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리뷰를 쓰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고,  누구나 인정하기는 힘든 '책의 질'보다는 물량주의로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한달에 몇권씩 읽었는지 리스트 업을 하기 시작한 작년 8월은 알라딘을 시작한 작년8월이고, 미스테리소설을 읽기 시작한 작년 8월이다.

리뷰를 쓰면서 책의 내용을 한번 더 돌아보고, 월말에 리스트업 하면서 또 한번 생각해보고 그러면서 소화를 시킨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악령 상하를 읽는 것과 에쿠니 가오리( 이름 맞나? -_-a) 의 책 한 권읽는 것을 같이 카운트 한다는 것이 공평치 않다는데서 물량주의의 문제점은 드러나지만, 애써 외면하며 한달에 스무권, 스물한권. 그런식으로 권수를 헤아리는 것이다. 근데 나는 사실 에쿠니 가오리의 책을 거의 안 읽으므로 한달에 한두권씩 읽는 그림책( 30분이면 읽는) 을 요주의하여야 할것이긴 하다. 한번은 그림책은 0.5권 혹은 0.2권으로 카운트를 해볼까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내가 10분이면 읽는 그림책이라고 해서, 그림 그린 사람들이 도스토예프스키만큼 고민 안했을리도 없고, 10분만에 술술 그려냈을리도 없다 싶어서 여전히 한권으로 카운트를 해야지 고민한다.

2004년 리스트는 숨어버렸고, 2005년의 리스트를 보면, 매달 초 1-10일은 하루나 이틀에 한권씩의 리뷰가 꾸준히 올라오고 중순에는 2-3일에 한번 올라올까말까 하면서 점점 뜨문뜨문해서 결국 30일에 20여권의 리뷰가 올라가게 된다.

'권수'에 집착하고 '장르'에 집착하는 무엇이 선인지를 망각한듯한 나의 이 집요한 독서 버릇은 미스테리 소설 많이 읽을때는 반 이상은 타장르의 소설을 읽자.가 모토였고, 리뷰의 카테고리를 국가별로 나눈 다음에는 카테고리별로 독서를 하자. 가 모토였던적도 있다. 그러나 모토는 모토에 머무를뿐.

내맘대로 끌리는대로 읽는다. 다만 섣불리 잡으면 이달의 리뷰는 다 종칠것 같은 도스토예프스키의 '백치'를 며칠째 들었다 놨다 하고 있고, '빈서판' 역시 표지를 펼쳤다 말았다 하고 있다는거.

한달에 삼십권 이상 읽지 않기. 따위를 목표로 잡아서 삼십권을 3주안에 읽으면 나머지 한주동안 느긋하게 시간걸리는 독서를 할 수 있을래나.

으으으 이 말도 안되는 집착에서 벗어나기란 서재의 달인 5000원적립금에 집착하지 않기보다 더 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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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4-11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십권... 허걱...

울보 2005-04-11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대단해요..

울보 2005-04-11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9912783

하이드 2005-04-11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깐 목표는 백권은 못잡겠습니까만.^^;;; 한달에 정작 읽는건 이십권 정도라구요. 술술 잘 넘어가는 책도 다 포함해서요. ^^

날개 2005-04-11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떻게 얘기하든, 하이드님이 독서광인건 부인할 수가 없어요..^^ 대단해요~~!

Phantomlady 2005-04-12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십권이라 흠흠.. 나도 할리퀸 로맨스까지 포함하면 그리 될 거 같다마는.. -_-;

perky 2005-04-12 0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치를 들었다놨다 하고 계신다는 말에 가슴이 철렁..^^;; 조금만 더 읽어보면 정말 재밌으실 거예요. 아가페적 사랑 이야기에요. ^^ (그의 4대 장편중엔 가장 읽기 쉬웠던 책이었어요,저에게는.)
사실, 저는 일년에 100권 이상 읽기. 같은 목표 안세운지 오래됐어요. 한때 그런 목표 많이 세웠었는데, 그러고나면 두꺼운 책들을 잘 안읽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양보다 질을 우선시하자를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질 좋은 책들만 읽는 것은 아니지만서도..^^;)
암튼 하이드님 정말 대단하세요. 꾸준히 읽으시는 독서열과 계속적으로 구입하시는 많은 책들, 여러장르의 책들을 골고루 읽으시는 모습..언제나 존경할만 합니다. ^^

하이드 2005-04-12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에요. perky님 소설읽는건 시간낭비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보시면 제 독서리스트는 꽝일껄요? ^^a 아,저도 빨리 물량주의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snowdrop/ 동생이 빌려오는 열권, 스무권짜리 환타지소설까지 합하면 잘나가는 달은 백권도 읽을껄 ㅋㅋㅋ

하이드 2005-04-12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앙신의 강림 마지막권 봐야하는데;;; 동생이랑 나랑 '앙신의 강림' 이후 모든 환타지가 허접해보이는 후유증을 겪고 있다구.

marine 2005-04-12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저도 한동안 그것 때문에 고민이었어요 제가 한창 독서에 탐닉할 때는 강박증에 사로잡혀 매일 두 권에서 세 권까지 읽었다니까요 그러다 보니 복잡하고 어려운 책은 잘 안 읽게 되고, 나중에는 권수 채우기에 급급했답니다 그 때 제 이상향은 다치바나 다카시였죠 ^^ 지금은 시간적 여유가 워낙 없어 일 주일에 한 두권 씩 부담없이 읽고 있습니다

하이드 2005-04-12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나나님 오래간만이여요! 생각나네요. 나나님 새벽에 일어나서 책 두권씩 막 읽고 그러시던거. 전 마음만 조급하지 그렇게는 못하구요. 여튼 이런 조급증도 한때이길 바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