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 그런 마음
김성구 지음, 이명애 그림 / 샘터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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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샘터발행인인 김성구씨는 나보다 6살 많은 나이다. 샘터가 언제 발행되었나? 하고 샘터를 찾아보니 1970년 이다. () 김재순 샘터 창립자의 4남 중 막내로 8년간 신문기자를 하다가 샘터에 들어가서 1995년부터 발행인이 되었다고 한다.

 

김 발행인의 첫 산문집 좋아요, 그런 마음을 처음 받아들고는 표지 일러스트 얼굴 속에 푸근한 아저씨의 모습을 보고 곧 찾아본 실 모습 사진에서 환한 웃음에 나도 같이 웃어보았다. 이야기가 하나씩 끝나는 마침표 뒤에 초록색 굵은 숫자가 표시되어있다. 2003년부터 2018년 초반까지 연재한 칼럼의 글을 옮겼으며 그 연재한 연도를 표시한 것을 알 수 있었다. 난 책을 다 읽는 동안 그 숫자를 보면서 내가 몇 살 때 이야기일?’ 하고 계산을 하며 나의 지난 생활을 다시 돌이켜보기도 했다.

 

인생은 마라톤이다.” 아버지는 작가 중1때부터 말씀하셨다. 작가는 007이 되고 싶어서 많은 운동을 했다고 한다. 내가 어릴 적에도 보자기 목에 두르고 슈퍼맨 흉내 내면서 낮은 담장위에서 뛰어내리던 아이들이 많았다. 그 생각에 웃음이 났다. 작가는 마라톤을 하면서 자신과의 싸움아니라 자신을 보다 사랑하는 과정을 배우는 운동이라 했다. 어릴 적 시민걷기대회가 가끔 있었다. 대구 어린이회관 앞에서 두류공원 야구장까지 걸어갔다 왔는데 친구들과 수다 떨면서 걸을 때는 힘들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냥 함께한다는 의미가 컸다.

 


피천득 선생님 이야기가 나왔다. 오래전 나도 피천득 선생님의 모습을 텔레비전 영상으로만 뵈었었는데 부인과 허름한 집에서 연탄을 피우는 모습이었다. 주름이 얼굴에 쭈글쭈글한데 웃음은 해맑아서 그 모습이 잊히지 않았다. 책속에 동심이 있다. 혼자 산길을 오르다보면 골머리 아픈 것도 나아진다고 한다. 희망이 왔다고 한다. 그가 북한산에 갈 때마다 만나는 산벚나무를 나도 보고 싶다. 내 얼굴도 주름이 생겨 쭈글쭈글해지는데 내 속에는 동심이 남아있을까?

 


작가는 몽골의 고비 사막에 다녀왔다고 한다. 끝없이 이어진 지평선과 하늘 가득 흩뿌려진 은하수를 보고 왔단다. 글을 보면서 그 풍경을 내 속으로 그려보았다. 얼마나 멋진 곳일까? 가끔 컴퓨터 바탕화면을 검색하다보면 보여주는 사막의 멋진 모습이나 평화로워 보이는 언덕과 산들이 과연 존재하는 곳일까 했는데 그런 곳을 다녀왔다니 너무 부러웠다. 난 비슬산 참꽃축제에 갔다가 신발을 잘못 신고 가서 반도 못 올라가고 남편과 계곡 옆에서 친구들을 기다리며 쉬었다가 내려왔는데 계곡의 투명한 물을 보는 것으로 행복했다. 작가의 말처럼 자연은 똑같은 모습일 때가 없는 것 같다.

 


친구의 딸아이가 집을 나간 지 며칠이 지났고 아내와 자주 다툰다던 친구가 새벽에 전화가 와서 새벽전화가 무섭고 심장이 마구 고동쳤다고 한다. 다행히 그 친구는 지금도 통화가 가능하다고 한다. 난 이런 저런 일들로 자신을 포기하는 사람들의 사고를 뉴스로 들을 때마다 안타깝고 답답하고 속상했다. 그리고 학교폭력예방 캠페인 영상 등을 보게 될 때는 참으로 다행이다.’ 생각했다. 작가의 글속에도 나처럼 안도의 한숨이 있다.


