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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세계문학 단편선 세트 - 전9권 ㅣ 창비세계문학 단편선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타데우쉬 보로프스키. 나쓰메 소세키.스져춘. 드니 디드로.후안 / 창비 / 2010년 1월
품절
창비에서 세계문학전집이 나왔다고 했을때, '또 세계문학전집이야?' 싶었다.
불황에는 안전빵, 세계문학전집이 최고, 라고 작년부터 여기저기 메이저 출판사에서 세계문학전집이 나오기 시작했고, 창비의 세트같은 경우에는 5년간의 준비 끝에.. 라고 하니, 비슷한 불황의 시기에 다들 준비를 했는지, 어쨌는지..
그러나, 창비의 세계문학전집 세트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102명 작가의 114편 수록! 이라는.
그렇다. 이것은 단편집인 것이다.
확실히 이미지로 보는 것과 실사를 보는 것은 틀리고( 책을 팔기 위한 모든 사람들은 인터넷 이미지에도 신경쓸지어다. 그렇다고 창비의 인터넷 이미지가 나쁘다는건 아니지만, 실물과는 많이 다른 느낌인걸.)
국가별 단편집이라고 해서, 너무 과격한 분류 아니야? 미심쩍었는데, 국가 이름은 다행히! 책 표지에 안 들어가 있다.대신에, 표제작으로 뽑아 놓은 제목들이, 어휴,
날 죽이지 말라고 말해줘!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
무도회가 끝난 뒤
신사 숙녀 여러분, 가스실로
등등의 가장 독특하고 눈길 끄는 제목들로 책의 제목이 구성되어 있다.
책에 관심없는 동생마저 '뭐, 날 죽이지 말라고 말해줘!' 라며, 관심을 보일 정도이니 대단히 잘된 제목에 꽤 괜찮은 표지다. 글박스가 맘에 들지 않았지만, 실물은 실사 보시다시피, 거슬리지 않는 만듦새이다.
양장본에 꼼꼼한 만듦새이다. 최근 런칭한 모출판사의 토나올 것 같은 제본을 떠올려보면, 정말 잘 만들었다. 양장본이 이렇게도 빠질 수 있다는걸 새삼 깨달았다.
다시, 최근 런칭한 모출판사의 전집은 종이질로는 최강이다. (종이질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최강 무겁다.) 창비의 책은 이렇게 꼼꼼한 양장본으로 반양장의 그 책들보다 더 가볍다. 짝짝짝
판형은 약간 넓찍한 판형이다. 민음사의 책과 비교해보면 볼만할듯.
종이질, 만듧새, 레파토리(이건 이미지를 보고 모든 것이 대략 불만이던 때에도 맘에 들었음), 죄다 맘에 든다.
이런 깔끔한 내지에 감동하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널찍한 판형에 종이질은 전집류중 가장 좋은 거보다 바로 아래 단계, 근데, 여기서 가장 좋은 것이 가장 무거운 것을 말한다면, 개인적으로 이 종이질이 더욱 맘에 든다.
민음사의 폭좁은 판형에 좀 많이 질린터라 널찍한 판형도 좋구.
각 단편은 작품 말미의 '더 읽을 책' 과 작품 초반의 '작가 소개'로 이루어져 있어,
시리즈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보시다시피, 몽환적인 표지의 아련한 무광과 글박스의 유광이 세련되게 어우러져있다.
일단, 양장본에 인쇄 퀄러티가 무척 높으므로, 무지 만족스럽다.
이제 ... 읽을 일만 남았습니다. 네. 암요.
낯 익은 작가 작품의 초역, 새로 소개되는 작가들의 단편, 이 시리즈는 이번 한큐로 끝난다고 하니, 단편집을 좋아하고, 전집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간만에 기꺼이 질러도 좋을 세트가 나왔다.
아, 하나 이야기해두어야 할 것은 창비의 소세끼는 소세끼가 아니라 나쯔메 소오세끼다. 현행 외래어 표기법이 표방하고 있는 영어 중심의 일방적인 표기법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원어 발음에 가장 가까운 한글표기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럴듯한걸?
편집상의 문제나 에러가 아니랍니다. ^^
이 이야기를 페이퍼에 썼더니 무려 네분께서 창비의 표기법에 대해 알려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라는 수상소감식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