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류와 펜류에 대한 욕심을 놓지를 못하고 있다. 다른 모든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혹은 정말 좋아했던 것들은 언제 좋아했었나 싶게 다 놓았는데 말이다.
맛집 찾아 다니고, 와인 마시고, 야구 보고, 여행 다니고, 전시 보고, 공연 보고, 옷 사고, 신발 사고, 머리 하고, 화장품, 향수, 향초, 인형, 악세사리, 등등 온갖 것 다 지금도 좋아하지만 하면 좋고, 안 해도 아쉽지 않은 것들이고, 안 하고 있다. 근데 노트와 책 같은 종이와 책관련 무언가들과 펜류를 놓지를 못하고 있고, 이런 것들을 사고 싶은 만큼 사지 않기 위해 요샛말로 뇌에 힘줘야 한다. 스트레스 받으면 풀리는 제일 약한 고리이기도 하다. 다른 모든 것들에 대한 욕심이 없어진 것처럼 지류펜류 과소비에 정신 차리는 날이 오긴 올까.
오늘 누가 사주 본 이야기 하길래 내 사주 찾아봤는데 (신한생명 무료운세) 목이랑 수가 없어서 직간접 나무 관련 일하면 좋다고 한다. 목이 무려 0인데, 그래서 내가 종이에 집착하고 계속 모으는구나! 생각하며 약간의 죄책감을 뭉쳐서 버렸다.
어제는 포스트잇과 마스킹 테이프로 책갈피 만드는 걸 보고, 과거에 사제낀, 버리기도 뭐한, 그러나 쓰지도 않는 마스킹 테이프들을 꺼내어 간만에 넷플 틀어두고 가내수공업으로 북마크 다량 제작. 어린이들 나눠주고, 나도 두고두고 쓰려고. 읽는 사람에게 지금 책 어디쯤 있는지 알려주는 북마크 많아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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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킹테이프로 만든 북마크 실용적이고 느낌도 좋고 엄청 예쁘다. 내가 엄청 예쁜 마테만 사서 드글드글 모았으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