 

20057월에 반환점을 돌아 결승점으로 향하는 마라토너의 기분으로 절반을 해냈다는 성취감과 아쉬움이 있다고 한다. 그의 마음의 날씨는 흐림 때때로 비가 더 많았다고 한다. 어느 선배가 사는 게 별거 아니야, 즐겁게 사는 것이지.” 입버릇처럼 되새기는 말을 떠올리며 그 말이 되풀이되어 작가의 가슴에 와 닿는다고 한다. 내 나이 50이 좀 지나서인가 말이 줄어들어서인가 아님 갱년기인가? 남편과 가족들이 걱정을 한다. 지금도 충분히 행복하고 즐겁지만 더 즐겁게 살아야겠다. 가끔 작가 따라하기명상도 즐겨야겠다.

 


한 달에 두 번 독서모임이 있다고 한다. 다양한 업종에 일하는 분들이 여러 장르의 책을 읽기도 하고 저자를 초빙하기도 한다. 새로운 책을 만나면서 아쉬움과 시기심을 느껴질 때도 있고 실망할 때도 있다고 한다. 책마다 작가의 그릇이 있다고 한다. 나도 동감하는 말이다. 나에게 학구열이 있는 건 아니지만 지금도 동화책을 좋아한다. 동화작가가 되고 싶었다.

 


책을 읽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내가 그 책을 읽기 전과 후의 생각과 간접경험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아닐까요. 무한한 삶의 경험을 모두 본인만의 체험으로 채울 수는 없습니다. 자신만의 좁은 세상에서 보다 넓고, 다양한 삶을 여행할 수 있는 책의 세상에 한번 빠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140)

 

제가 대학 시험에 낙방했을 때, 첫 직장 생활에 적응이 안 돼 힘들어할 때 할머니는 입버릇처럼 말씀하셨습니다. “내려다보고 살아라.” (160)

자신감을 가지라는 말일까? 좋은 글을 찾아보면 비슷한 말이 있다. “높은 것만 쳐다보지 말고 낮은 곳도 내려다보고 살아라. 어린아이가 어른을 따라가려다 넘어지면 우느냐고 한 발짝도 못 같다.” 뭐든 급하면 안 된다는 것이겠지.

 


한국에 왔다 가신 프란체스코 교황님을 떠올리면서 언제부턴가 거울 속의 모습과 사진 속의 자신의 모습이 달라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거울을 보고 혼자 이래저래 좋게만 보는 건 객관적일 수 없다고 한다. 앞으로는 자신의 사진을 찍어 본다고 한다. 나도 사진 찍기를 좋아한다. 다른 사람들을 사진 찍어주는 것도 좋아한다. 매일 행복하도록 즐겁게 지내야겠다.

 

 

<좋아요, 그런 마음> 책 미리보기

http://post.naver.com/my/series/detail.nhn?seriesNo=453262&memberNo=1256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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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이루는 독서법
이토 마코토 지음, 김한결 옮김 / 샘터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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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따라 지방출장도 자주 갔다. 결혼하고 쭉 따라다녔으니 이십오 년이 넘었다. 책을 보면서 밤새운 것도 오랜만인 듯하다. 운전하는 남편 옆에서 앉아서 책을 읽으면 시력 나빠진다고 걱정을 한다. 내 시력은 안경을 처음 낄 때와 같다.

 

작가인 이토 마코토는 나보다 8살은 많은 도쿄 출생으로 사법시험학원인 이토학원 원장이면서 변호사일도 함께 하고 있다. 여러 사람들 앞에서 연설하는 작가의 모습이 그려진다.

