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쇼핑 - 아무것도 사지 않은 1년, 그 생생한 기록
주디스 러바인 지음, 곽미경 옮김 / 좋은생각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이 모든 생각이 떠오른 건 12월 중순이다. 때마침 나는 뉴욕의 길모퉁이에 생긴 눈 섞인 물웅덩이에 떨어진 장갑 한 짝을 집으려고 몸을 구부정하게 숙이고 있던 참이다. 그와중에 종이 쇼핑백이 진창에 닿으면서 내용물이 젖은 모서리로 쏠리는가 싶더니 어느새 와르르 쏟아지기 시작한다. 몸을 일으켜 세우려고 버둥대는 사이 다른 쇼핑백들이 머리와 양 어깨를 사정없이 후려치고 지나간다. 이게 전부 월마트 때문이란 생각이 퍼뜩 든다. 이런 것이 자유야? 나는 자문했다. 이것이 민주주의라고? 쇼핑백을 마른 땅으로 주워 모으면서 나는 이 모든 것을 거부하기로 마음먹었다.

" 난 이제 사지 않겠어 I'm not buying it"  

제목, 굿바이 쇼핑, 원제 Not buying it, 과 저자가 쇼핑을 하지 않겠다고 마음 먹은 계기만 보면, 이것은 또 쇼퍼홀릭의 이야기인가 싶다. 집세 낼 돈이 없어 걱정하며 600불짜리 마놀로 블라닉을 쇼핑하는 'SATC'의 캐리나 <쇼퍼홀릭>의 레베카처럼 말이다. 접때 케이블에서 본 '쇼핑중독'에 빠진 어느 런던 여자가 생각나기도 하고.  

근데, 그렇지 않다.  

이 책은 마놀로 블라닉이 뭡니까? 먹는 건가요? 하는 사람에게도 해당되는 좀 더 넓은 '소비'에 관한 이야기이다. 소비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유혹을 넘어선 '시스템', '쇼핑'으로 메우려고 하는 밑빠진 영혼의 독.. 그러니, 이것은 '나는 합리적인 쇼퍼.라고 자부하는 당신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편집자인 주디와 정치 컨설턴트인 폴은 중산층에 해당하는 프리랜서다. 돈 많이 드는 땅 미국에서, 수입으로는 좀 빡빡할지도 모르지만, 시골의 5만평 대지와 집, 그리고 뉴욕 부르클린의 30만불이 넘는 집을 가지고 있다. 부동산 자산으로는 100만불 정도 가지고 있다. 부부가 함께 살며 한 명만 '아무 것도 사지 않겠다' 고 결심해서 될 일이 아니다. 주디의 어느 처참했던 오후 이후 부부는 함께 결심한다. 생필품과 식료품만 사기로 한 그 결정에서 '이야기거리'와 '만약 내가 1년동안 아무것도 사지 않는다면' 에 대한 생각거리가 무궁무진하게 생긴다. 

저자의 자산뿐만 아니라 저자의 취향도 이야기해두어야겠다. 채식주의자에 환경주의자. 뉴요커와 영화를 좋아한다. (영화는 생필품에서 빠져서 무지 괴로워하지만, '뉴요커'는 뺄 수 없었다.) 비싼 프랑스 원두를 사서 먹지만(생필품에 들어갔다) 밖에서 커피를 사먹지는 않고, 거대기업과 핸드폰을 반대하며, 집에 전자렌지가 없다.  

12월 31일 밤까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조금 과다하게 사두고, 요리하느라 그랑마니에 리큐어 한 술이 필요하다고 했더니, 폴이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제일 큰 리큐어 병을 사 온다거나 하는 식으로. 12월 31일 밤 '아무것도 사지 않는 1년'을 위해 건배하고, 밤 10시 콘크리트로 만든 작은 아기 코끼리 장식물이 소개된 것을 표시해둔 카탈로그를 발견하고 마지막 주문을 한다.  

콘크리트 아기 코끼리 장식물을 마지막으로 '아무것도 사지 않는 1년'이 시작된다.  

