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감의숙 화단에 맨드라미가 피었다. 화단 앞 자갈밭까지 점령하려고 든다.

어린 시절 보았던 칸나와 맨드라미는 그 붉은 색 때문인지 아직도 뇌리에 깊게 남아 있다.

실물을 다시 보는 것은 참으로 오래간만이다.




부추꽃



아마도 능소화

- 문학작품에 자주 등장한다고 작은 언니가 궁금해하다가 감탄하던 꽃

 너덜이에 핀 백합

 - 풀을 베어주지 않아서 무성한 잡초에 폭 싸였다^^;;



쌍계지 연꽃 - 국사암 가는 길에 제법 너른 연지가 있었다.

화개에 자리잡은지 5년 만에

집에서 자동차로 15분 걸리는 이 곳에 처음 가봤다.

그 옆에 자리한 국사암에는 두어번 갔는데도 나는 모르고 있던 곳.


연꽃 하나 더


후텁지근한 여름날 헐떡이는 한 무리의 여행객들이 이 연못 앞에서 국사암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물었다.

옆지기가 걸어서 1시간쯤 걸린다고 대답하니, 쌍계사는 어떠냐고 해서 20분 걸린다고 했더니 모두 어쩔 줄 모른다.

일행이 잠깐 의논하더니 그래도 쌍계사가 가까우니 내려가자고 아랫길을 잡는 것을

국사암에서 쌍계사로 넘어가는 산길이 무척 좋으며, 쌍계사가 국사암에서 비롯한 절이니 국사암도 꼭 가볼만 한 곳이라고 달래어 윗길로 올려보냈다.

웬 장난이 그리 심하냐고 옆지기를 타박했더니

한 시간 걸릴 줄 알고 올라가다가 5분 만에 도착하면 얼마나 기분이 좋겠느냔다. 내 원 참.


아마도 도룡뇽?

 - 어느 비오는 날 목욕탕 세수대야를 차지한 것을 놓아주다.



금빛 점이 뚜렷한 번데기가 플라스틱 비치의자에 자리를 잡다

어떤 나비가 나올지 궁금하다며

알도와 미니가 며칠 들여다보았는데 어영부영하다 놓쳤다.

핸드폰에 접사 기능이 없어서 흐리게 나왔지만

갈색 껍데기에 선명한 금빛 점이 반짝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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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1 08: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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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1 15: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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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6 22: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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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ony 2007-09-17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그런거야? 다음에 한 번 시도해봐야겠다. 잘 지내지?

2007-10-07 06: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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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9-04-22 0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이런 풍경을 담을 수 있는 곳에 사시다니.. 너무 멋지네요.
도룡뇽도 번데기도 너무 신기해요. ^^
 

모두들 혹시 모르니 청력검사를 하라고 성화다.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어어~!>라든가 박치기로 의사전달을 하고 있다.

아무리 불러도 돌아보지 않고 무시하는 것도 그대로다.

다만 00먹을까? 00먹을래?하는 말은 특히 잘 들리는지 멀리서 속삭이듯 말해도 벌떡 일어나 냉장고 앞으로 달려간다.

또 하나, <엄마 안고 우~야 (멀리) 가자!>라는 문장도 잘 알아듣고 단박에 달려온다.

몸무게는 11.5킬로그램 그대로다.

그렇지만 어제는 달걀을 삶아주었더니 덥석 집어들고 접시에 톡톡톡 두드려서 껍질까는 시늉을 한다.

이런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는데 말을 하지 못하는 중에도 자라고 있긴 한건가 보다.

계단도 난간을 잡고 서서 오르내린다.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비닐봉지를 통째로 물어뜯던 시기가 지나고

엄마에게 와서 열어달라고 거의 집어던지듯 준다.

컵을 가져와 안겨주면 물 달라는 뜻이고

밥솥 앞에 가서 울면 밥 달라는 뜻이고

(아직 더 먹고 싶은데 그릇이 비어가면 입 속에 음식이 가득해도 울기 시작한다.)

손인형을 집어던지면 그걸로 인형극하며 놀아달라는 뚯이고

기저귀를 집어뜯으면 쉬나 응아했으니 갈아달라는 뜻이고

페트병을 내밀면 뚜껑을 열어달라거나 라벨을 뜯어달라는 뜻이고

책을 가지고 와 내밀면 읽어달라는 것보다는 휘리릭 책장을 넘기며 놀아달라는 뜻이다.

책장을 휘리리릭 넘겨주면 깔깔대면서 무척 즐거워한다.

장난감 피아노를 특히 좋아해서 한 곡 끝날 때마다 자동연주되는 버튼을 눌러가며

아아아 노래를 부르며 한참동안 앞에 두고 앉아 있곤 한다.

오늘 아침에는 자기가 먹던 김밥 한 개를 누나가 먹었다고 또 이마로 들이받으려 들었다.

지난 번에는 장난감 달라고 누나 등짝을 물어뜯어 멍이 들기도 했다.