 

책을 더럽히면 꿈을 이룰 수 있다고 한다. 작가의 경험상 책을 많이 읽고 또 읽고 반복해서 읽는다고 한다. 난 책을 구입하면 꼭 비닐 커버를 씌우곤 했었다. 그리고 바쁜 생활에 그러지 못했다. 아이들에게 문제집을 사줄 때면 긴 문제집이나 기출문제집은 두 권씩 구입해서 한 장씩 다 뜯어내서 풀어보게 했다. 볼펜을 살 때도 여러 가지 색상으로 구입하고 형광펜도 많이 구입해서 사용했다. 지나고 생각해보니 나의 두 딸도 작가만큼이나 책을 더럽히면서 본 것 같다.

 

어느 해에는 비즈니스나 자기개발 책들을 많이 읽었다. 그 중에는 작가가 나의 멘토가 되기도 했고 책 제목이 나의 비밀번호 찾기 키가 되기도 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독서 감상문을 써오라고 과제가 주어질 때면 명작동화책을 같은 제목에 번역가도 다르고 출판사도 다른 여러 권을 사서 읽도록 했다. 만화로 나온 책도 많이 사주었다. 지금도 화장실 입구에 책꽂이에는 읽기 쉬운 만화책이나 잡지를 갖다놓고 있다. 그 책꽂이 책은 또 읽고 또 읽는다. 책 속의 작가도 책을 현관입구나 어디든 놓고 본다고 한다. 책상 위에 가능한 한 책을 많이 펼쳐놓고 읽으라고 한다. 작가의 책상이나 책꽂이 사진이 없는 게 많이 아쉽다.

 

 

합격 수기가 목표 설정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나도 동감한다. 아이들을 가지고는 육아잡지를 여러 출판사 것을 고루 사서 읽었다.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가고 유치원생이 되고 초등학생이 될 때마다 아이들 잘 키우는 방법’ ‘부모의 대화법등 체험담이 적힌 책들을 많이 읽었다. 명문대에 보낸 부모들 이야기와 하버드대학교에 보낸 부모들 이야기가 적힌 책, 부자가 된 사람들의 자서전 같은 책 등 많은 자기계발도서도 읽었다. 작가도 한 가지 주제의 책을 20~30권 한꺼번에 산다고 한다. 작가는 책을 버리는 일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난 좁은 집에 놓을 곳이 부족해서 도서기부와 지인들에게 보내는 일로 많이 정리했다. 어떤 책은 두 권씩 있는데 두 딸이 결혼하면 책들을 나눠서 꼭 가져간다고 한다. 어디 책 속 글에서 책은 유산이다.’ 라고 적혀있는 것을 보았다. 나도 책을 유산으로 두 딸에게 나눠줄 생각이다.

 

작가가 일본인이라 생각나는 게 있다. 내가 중학생일 때다. 일본인들은 버스를 타고 서 있을 때도 책을 읽는다고 했다. 버스안내양이 있고 언제나 만원인 버스 안에서 책을 읽는다는 건 상상이 안 되어도 학교 앞 서점이나 문구점에서 작은 미니사전이나 요점정리책을 구입해서 혹 버스를 타서 앉아가게 될 때면 읽곤 했다. 가끔 지하철을 타보면 대부분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책을 읽을 때도 자기 나름의 의식을 치르거나 규칙을 정해놓으면 좋다.

예를 들어 출근하거나 등교할 때는 전철에서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거나 이메일을 확인한다고 해도, 귀가하는 전철에서는 책을 읽기로 정해놓는다. (157~158)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고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불필요한 습관을 끊으라고 한다. 책을 들고 서서 읽어도 보라고 한다. 나도 우리 두 딸도 영어책이나 암기가 필요한 책을 읽어야할 때, 잠이 오면 서서 소리 내서 읽었다. 사극에 나오는 선비들이 작은 책상에 앉아서 몸을 이리저리 흔들면서 책을 읽는 모습을 따라 하기도 했다. 옛날 서당의 훈장님은 앞서 책을 읽으면 학생들은 따라서 읽으며 공부했던 것 같다.