이야기는 1월, 2월, 3월 ... 이렇게 월별로 진행되고, 안에는 다이어리처럼 날짜와 그날 그날의 소회와 진행사항들을 적고 있다. 챕터가 날짜로 나뉘어 있기는 하지만, 날짜별로 읽는다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는다. 그만큼 각각의 이야기가 재미있거나 알차다.  

그들은 '생필품'의 정의에 대해 고민하기도 하고, '자발적 가난' 그룹에 가입하기도 하며, '사지 않는 것'에서 스트레스를 받기도, '사지 않음'으로 인해 인간관계와 주흥을 잃어버리게 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느끼기도 하며, 필요하지 않는 것을 사는 것에 진저리를 치다가도, 무언가를 사서 선물하며 '한번 더 사랑한다고 말하는 쇼핑의 의미'에 새삼 눈을 뜨기도 한다.  

자기반성으로 시작했지만, 쇼핑은 공허하고, 자발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자발적이 아니고, 지구를 망치는 악의 축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도 하며 쇼핑하는 사람들에 대해 판단하는 것을 그만두고, 아무것도 사지 않으며 절제했던 1년의 경험, 혹은 수행(?)으로 '소비'의 의미에 대해 새로이 눈을 뜨게 된다는 해피엔딩이다.  

과장되지 않고, 소소하고, 담담하게 삶에서 빠질 수 없는 '소비'를 이야기하고 있어서, 읽으면서 나는 감히 '아무것도 사지 않는 1년'을 시도하지는 않겠지만, 나의 '소비 생활'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다만, '필요한 것만 사기' 는 가장 쉬운 일인가, 불가능한 일인가에 대한 답은 아직 내리지 못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사는 물건은 필요해서 사는 것으로,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것은 거의 모두 생필품이라고 여긴다고 한다. '적당히 안락한' 삶이란 언제나 손이 닿는 한 뼘 너머에 있는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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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오페르 2010-06-20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보니 법정스님의 '무소유'가 떠오르네요. 모르는 많은 사람들은 무소유가 말그대로 사지않고 가지지않는 일종의 자발적 가난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는 필요한 것만 소유하고 불필요한 것으로부터의 자유를 뜻하는 것이죠.
완벽이란 더하고 더해서 더이상 더할수 없는 상태가 아니라, 빼고 빼서 더이상 뺄것이 없는 상태라는 말과 비슷한것 같습니다.
저는 거의 굿바이쇼핑을 어느정도 행하며 지내고 있는것 같네요.ㅎㅎ;

Kitty 2010-06-20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이거랑 비슷한 주제의 책을 읽는데 지름;;에 대해 느끼는게 많아요.
별 관심없는 분야라서 잘 몰랐는데 관련 책이 정말 많이 나와있더라고요.
이 책도 다음번 주문에 넣기로 했어요. 장바구니에 담아갑니다 ㅎㅎ
그러나 느끼기만 하면 뭐하나 저는 오늘도 인터넷 쇼핑으로 이것저것 잔뜩 샀을 뿐이고 -_-a
 

"근데 주디스, 올리브 말이야..." 눈을 가늘게 뜨고 심문하듯 빤히 쳐다보며 찰리가 입을 뗀다.
"올리브가 생필품에 들어가?" 이런 것들을 묻는 사람들에게 폴과 나는 그것들 혹은 1파운드에 7달러나 하는 프랑스산 커피 원두를 생필품으로 선정한 데 대한 어떤 이유도 핑계도 댈 수가 없다. 와인에 대해서는 우리의 의견이 엇갈린다.
"난 이탈리아 사람이야." 폴이 주장한다. "나한테 와인은 우유나 다름없어." 나의 눈썹이 치켜 올라간다.  

주디스 러바인 <굿바이 쇼핑 Not buying it> 中  

편집자인 주디스와 정치 컨설팅을 하는 폴은 어느 연말 '1년간 쇼핑을 하지 않기'로 결심한다. 식료품과 생필품은 예외이다.
이들은 평범한(?) 미국의 중산층이다. 쇼퍼홀릭이라서 무언가 사지 않으면 금단증상이 오는 중독자도 아니고, 채식주의자에 전자렌지도 없는 비교적 검소한 편인 영화와 책, 스키를 좋아하는 부부이다.