똑같은 것을 두 개 사서 하나씩 나눠주어도 누나 것을 달라고 떼를 쓰기도 한다.

여전히 양말과 신발을 신기려하면 기겁을 하고 버둥거린다.

이젠 완연한 가을이라 바람도 선선해지는데...

 

 요즘엔 깊은 산 속 옹달샘이나 애국가를 들으며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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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h2886 2007-09-10 0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상이가요^^ 예전에는 이마이마이마 하면 머리를 톡 대주었는데 자라면서 점점 강도가 세지는것 같네요ㅎㅎ 아 그리고 머리에 뭔가를 자꾸부딪히면 뇌세포가 죽어서 머리가 나빠진대요(전혀 정확하지 않음). 그버릇 빨리 고쳐야 할 텐데...

miony 2007-09-10 10:07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이야. 야단도 쳐보고 무관심으로 일관하기도 했으나 별 소용이 없네. 어서 말을 해서 의사소통이 되는 길 밖에.. 엊그제도 타일바닥에 머리를 찧어서 멍이 들었단다. 흑~!

2007-09-10 02: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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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0 10: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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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0 13: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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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0 15: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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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0 22: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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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1 01: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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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1 01: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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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7-09-10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귀여워라. 단정지어 말할 수 없지만 남자아이들은 말은 늦되지만 의사표현은 확실한 듯 해요. 그러다보니 과격하게 몸언어로 말하게 되고. 마로 어린이집 다닐 때 또래 남자아이들도 그렇고, 친정조카들을 봐도 그렇고. 보아하니 청력검사는 필요없을 듯.
아, 그런데 말해놓고 보니 해람이도 그렇겠군요. 무서워라. 큰새언니가 조카 키우는 동안 몸에서 멍이 떠날 날이 없던데. -.-;;

miony 2007-09-10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하는 것을 제대로 못 맞추면 바로 김일 선수로 변하는 바람에 멍이 들고 입술이 터지는 날도 있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남자아이라도 여자아이만큼 빨리 말 잘하는 아이들도 많더라구요. 해람이는 온 몸으로 말하지 않고 물 흘러가듯 아름다운 말을 하게 될테니 믿으세요.^^

소나무집 2007-09-10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아이도 말이 늦나 보군요, 우리 아들 녀석도 말이 늦어서 엄마 애를 엄청 먹였어요. 하지만 조금씩 늘기 시작하더니 이젠 또래 아이들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는답니다.
그래도 걱정이 되시면 이비인후과에 가서 청력 검사는 한 번 받아 보세요.

miony 2007-09-10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걱정해서 늘 맘 졸이는 것은 아니지만 혹시나 정말 살펴서 도와주어야 할 부분을 놓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새록새록 드네요. 님의 아드님처럼 단순히 늦은 것 뿐이면 참 좋으련만...

2007-09-10 16: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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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0 20: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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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0 18: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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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1 00: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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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 2007-10-07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걱정마세요!!!
나중에는 누구보다도 잘 할거예요!!!
 
21세기 먼나라 이웃나라 12권 세트 먼나라 이웃나라
이원복 글 그림 / 김영사 / 200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열 두 살 조카가 강력하게 추천해주어서 구입한 책이다.

1권을 읽고보니 세계사를 다시 배운다면 좀 더 쉽게 따라갈 수 있을 것 같다.

책 한 권을 정말 통째로 외우다시피 했던 지리가 차라리 낫지 세계사엔 도통 흥미를 가질 수 없었더랬다.

물론 세계사가 정말 재미있다며 열광했던 친구들도 있었지만, 나는 울며 겨자먹기로 수업을 듣고 시험을 쳤다.

그런데 유럽 공통의 역사를 소개하는 부분을 읽으니 정말 이해하기가 쉬웠다.

수 없이 듣고 외웠으나 여전히 잘 몰랐던 온갖 칙령과 조약의 내용과 의의도 어지간해선 잊지 않고 기억할 것 같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고 풀이할 수 없었던 수학문제도 몇 년이 지나서 다시 돌아보면 술술 풀리던 것처럼 내가 무척 자라고(?) 주변지식이 넓어진 탓도 크겠지만 기대했던 것보다 재미있게 읽었다.

틈 나는대로 한 권씩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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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05 21: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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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06 19: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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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0 16: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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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0 16: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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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0 23: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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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0 15: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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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0 14: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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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0 19: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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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읍내에 나갔다.

아이스크림을 사 들고 흘러내리는 것을 아슬아슬하게 막으면서 열심히 먹느라고

아빠만 시장으로 들어가고 우리 셋은 차 안에 남았다.

어제까지는 장마가 <나 아직 안 죽었소> 라고 외치는 듯 며칠동안 비가 줄기차게 내렸는데

오늘 낮엔 또 끈끈하고 덥다.

한 쪽 문을 열어놓고 앉았는데 미니가 흥분한 목소리로<엄마, '바다나라'라고 써 있다!>란다.

고개를 돌려보니 정말이다.

