 라는 페이퍼를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몰래' 책을 샀다. 그래. 오른손이 클릭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책 사는 걸 끊어야 한'다고 짐짓 심각한척 글 올린 주제에 작심삼일도 안 되는 이 의지박약 머저리 말미잘 문어대가리같으니라구.
적립금 4만원이 들어왔다잖아. .. 하루가 갈리 없다. 마이클 코넬리의 <시인>을 내가 바로 사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누가 사갈 것 같았다. <목수 김씨의 나무 작업실>도 당장 사야 했고, <미들섹스>1,2도 곧 나갈 것 같지는 않지만, 씨엠립에서 사온 영어 원서와 함께 읽어보고 싶었다. 파스칼 메르시어의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건짓 것 까지는 괜찮았(다고 생각하)는데,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선> 상.새책을 지금 살 필요는 없었다.






바로 어제 받은 주문을 떠올려 보자.




수잔 손택의 <우울한 열정>을 놓칠 수 없었다. 근데, 지금도 아리까리 한 것이 <사진에 관하여>는 분명 있는데, <우울한 열정>이 집에 있는지 없는지 가물가물하다. 처음 찾아봤을때는 분명 없었는데, 고민 끝에 책을 샀으니, 이제 튀어나올 타이밍이다. 그러면 난 꺼이꺼이 울 타이밍이고.
<색채심리> 난 색깔에 대한 책을 좋아한다. * 에바 헬러의 <색의 유혹>1,2권이 중고샵에 나와 있어요* 모으는 편인데, 이 책도 오랫동안 보관함에 들어 있던 것. 에비사와 야스히사의 <야구감독>은 볼까 말까 고민하던 책이긴 한데, <미식 예찬>과 같은 작가임을 알고, 야구, 미식. 이라는 특이한 두가지 주제의 책으로 나와 있는것이 신기하여 사 보기로 했다. 어느 한쪽에 책을 쓸 만큼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쓴 다른 분야의 책은 언제나 꽤 흥미롭다.
<헤세의 인생>의 경우 <헤세의 사랑>, <헤세의 예술>과 함께 나온 책인데, 이런식의 컴필레에션을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 외면했던 시리즈이다. 이것이 폴커 미켈스라는 독일의 헤르만 헤세 권위자가 '심혈을 다해' (?) 엮은 책이라는 것을 알고, 기대해보기로 했다. <헤세의 사랑>과 함께 중고샵에 나와 있었는데, 일단 인생편만 샀다. *<헤세의 사랑>은 물론 이미 팔렸다. * 애덤 고프닉의 <파리에서 달까지>는 약간 모험하는 마음으로 구매. 잘 쓴 여행기를 건지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모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럼 이제, 그저께 도착한 책덩이로 가보자.




러시아의 셜록 홈즈라는 보리스 아쿠닌의 책은 나올때부터 눈여겨 봤던 책이다. 양장본으로 책도 잘 빠졌다. 중고샵에 나왔길래 냅다. <블루의 불행학 특강>은 표지가 경제경영서 같다는둥 투덜거렸지만, 책 자체로는 읽고 싶었던 책이고, 사강의 <한달후, 일년후> *여기 나오는 조제를 보고, 영화 조제, 물고기 어쩌구가 나왔다.* <어떤 미소>와 함께 역시 보관함에 있던 책. 어릴적 <슬픔이여 안녕>을 소담의 책으로 읽었는데, 소담이 아마도 태일소담으로 바뀌어 나온 사강의 책들이라 나왔을때부터 반갑게 보관함으로 들어갔단 책이다.
<지금 한국의 북디자이너 41인> 관심은 갔지만, 가격 때문에(무려 58,000원!) 선뜻 손이 가지 않았던 책이다. 이 책을 중고샵에서 건지고, 진짜 많이 뿌듯했다.
그저께의 전날은 뭔가요? 아마, 전날까지는 아닐거야. '며칠전'이라고 해두자.
며칠전 도착한 책. (다시보니, 그그저께 도착한 책이 맞다. '매일 책지르는 여자' 내가 다음에 쓸 책 제목으로 어때요?)