1년간 쇼핑하지 않기.의 시작은 '생필품'을 골라내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 책을 보다보니, 나의 생필품은 무엇인가 생각해보았다. 내가 저자처럼 '1년간 아무것도 사지 않기' 를 결심한다면, 나의 '생필품'은 어떤 물품일까?  

(ㅇ) 고양이 사료, 캔, 모래 ( 캔이 간식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신장기능이 약한 고양이에게 습식을 할 수 있는 캔은 필수다)
(x) 고양이 캣닙, 쥐돌이(장난감)
(ㅇ) 커피, 돌얼음 ( 이건 양보할 수 없다. 커피와 풀무원 돌얼음!)
(x) 술
(ㅇ) 여성용품, 치약, 샴푸, 비누 
(x) 화장품, 컨디셔너
(ㅇ) 핸드폰, 인터넷 ( 핸드폰비는 다이어트 요금제이고, 전화도 거의 쓰지 않지만, 그렇다고 핸드폰을 없앤다거나 하고 싶지 않다. 인터넷은 당연히 없앨 수 없고) 

이 정도가 식료품을 제외한 나의 생필품이다.  

생필품의 포인트는 고양이와 커피, 돌얼음일지도.  
남들에겐 그렇지 않은 것이 나에게는 생필품이 되는 것. 그것이 바로 포인트  

이 부부의 가장 큰 괴로움(?)중 하나는 영화를 보지 못하는 것이다. 그것이 나에게는 '책'일 것.
'책'은 아무리 봐줘도 책으로 불을 피우거나 밑을 닦지 않는 이상 생필품으로 보기에는 무리무리

게임중독인 어떤 아이가 나에게 '그럼 누나는 책중독이네요' 라고 말했다.
'아니, 책은 중독이 아니지, 밥을 매일 먹는다고, 밥에 중독 되었다고 하지는 않잖아?'
'게임도 마찬가지에요 '
게임에 중독된 것과 책에 중독된 것을 내심 같은 선상에 절대로 놓고 싶지 않았던 나는 근거 없는 '그건 좀 다르지 않나' 를 자신 없게 대꾸하다가 '하긴 활자중독이란 것도 있긴 하지' 로 한 발 물러섰다. 

아침에 그런 대화도 있었으니

책은 '생필품'이 아닙니다. 하이드가 '1년간 아무것도 사지 않기' 를 한다면, '책'은 생필품'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사지 않겠습니다. ... 그러나 적립금으로 사는건 괜찮을까요? (한달에 적립금 기십만원 들어오는 하이드 'ㅅ' ... 바..반칙일까요?)   
적립금으로 사는 것도 안 된다. 하여도, 다시 생각해 보아도, 책은 생필품이 아니니깐, (커피는 되는데 책은 왜 안돼?)
1년간 안 사겠어 -  

물론 이렇게 쏘쿨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건 첫째, 나는 '1년간 아무것도 사지 않기' 같은 결심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고, 둘째, 1년이 아니라 한 10년쯤 사지 않아도 읽을 책들을 이미 잔뜩 쟁여놓았기 때문이지요. (반성해!)  

<굿바이 쇼핑> 사세요, 재미있고 유익해요.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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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0-06-18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 임펙트 맨...저거 다큐로도 나왔습니다..^^

무해한모리군 2010-06-18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 저도 술이라든지, 커피라든지 막 이런거때문에 고민할듯 해요 ^^

그런데.... 화장품이 생필품에서 빠지셨군요!
(전엔... 저도 그랬는데.. 요즘 왠지 안바르면 불안해져요 ㅠ.ㅠ)

하이드 2010-06-18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장품이 빠진 이유를 구구절절 썼다가 지웠어요. 여름에는 화장품 없어도 되고, 겨울에는 로션 정도는 있는게 좋고 그래요. ^^ 술과 책은 과감히 뺀 항목에 속합니다.