이제 읽을 수 있는 글씨가 많이 늘었다고 칭찬을 해주었더니 그 옆 가게엔 <또마>라고 씌어져 있단다.

꼬마를 또마라고 읽었지만 어느 정도 한글에 감을 잡아가고 있는 것 같다.

엊그제는 <태민아, 사랑해>라고 쓰고 하트모양 두 개를 그린 편지를 역시 하트모양으로 봉한 편지봉투에 넣어 동생에게 내밀기도 했다.

어릴 적 시장통에서 엄마가 하시던 아마도 식료품 가게 문간에 서서 읽었던 넉 자,

엄마가 <정말 한글을 읽을 줄 아는구나!> 하고 반기시며 칭찬을 해주신 덕분에

내가 읽었던 첫 글자로 기억되고 있는 넉 자는 바로 '안주일절'이다.ㅋㅋ

가게 앞 포장마차 파란 천막에 씌어져 있던 그 넉 자의 뜻을 알게 된 것은 물론 한참 자란 후였다.

<천지현황> 우주의 이야기로 가르침을 시작하는 천자문에 비해

< I'm dog. I bark. >이렇게 짖으며 시작되었다는 옛 영어교과서가 한탄스럽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읽었는데

맹자의 어머니가 세 번 이사한 이야기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거짓말 안 보태고 일 년 365일 중에서 360일 이상 술을 마시는 신랑을 만나게 된 까닭이 설마?!

우리 미니는 바다같이 넓은 마음, 푸른 감성과 이성을 지닌 사내를 만나 파도처럼 높고 낮게 일렁이는 삶도 잠시도 멈추지 않는 또 그 파도처럼 늘 한결같이 함께 이루어 나가길 빌어본다.

문득 다른 사람들은 한글을 배울 때 어떤 글자를 처음으로 읽었는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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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05 00: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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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ony 2007-09-05 19:39   좋아요 0 | URL
겨우 가부터 하까지 읽을 수 있는거야. 바다나라 - 그 속에 다 들어있잖아.^^

미설 2007-09-05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도는 토마토 였답니다. 민이의 한글읽기 축하해!!! 하은이 이제 죽었쓰 ㅋㅋㅋ

miony 2007-09-05 19:42   좋아요 0 | URL
고마워. 2학기부터 유치원 안 가서 룰루랄라 하고 있는데 내년 봄엔 어떨지... 토마토가 웰빙음식 리스트에 빠지지 않는다고 하던데 알도는 늘 건강한 생활 하겠네!^^

2007-09-05 15: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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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ony 2007-09-05 19:43   좋아요 0 | URL
진짜 대단하다. 그대가 어찌 그걸 기억하우? 그리고 우리가 단어의 냇가에서 헤엄칠 때 그대는 문장의 바다를 항해한 듯!!!

hsh2886 2008-07-15 0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자마자!!하은이이제 죽었쓰~~
 

미니가 몸 속 그림을 그려달라고 한다.

요즘 유난히 꼭 안아달라고 하는 일이 많은데 어느 날 내 심장이 뛰는 것을 느꼈나보다.

병원놀이하면서 진맥하느라 손목에 맥박이 뛰는 것을 느껴보라고 했더니

엄마 배에서도 두근두근한다며 눈이 동그래진다.

그래서 간단하게 심장이 하는 일을 설명해주었더니

얼마 전부터 궁금해하던 위장과 간까지 덧붙여져 몸 속 그림을 그려달라고 한다.

대충 그려보려고 노력했지만 영 이상해서 아무래도 책을 하나 사주는 것이 좋겠는데

알라딘에서 검색해보아도 아는 만큼 보인다고 마땅히 이거다 싶은 것이 눈에 띄질 않는다.

만 4돌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소녀 미니에게 적당한 인체 그림책 좀 추천해주세요!

소화, 혈관과 호흡기 순환에 대한 간단한 정보가 담긴 그림책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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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체에 관한 그림책
    from 조선인과 마로, 그리고 해람 2007-08-27 08:41 
    안녕하세요. 초면에 불쑥 실례합니다. 아영엄마님이 한 번 가보라고 다리를 놔줘서 이렇게 댓글을 남깁니다. 가장 초보적인 책이죠. 호기심 유발 수준이라고 생각됩니다.     만 4살이니까 가장 맞춤한 건 머리에서 발끝까지 시리즈인 듯. 이외에도 '영리한 눈' '재주 많은 손' '기운센 발' '꿈꾸는 뇌' '갈아입는 피부' '신통방통 귀와 코' 등이 더 있어요.     사실 님의 페이퍼를 보고 제일 먼
 
 
2007-08-30 01: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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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ony 2007-08-30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무척이나 흡사한 경우네. 사실 내가 태민이한테 좀 더 얘기도 많이하고 기타등등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엄마가 문제인 것 같다. 얼마동안 머리 찧으면 야단도 치지말고 모른 척 해보아야겠다. 고마워!!!

2007-09-03 14: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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