한 줄에 안 들어가는 군 ... (가슴에 손을 얹고 잠시 반성의 묵념...)
나의 최근의 책지름러쉬는 바로 '모리미 도미히코'로부터 시작했다. 이년이!
요즘 왠만한 300페이지대 가벼운 소장하지 않을 소설들은 다 사지 않고, 서점에서 읽어버리는데, 모리미 도미히코의 책들은 왠지 침대에서 딩굴며 키득키득 읽어줘야 제맛일 것 같았다. '모리미 도미히코'책 어디 중고샵에 없나. 싶어서 들어갔다가 두권 겟. 하면서, 배송비를 안 물기 위해 뒤적여보니 속속 눈에 들어오는 알짜배기들.
*마침 드팀전님이 <화씨451> 페이퍼를 올렸던 시점* <화씨451>도 아싸 하며 담고, 존 어빙의 <사이더 하우스> 왠떡이냐 담고, 포어의 <모든 것이 밝혀졌다>도 기쁘게 담고,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책도 얼른 담고( 가장 빨리 빠지는 책종류의 하나다. 일본 추리소설;) <피카소의 맛있는 식탁>은 내 보관함의 거의 맨 뒷페이지 한 17페이지쯤에 있었는데, 드디어 보관함을 탈출해 장바구니를 거쳐 하이드 책방으로 올 수 있었고, 오길비의 <나는 광고로 세상을 움직인다> 이 책은 내가 신간으로 나왔을때 코엑스 반디에서 만져보며 탐냈던 첫만남의 기억이 있는 책이다. 오길비의 <ogilvy on advertising>은 분야를 막론하고 읽어봐야할 현대의 고전에 속한다. 그 다음으로 읽어봐야할 오길비의 책이 바로 이 책. 온 애드버타이징은 우리나라에는 <광고 불변의 법칙>으로 번역되어 나와 있...었네.
쓰는 김에 택배가 끊임없이 도착하던 와중에 갔던 북페어에서 건진 책 (30%에서 50%, 북스피어책은 막 8-90%!) 도 적어보자. 세상에나, 어떤 사람은 며칠동안의 지름기.만을 읽는 것만으로도 과식한냥 속이 거북하고, 끝까지 읽어내기가 힘들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적는김에 다 적는다.











한길 아트 앤 아이디어 시리즈는 50%, 을유의 책은 30%- 50%, 북스피어의 <리피트>는 헌책다오 새책줄께 이벤트에서 3천원 주고 사고, 그 외의 북스피어책들은 천원 이천원 균일가로 샀다.
<마츠모토 세이초 단편집>상.을 제외하곤 (<목수김씨..>는 새책이긴 하지만 50%) 중고샵과 북페어를 이용한 할인가격으로 구매한 책들이다.
이 페이퍼의 제목이 '책잡담-구매편'인걸 눈치 챘는지 모르겠다. 이 정도 샀으면 뿌듯하고, 당분간 책사는 것과는 이별을 고할법도 한데, 오늘 나온 신간들을 보니, 좌절이다.
오쿠다 히데오는 '귀찮고 싶은 욕구'를 성욕,식욕,수면욕과 함께 인간의 4대욕구로 넣어야 한다고 했다.
내 경우엔 '책 사고 싶은 욕구'가 '성욕'까지는 몰라도 '수면욕'은 가볍게 제치고, 내 뱃속의 아귀한테는 미안한 말이지만, '식욕'과 삐까삐까다. '너 책살래, 밥먹을래' 하는 질문에 대한 내 답은 국민학교 2학년 시절부터 '책' 이었으니, 아, 그렇다고 나의 부모가 비정하게 책과 밥을 두고 나에게 선택을 강요하는 새디스틱한 분들이었다는 건 아니다. 프렌치 프라이와 책 한 권이면 세상을 다 얻은 것만 같았던 어린 시절... 책이 한 권 생기면, 수업이 끝나자마자 어깨 양쪽으로 맨 책가방을 덜거덕거리며 마구 달려 집으로 가 책을 펼치기까지 가슴이 콩당콩당 많이 뛰었던 어린 시절...
어이, 책사는거 미화하지 마시지.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