 

책을 읽을 때 자유로운 자세로 읽으라고 한다. 나도 책을 읽을 때 무릎아래 큰 방석을 두고 읽기도하고 옆으로 누워 읽기도 한다. 아이들이 그림동화책을 읽던 어린 시절에는 함께 서점에 갈 때가 많았다. 시내 서점 근처에 사는 친정여동생은 자주 우리 아이들을 불러서 여동생네 아이들과 함께 서점에서 오랜 시간을 같이 보내고 함께 식사도 하고 책도 구입해서 집으로 데려다 주곤 했다. 대입준비로 서점에 갈 때면 우리식구 모두가 함께 갔다. 필요한 도서가 없어서 주문해두고 며칠 뒤에 찾으러 가기도 하고, 제목을 적어 와서 인터넷서점에서 구매하기도 했다.

 

작가에게 책은 늘 생각할 소재라고 한다. 내가 요리하기 좋아해서 요리책을 많이 구매하는 것도 같은 이유일까? 요리책을 사서 레시피따라 요리하는 것보다 그냥 요리책속의 요리된 사진을 보는 것을 더 즐긴다. 수필집이 좋고 단편소설이 좋다. 아직도 동화책이 좋다. 작가처럼 책은 많이 읽고, 같은 책도 몇 번씩 반복해서 읽고, 정독하고 소제목보면서 읽고 책을 통해서 저자와의 대화를 시도해봐야겠다. 나도 내 속에 나만의 책을 완성하고 싶다.

 

<꿈을 이루는 독서법> 책 미리보기 https://goo.gl/TZafn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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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어떻게 보이세요? -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 질문의 빛을 따라서 아우름 30
엄정순 지음 / 샘터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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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인 엄정순씨는 본다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가지고 새로운 시도를 행한다. 시각장애인과 예술가들이 함께하는 아트프로젝트가 우리들의 눈이다. 안 보이는 사람들과 미술작업을 시도한다. ‘코끼리 만지기프로젝트는 앞이 안보이는 아이들이 지상에서 가장 큰 동물 코끼리를 만져 보고 이미지로 만드는 세계 최초의 시각예술과 시각장애와 코끼리의 콜라보 프로젝트이다.

 

안과에는 가끔씩 아이들과도 다녀오는데 병원에서 대기하면서 환자들을 보고 있으면 안 보이는 것이 장애 중에 가장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다. 내 두 딸이 안경을 처음 착용하던 때도 걱정으로 조바심까지 가졌던 기억이 있다.

 

20년 전 우연한 기회에 시각장애 학생들을 만나면서 맹학교를 찾아가 자원봉사자로 미술 시간을 맡아서 해보고 싶다고 부탁을 했고 그렇게 맹학교의 미술 시간을 맡으면서 다른 눈을 가진 아이들과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실명을 하고도 국립도서관장이 된 아르헨티나 소설과 보르헤스를 소개했다. 미국 백악관에서 공직을 맡았던 강영우 선생, 뉴욕 월가의 재무 분석가로 일하고 있는 신순규씨는 한국인 시각장애인들이라고 한다. 놀라웠다. 며칠 전에 스티비 원더의 대표곡인 ‘I Just Call To Say I Love you’를 블루투스 스피커로 아이들과 함께 들으면서 아이들에게 스티비 원더가 시각장애인이라고 알려주니 많이 놀랐다.

 

우리나라에는 전국에 걸쳐 12개의 맹학교가 있다고 한다. 인천에 있는 시각장애 특수학교인 인천혜광학교 학생들과 지하철을 타고 차이나타운까지 가서 자유공원 언덕을 걸어가 보고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먹고 다시 학교로 돌아오는 야외수업을 했다. 아이들에게 다녀온 기억을 표현해보라고 했다. 약시의 아이들은 자신들이 본 것을 비슷하게나마 재현을 해보았고 전맹인 초등4학년 여학생은 힘들게 걸었던 계단이 생각난다고 하면서 10미터가 넘는 대형 종이 가득 계단을 그려 넣었다. 차이나타운-천 개의 계단 이라는 제목의 그림을 책속에서 보았다.

