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약 ‘나는 앞으로 무엇이 될 것인가‘에 대한 답부터 구한 다음 크리에이티브한 작업을 시작하려 했다면, 아직도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한채 내 존재에 대한 고민만 계속하고 앉아 있었을 것이다. 경험으로 볼 때, 뭔가를 만들어내는 행위와 과정 자체에서 내 존재를 이해할 수 있었다.
당신은 벌써 준비가 됐다. 당장 뭐라도 만들어내라.
- P37

"새로운 동작이란 건 없어요." 농구스타 코비 브라이언트는 그가 코트 위에서 보여주는 모든 동작들은 선배 영웅들의 비디오를 보고 훔쳐온 것이라고 고백한 바 있다. 코비가 그 동작들을 훔쳐왔다 하더라도 완벽히 재현해낼순 없었을 것이다. 코비의 신체조건이 그들과 달랐기 때문에 훔쳐온 동작들을 자신의 신체에 맞게 변형시켜야 했기 때문이다.
코넌 오브라이언은 처음엔 선배 코미디언들을 본받기 위해 애쓰지만 그들에게 못 미친다는 걸 알게 되고, 그럼으로써 결국 자신만의 고유한 스타일을 찾아냈다고 했다. 자니 카슨은 잭 베니처럼 되려고 노력했지만 자니 카슨이 됐다. 데이비드 레터맨은 자니 카슨을 무던히 모방했지만 결국 데이비드레터맨이 됐다. 코넌 오브라이언은 데이비드 레터맨처럼 되고자 애썼지만결국 코넌 오브라이언이 됐다.
- P48

난 이제 모든 작업을 이런 식으로 한다. 내 작업실에 두 개의 책상이 있는데 하나는 아날로그 책상, 하나는 디지털 책상이다. 아날로그 책상 위엔 마커, 펜, 연필, 메모지, 신문들만 있다. 이 책상 위에 전자용품은 출입금지다. 여기서 내 모든 작품이 탄생하고 작업의 모든 흔적과 스크랩 잔여물들이남아 있다. (컴퓨터 하드드라이브랑은 달리 종이는 빽이 나지 않는다.) 디지털 책상 위엔 노트북이 있고 모니터, 스캐너, 태블릿이 있다. 이 책상 위에서나는 작품을 편집하고 발표한다.
- P70

집을 떠나야 하긴 해야겠는데 어디로 가면 좋을까? 어디서 한번 살아봐야 할까?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많지만, 모든 건 전적으로 당신의 취향에 달렸다. 개인적으로 나는 나쁜 기후가 작품활동에 더 좋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밖에 나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아 작업실에 머물며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클리블랜드에 살 때 혹한의 긴 겨울 동안 많은 작품들을 만들어냈다.
지금 이곳 텍사스에선, 지긋지긋하게 더운 여름에 모든 작업들을 했던 것 같다. (클리블랜드의 겨울과 텍사스의 여름은 길이가 거의 비슷하다. 둘 다 반년쯤 되니까..) - P106

나는 나중에 작품활동에 써먹을 수 있는 것들을 얻게 해줄 일을 구하려고 애썼다. 도서관 일에서 리서치하는 방법을 배웠고, 웹디자인 일에선웹사이트 만드는 법을, 카피라이터 일에선 말로 세일즈하는 법을 배웠다.
일을 갖는 것의 가장 큰 단점은 시간을 뺏긴다는 점이다. 그러나 크리에이티브한 작업 시간을 매일 일정하게 배분하는 스케줄을 짜면 되기 때문에큰 문제가 되진 않는다. 규직적인 생활 계획을 세우고 지키는 것이 시간을잔뜩 갖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무기력은 크리에이티브에 암적인 존재다. 항상 리듬을 타고 있어야 한다. 한 번 리듬을 잃게 되면 작품활동이 두려워지기 시작하고, 또 스스로 이런 끔찍한 상태가 꽤 지속될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에, 흐름을 되찾을 때까지는 쭉 끔찍한 상태로 지낼 수밖에 없다.
해결법은 간단하다. 내가 언제 시간을 내서 작품을 만들 수 있는지, 언제작품을 위한 도둑질을 할 수 있겠는지 잘 따져본 다음, 일단 출퇴근을 열심히 하라. 그리고 무슨 일이 있어도 매일 작품활동을 해라.  - P134

멈추지 마라. 이렇게 쭉 하다 보면 ‘시간이 더 많이 주어진다고 해서 더많은 일을 하는 건 아니다‘ 라는 파킨스의 법칙이 맞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분명 재미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이중생활을 하고 있다는 느낌도 자주들 것이다. 시인 필립 라킨이 말한 최고의 비법은 다음과 같다. "철저히 정신분열증으로 살면 된다. 이 사람으로 살다가, 저 사람으로 살다가, 각각은 서로의 피난처가 돼줄 테니."
적당한 보수를 받고, 구토 나올 정도로까지 바쁘지 않으면서, 남는 시간에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는 것이 요령이다. 좋은 일자리를 찾는 게 쉽진 않겠지만, 있긴 있다.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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