메피님, 오오 그런가요? 책 몇 권 엮어서 페이퍼 쓰고 싶은데, 아직 <노 임팩트 맨>을 못 읽어서 살까 말까 하고 있었어요.

pjy 2010-06-18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가지고 있는걸로 연명하는걸로 하면 꽤 오래 버틸수 있겠는데요,,워낙 질러대서ㅋㅋ;
서른전에는 화장품이 생필품은 아니었는데 이제는....;

하이드 2010-06-18 18:18   좋아요 0 | URL
저역시! 기초는 몰라도 색조는 뭐 유효기간 1년은 거뜬히 넘으니깐, 사둔 걸로도 1년 정도는 거뜬거뜬 버팁니다. ^^

2010-06-18 1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18 18: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에이프릴 2010-06-18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년초마다 세우는 계획중에 하나가 쇼핑안하기...였는데;;
해마다 세우고 해마다 못지켜요 ㅠ.ㅠ
1년간 쇼핑하지 않기...를 계획한다면 저는 뭘 생필품으로 골라야할런지..흠흠-
아마 빼야할 목록엔 홍차, 화장품, 가방!, 사놓기만하고 착용도 안하는 악세사리들, 사놓고 안신는 신발들,
뮤지컬(-_ㅜ 빼야할까요)..윽! 빼야 할 목록 보다는 생필품 고르는게 더 빠르겠네요 ㅋㅋㅋ
근데 여행도 빼야하나요? 으흐.

전 오늘 숙소도 구해서 돈도 보냈고, 항공도 결제해서 좌석업그레이드 신청해놨어요 -_-v
드디어 갈수있는건가요 ㅠ.ㅠ 이번에도 이런일 저런일 때문에 좌절될까봐;;;

하이드 2010-06-18 18:16   좋아요 0 | URL
이번에는 무슨일이 있더라고 가겠다고 결심해. 이렇게나 여러번 시도하는 것도 장하지만, 그래도 기세가 너무 여러번 꺾이는 것도 좋지 않다고 생각하니깐. ^^ 맘 비우고 빠리 생각만 하라는 ~

2010-06-18 16: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18 18: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Azul 2010-06-18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면생리대를 쓰시면 여성용품으로부터도 자유로워지실텐데...^^
요즘 많이 나오는 거창한 모양의 날개까지 달린 면생리대를 사서 써도 좋겠고,
기저귀 천을 적당한 길이로 잘라 양끝을 감칠질해서 접어 쓰면 되는데요.
일회용 생리대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면생리대에 대해 흔히 하는 많은 걱정들이 있지요.
새지 않을까, 두꺼워서 티나지 않을까, 빨래는 또 얼마나 어려울까...
제가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한번만 써봐!!!
진짜 한번만 써보면 이렇게 좋은 걸 왜 그동안 안 썼을까 하게 된답니다. ^^

세실 2010-06-19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 생필품은 먹거리. 굶고 살수 없잖아요. 버리는 것만 안하면 괜찮을듯.
안사도 될것들은? 살까말까 고민중인 카메라(꼬진 카메라로 버텨도 되긴 하겠죠), 많은 악세서리들, 원피스 포함 옷들. 먹거리만 있으면 되어요. 저도 7월엔 불끈. 아 휴가는 가야겠죠?
 
시간 상자 베틀북 그림책 86
데이비드 위스너 지음 / 베틀북 / 2007년 4월
구판절판


상상력의 대가, 흡입력 있는 그림 이야기를 보여주는 데이빗 위즈너의 그림책입니다.
이작가의 책을 몇 권인가 봤는데, 리뷰를 올리는 건 처음이네요.

시간상자가 뭘까, 표지를 보고 상상해보실래요?

* 길쭉한 사진은 클릭하면 커져요 ;)

여름 어느 날, 해변에서 소년이 무언가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들어가는 페이지부터 예사롭지 않습니다.