 

그림은 앞이 보이지 않는 자가 하는 일이다. 그는 본 것만 그리는 것이 아니라, 기억과 느낌을 표현한다.’ -파블로 피카소 (64)

 

 

매번 미술 시간에 완성한 자기 작품을 휴대폰에 찍어 놓고는 비시각장애인 선생님들과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려원이를 보면서 아이들과 본격적으로 사진 수업을 시작하게되고 주변 지인들에게 부탁해서 디지털 카메라 12대를 시작으로 2008년 맹학교 정규 미술 수업에서 국내 최초로 시각장애인 사진 수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미국의 맹인 사진작가 앨리스 윙월은 나는 시력을 잃었지만 시각화하는 능력까지 잃은 것은 아니다.” 라고 고백했다.

 

나는 종종 뉴스를 통해서 시각장애인들이 모임을 통해서 등산대회를 가지는 것을 자주 보았다. 비시각장애인들이 함께 도움을 주지만 여러 후원단체들이 너무 감사했다.

 

작가가 생각해낸 가장 큰 프로젝트가 코끼리 만지기이다. 2009년 맹학교 학생들과 서울대공원 다음으로 큰 규모의 광주 우치동물원으로 갔다. 코끼리에게 먹이를 주거나 타보는 것은 돈을 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체험인데 앞이 보이지 않는 아이들은 코끼리의 몸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수의사와 조련사의 도움으로 가능했다. 그리고 아이들은 조합토 덩어리로 코끼리를 만들었다.

 

2011년 여름이 되기 전에 국립서울맹학교 아이들과 우치동물원으로 체험학습을 다녀오고 코끼리들이 모두 일본으로 떠났다고 한다. 경영문제로 일본의 사파리회사에 매각되었다고 한다. 안타까웠다. 어찌되는 것일까? 궁금증에 빠르게 책장을 넘겼다.

 

코끼리란 이름을 타고 세상을 서핑 하던 중에 태국의 치앙마이 근처에 있는 코끼리 캠프를 발견한다. 청주맹학교 학생들 여덟 명과 4일간의 일정으로 다녀온다. 코끼리를 만져 보고 점토를 주물럭거리면서 코끼리를 만들었다.

코끼리를 만지는 것이 너무 무서워서 많이 울었어요. 그래서 잠을 자는 코끼리를 만들었는데 자고 있는 코끼리는 별로 무섭지 않을 것 같아서요.”라고 말하는 아이도 있었다. (177)

 

 

처음에 코끼리 만지기프로젝트가 힘들었을 때, 어느 공원에 가면 공룡조각상이 많이 있듯이 어디에 코끼리 조각상도 있을 것인데 차가운 돌 조각이라도 맹학교 아이들이 만져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다.

 

지금 우리 시대에 가장 많이 쓰는 단어 중 하나가 창의성이라고 한다. 창의적인 인간이 반드시 가져야 하는 덕목이 상상력이라고 한다. 오랫동안 시각 중심으로 살아온 감각이 그로 인한 인식에서 벗어나 전반적인 감각을 고르게 가진,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의 모습과 우리의 모습을 상상해 보게 된 것이다. (203)

 

나도 두눈을 감고 맹학교 아이들과 코끼리만지기를 해보고싶다. 작가의 아름다운 도전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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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이 전부다 - 인생이 만든 광고, 광고로 배운 인생 아우름 29
권덕형 지음 / 샘터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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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반가웠다. 난 결혼 전 광고기획사무실에 근무했다. 많은 패키지상품 디자인을 했고 종이일러스트, 세밀화, 문구류 디자인까지 많은 것을 했다. 제품 카다록 제작도 많이 했었다. 대부분 난 사장님을 도와서 함께하는 작업이었다. 종이일러스트는 단독 내작품이었다. TV CF나 실외광고 같은 것은 나와 거리가 먼 동경하는 직업이었기에 책으로 광고인의 생활을 볼 수 있다는 것이 흥미였다.

 

톡톡 튀는 광고 아이디어도 사실은 삶의 작은 부분들을 따뜻하게 눈여겨보는 관찰과 발견의 힘에서 나온다고 한다. 우리는 몸을 지불하느라 조금은 기형으로 살아간다. 오래도록 칼을 다루느라 손가락 하나가 조금씩 깎여 나가 짧아진 요리사의 이야기는 오랫동안 부엌일을 하신 어머님도 여전히 한 달에 한 번씩은 손을 베이기도 한다고 한다. 지난주에도 갔던 네일아트봉사활동에서 노인정에서 만난 어르신들의 손가락은 밭일을 하다가 혹은 여러 일을 많이 하다가 손가락관절로 뒤틀려있는 분들이 많았다. 내가 해 드릴 수 있는 것은 분홍빛 색칠을 하고 흰색으로 꽃잎을 그려주는 일 뿐이지만 두어 시간 함께하는 시간에 함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게 큰 행복이다.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될 때마다 광고에 나온 영상이 4컷으로 나눠서 올려져있다. 광고명과 브랜드, 국가가 적혀있다. 광고를 보면서 표현의 방식을 발견한다. 소개팅에서 만난 남녀가 짧은 만남의 시간에 해야 하는 일도 서로에 대한 발견이다. 아이를 키우는 것도 발견의 과정이고 나를 알아주는 존재가 친구이거나, 배우자, 회사일 수도 있지만 자신을 알아주고 발견해주는 존재가 있다.

 

조니워커 광고를 소개했다. 광고영상 속에는 브랜드의 역사를 담았다. 200년 전, 조니워커의 창업자가 소년 시절부터 생업을 맡았다는 말을 시작으로 아들에 손자까지 그 대열에 합류한다. 작가가 군복무시절에 24시간, 100킬로미터를 행군했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일을 하면서 걸을 없이 퇴행하는 생활을 곱씹어 볼 때마다 살기 위해서 걸어야 했던 때를, 지금 이 순간 살기 위해서 걷고 있는 이들을 생각하며 다시 일어서야 했다고 한다.

 

피아노건반 사진에 흰건반도 검게 나와 있다. 이 광고는 한 피아노 회사가 만든, 싱어송라이터이자 피아니스트인 레이 찰스 추무광고라고 한다. 시각장애인인 레이 찰스에겐 건반의 색이 무의미했을 것이다. 아버지의 기일이 다가오면 만두부터 떠올린다는 작가 말에 나 또한 지난주 지낸 친정엄마의 기일이 생각났다. 나의 친정엄마가 세상을 떠나신지 올해 11년째이다. 친정아빠는 설 명절이면 친정엄마랑 두 분이 큰 만두를 빚이셨다. 그렇게 설이면 떡만둣국을 해주셨다. 사골곰국을 끓여서 육수로 사용하셨다.

 

코카콜라 광고를 소개했다. 광고는 경쾌한 음악과 함께 시작되고 지중해 연안의 볕 좋은 마을에서 마을 사람들은 모두가 식탁을 들과 나와 이어 붙인다. 식탁을 이어가면서 그 위에 저마다 준비해 온 갖가지 음식들로 풍성하게 채워갔고 나중에 오는 사람들도 식탁을 이어가면서 식사도 이어갔다. 그러다가 배낭을 메고 식탁 옆을 지나가던 여행자를 불러서 함께한다. 즐거움은 끝이 없다

 

 

'파는 광고가 아닌 알리는 광고를 소개했다. 햇볕이 따가운 출근길에 오토바이가 큰 사고가 나서 20대 내외의 두 사람은 아침 출근 시간에 그렇게 생을 마감했다. 공익광고이다. 난 며칠 전 tv속에서 한 여학생이 학교 복도에서 도와달라고 소리 지르는데 다가온 친구가 도와준다고 하는 광고를 보았다. 그 또한 공익광고인듯 한데 다가온 친구가 너무 고마웠고 든든했다.