눈.. 이 보이세요? 집게 소라의 눈, 더듬이(?)와 발, 등무늬가 섬세합니다.
그리고 그 뒤에는 ... 눈!

눈의 정체입니다.

가족끼리 나들이 온 바닷가, 소년이 돋보기를 들이대고 집게소라를 관찰하고 있네요.

엄청난 시야지요? 돋보기로 강조된 눈, 이전 페이지에서 보았던 집게 소라가 손바닥 위에서 이제 제 크기를 찾았어요. 소년 옆의 녹색 배스킷 안에 소년이 채집해 온 바닷가의 무언가들이 잔뜩이에요, 그 옆 지퍼락 안의 현미경, 소년의 팔꿈치 앞에 놓여 있는 보물상자스러운 상자 안에 삐져나온 문어발(?)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데이빗 위즈너는 시야와 구도, 레이아웃을 자유자재로 이용하며 줌인 줌아웃을 하는 작가입니다. 굉장히 역동적이지요. 이야기와 사실적인 그림체, 그 상상력도 놀랍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서 일가를 이루었고, 그것이 바로 독자들의 눈을 잔뜩 사로잡는 요소가 아닌가 싶습니다.

집게 소라를 놓아준 소년이 다시 바닷가로 나가서 이번에는 게를 보던 중에 파도에 휩쓸립니다. 두구두구두구 사건의 시작을 암시-

큰 파도에 휩쓸려 온 그것,

수중 카메라?

따개비가 붙고, 문어 장식이 있는 카메라에요.

카메라 안의 필름을 현상한 소년은 ... 놀랍니다.

우앗!

놀라운 바닷속의 모습이 사진에 담겨 있습니다.

데이빗 위즈너가 '사진'이라는 매개체를 이용해서, 줌 인 & 아웃을 하는 장면들은 정말 환상적입니다.

놀라운 바다 사진들 같이 감상해보실까요?

바다 사진들을 넘겨 보다 왠 소녀의 사진이 나왔습니다.

소년은 사진을 들고 있어요, 그 사진 안에는 소년이 있네요. 그 소년은 사진을 들고 있고, 그 사진 안에는 또 다른 소녀가, 그리고 그 소녀가 들고 있는 사진 안에는 또 다른 소녀가....

점점 작아지는, 이 익숙한 재미!

돋보기를 들고 보는 소년,

돋보기로 또 한 명의 소녀와 그 안의 소년과 그 안의 소년까지 확인한 소년은
이번에는 현미경을 꺼내 듭니다.

10배율, 25배율, 40배율, 55배율, ..... 그리고 70배율에서 드디어

소년은 만납니다. 언제쩍 사진일까, 아주아주 오래 전에 처음 사진을 찍었던 바로 그 소년을..


곰곰히 생각하던 소년은 사진을 찍습니다.


그리고 '시간 상자'를 다시 바다로 돌려보냅니다.

바다에 사는 여러 바다생물들의 도움을 받아

시간 상자는 어느 해변의 어느 소녀에게...

바다를 통해 오래도록 이어져 온 오랜동안의 소년소녀들의 꿈과 희망과 상상력을 담은 시간상자가 전해집니다.

이번에는 또 어느 해안에서, 또 어떤 소년 혹은 소녀가 그 꿈을 만나고, 그 꿈을 전해주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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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오페르 2010-06-18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도 참 좋고 구성도 마음에 드네요. 이런 상상력 좋네요. 리뷰 잘 봤습니다~^^

혹시 이 리뷰가 작성중 날아가 하이드님을 우울하게 한 재작성 리뷰인가요? 아니면 사토리얼리스트 이거나요.