 

모든 카메라는 사랑의 도구(129)

대학생활에 친구 한명이 취미가 사람 관찰이란다. 스토커처럼 따라다니면서 사람 관찰을 했다고 한다. 나도 사진찍는 것을 좋아해서 산악회에서도 모임에서도 대부분 사진을 찍어주곤 한다. 십여 년 전 남편이 사준 무거운 DSLR도 낑낑대면서 가지고 다녔다. 이제는 마음대로 사람들을 찍으면 초상권이 어떻고 한다.

 

카메라 광고는 그러므로 사랑에 머뭇거리거나 사랑을 멈춘, 혹은 사랑을 막 시작하려는 세상 모든 이들을 위한 초대다. 사랑하고, 바라보고, 담으라는......, 그리하여 세상의 모든 카메라 광고는 사랑광고다. (133)

 

책의 제3장에는 간판이름이나 책이름, 타이틀, 제목 짓지 노하우 등 많은 쓸모 있는 것들을 소개했다. ‘실전 어드바이스코너를 두고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올려두었다. 내가 가게를 차리면 사용하고 싶은 간판이름도 눈에 띄었다. 작가는 광고는 발견의 예술이며, 사람살이가 발견이고, 서로를 발견하는 것, 발견하기 위해 사랑하는 것이 광고 만드는 일의 매력이라고 한다.

 

난 상품 패키지를 만들 때, 항상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했다. 누구보다 앞서가기보다 뒤에서 지켜보는 것으로 마음이 충만하고 흐뭇해진다. 작가처럼 광고로 인생을 배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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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잘 풀리는 철학적 사고술 - 니체가 알려주는 후회 없는 인생을 살아가는 법 아우름 28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박재현 옮김 / 샘터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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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시리토리 하루히코의 글을 옮긴이는 현재 출판기획 및 번역가로 활동 중인 박재현씨다. 이 책은 일본인 작가의 글이라 그런가? 일본의 문화소재가 조금씩 나오고 나머지는 대부분 니체의 말들을 요리하기 전 레시피를 공개하듯 나열해둔 것 같았다.

이해가 잘 안되어 몇 번을 새로 읽고 쉬었다가 읽고 그렇게 지루하게 읽었다. 철학이라는 것이 조금은 거부감이 있는 것 일까? 철학가들의 생활과 감성의 표현들을 이해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처음부터 니체가 알려주는 후회 없는 인생을 살아가는 법이라고 소제목이 있다. 그리고 바로 여는 글 속에서 작가는 일하고 무관하게 단순히 개인적인 흥미와 기쁨을 얻기 위해 철학 책들을 읽고 있다고 한다. 조용한 장소나 재즈음악을 들으면서도 읽는다고 한다. 차라리 시집을 읽는 게 어떨까? 미리 지루할 것 같은 압박감까지 느끼면서 다음 장을 넘겨보았다.

 

불교에 입문한 수행자들이 불성을 고민한다고 한다. ‘불성이란, 깨달음의 문을 여는 가능성이라고 한다. ‘성공이나 행복을 좇는 사람들은 성공의 조건이 세상 어딘가에 반드시 있다고 믿으며 나름대로 탐색하지만 결국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한 채 헛수고로 끝나며 그러는 사이에 그들의 인생도 끝난다고 한다. 난 그렇지 않다고 한다. 그러는 사람들도 있지만 인생에서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고 본다. 난 힘들게 찾지 않았지만 내겐 지금까지 우리가정에 행복이 있다고 느낀다. 지금도 난 행복하다. 한 번도 불행하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다. 지금의 행복에 너무 감사한다.