둘다 멋진데요.ㅎㅎ

하이드 2010-06-18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아간 리뷰는 사토리얼리스트에요. ^^ 데이빗 위스너의 책을 보면, 뭐랄까, 타고난, 천재성이 느껴져요.
이 사람 책이 유독 글씨 없는 상상력 만빵 책이 많아요. (글씨 있는 책을 못 본듯) 그림 보면 후드득후드득 넘겼는데, 리뷰 쓰면서 찬찬히 보니, 독자를 들었다 놓았다 하는 솜씨가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책은 늘 도착하지만 'ㅅ'  

 

오늘 도착한 너세네이얼 웨스트 세트는 이번 마음산책 블로그 이벤트에서 받은 책 음하하~   
오래간만에 너세네이얼 웨스트나 쭉 읽어봐야겠다. <거금 100만 달러>는 번역본으로는 처음 읽는거라 기대기대

  

빠져들 것 같은 표지

냉큼 세트를 골랐는데, 기꺼이 보내주신 마음산책 출판사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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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오페르 2010-06-16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번에 마음산책 이벤트 응모글에서 이 세트 열렬히 바라시는것 봤는데 당첨되어 받으신거 보니 다행이고 좋네요.
축하드립니다.^^
하이드님 덕분에 이벤트의 물결을 타고 알라디너 분들 많이 되고 상부상조 하는 모습 만들어진거 보기 좋았습니다.

순오기 2010-06-16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은 마음산책 이벤트를 알린 일등공신이잖아요~ 충분히 받으실만 하지요.^^

무해한모리군 2010-06-16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양새가 정말 곱네요. 축하드립니다 ^^
저는 발명마니아를 받았어요.

Kitty 2010-06-17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저도 덕분에 책 잘 받았어용~

물론 책은 늘 도착하지만 'ㅅ' <- ㅋㅋㅋㅋ
 
너는 어디서 읽니?
제랄딘 콜레 지음, 마갈리 르 위슈 그림 / 다른세상 / 2010년 6월
절판


너는 어디서 읽니?

제랄딘 콜레가 썼고, 마갈리 르 위슈가 그렸어요.

여러분은 어디에서 읽으세요?

마갈리 르 위슈의 그림은 유쾌합니다!

개나리 노란색의 표지를 넘기면, 발랄한 '책' 그림, '책 읽는' 그림들이 잔뜩입니다.

판형은 작은 판형이고, 사진 보다는 옆으로 좀 더 넓어요.

루시는 침대에 누워 읽습니다.
오오. 어릴때 저도 침대에 누워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손전등으로 책을 읽곤 했어요.

마리우스는 마구 달리는 버스 안에서 읽는게 가장 좋다네요.

으으.. 저는 버스에서 읽으면 멀미 나요. 하지만, 기차 안이나 비행기 안에서 읽는 건 아주 좋아해요.

폴은 학교 수업 시간에 몰래 읽습니다.

오오.. 저도 고등학교때 늘 몰래 영웅문을 (...응?) 읽었어요.

데데는 카페에서 대충 읽는 걸 좋아한다네요.

음음.. 카페에서 읽으면 대충 읽게 될까요? 만화책은 초집중해서 열심히 읽을 수 있는데 말이에요.

노에미는 서점에서 책을 삼킬듯이 노려보며 읽어요.

아아.. 저는 서점에서는 책을 대충 읽어요.

'로레트, 너는 어디에서 읽니?'

여러분은 어디에서 읽으세요?

알뱅은 욕조에서 읽어요.

헤헤.. 저도 좋아해요. 욕조에서 읽는 거.
요 페이지 좋아해요. 장난감 디테일이 아주 귀엽거든요.

'로레트 너는 어디에서 읽냐구?'

어딜까요?

아하!

책을 읽는 다양한 장소와 늘 책을 가까이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책과 가까워지게 하는 그림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림도 글도 맘에 들어요. 아, 이건 프랑스 그림책.. 이라는 느낌. (이라고 해봤자 프랑스 그림책들도 무척 다양하지만, 아무튼요)

어디에서고 함께 하는 좋은 친구, 책이라는 좋은 친구

여러분은 어디에서 읽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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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i 2010-06-16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누워서 읽어요. 불 켜놓고 이부자리에서. 그래서 하드커버를 안 좋아하지요;
대체 하이드님 때문에 장바구니가 빈 날이 없어요. 책책책,책임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