 

레바논 출생의 철학박사인 사니아 하마디는 그녀의 저서 <아랍인의 의식구조>에서 아랍인들은 어느 정도는 주어진 환경이 삶을 좌우하고, 인간이 주어진 운명을 개척해가며 원하는 꿈을 이루고 때론 자신의 행동으로 운명을 바꿀 수도 있다는 사실을 거의 알지 못한다.” (36)

맞는 말일까? 의식구조는 반복되는 일상에서 생각이나 결정하는 것도 느리게 가는 것 때문이지 않을까?

 

철학자 막스셀러는 사랑만이 개인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생각하며 지식을 늘려가는 것도 사랑에 의한 작용이라고 한다. 운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라도 사랑으로 대해야만 한다고 한다. 나도 나의 남편도 우리 두 딸에게 항상 사랑으로 대한다.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데 큰 가능성을 갖게 될까? 부모가 자식에게 향하는 무조건적인 사랑도 막스셀러가 말하는 사랑이랑 같은 것일까?

 

주변에 자신이 진심으로 하고 싶었던 일을 평생의 소명으로 삼아 이뤄낸 사람들을 보면 그 의미를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조건이나 환경이 나빠도 진심으로 원하고 노력한다면 반드시 얻을 수 있다. (44) 공감하는 바이다. 나 또한 소원성취를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이다.

    

 

20세기 중반에 활약한 프랑스 철학자 메를로-퐁티는 언어로 이야기할 때 그 사람의 생각이나 주장이 비로소 이 세상에 존재한다고 말했다. 내가 가끔 생각에 잠기어 가만히 있을 때면 남편은 어디 아픈거야?” , “걱정거리가 있어?” 하고 물어본다. 난 아무 일 없다고 답하지만 속 시원한 답은 안 된 것 같다. 내가 생각하고 있었던 무엇이든 좀 더 많은 말로 설명을 해야만 했다. 자신의 생각을 말과 행동으로 표현하라고 작가는 알려준다.

 

우리는 끊임없이 상대와 소통을 해야 한다. 조금 더 대화하고 포기하지 말고 상대를 이해시키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상대를 이해하고 자신도 이해받는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의사소통을 할 수 있기에 비로소 살아간다고 한다.

 

작가는 표현하는 단어들을 너무 나열한다. 알 수 없는 불안, 추악함, 잔인함, 불결함, 악함, 어리석음, 교활함, 태만 등 하나의 설명에서 단어들이 쏟아져 나와 있다. 만약 단추를 이야기 한다면 둥근 단추, 파란색단추, 구멍이 난 단추 등 모두가 단추인데 단어들을 나열해서 읽는데 짜증이 날 정도이다.

 

그리고 자신이 알고 있는 철학자의 말들은 모두 정답으로 단정하고 따르라는 식이다. 어쩌면 철학자들도 시인이 아닐까? 책을 다 읽고 생각해보면 우리가 생각하던 윤리적인 것으로 상대를 잘 이해하고 사랑으로 대하면 다 되는 것 같다. 도둑질을 하지 않아야 도둑이 되지 않는 것처럼 정직하고 결단력도 필요한 것 같다.

 

철학자 니체는 가엽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돕는다면 그것은 상대를 모욕하는 일이 된다고 말한다. 누군가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거라면 차라리 내 힘이 남아서 돕는 쪽이 낫다는 것이다. (141)

 

난 봉사를 많이 해왔다. 가엽다는 생각보다 안쓰럽다는 생각을 더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작가는 동정심은 상대의 처지가 안 되었다는 자기의 망상을 멋대로 사실로 여기는 것이라고 한다. 상대를 자신보다 낮게 보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작가야말로 봉사를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제대로 멋대로 해석하는 것 같다. 우리 주위에는 수십 년을 자신을 희생하면서 봉사하는 이들이 많이 있다. 가엽다고 느끼는 것이 혹은 안쓰럽다고 생각하는 것이 상대를 자신보다 낮게 보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작가가 지금도 자신의 생각이 더 옳다고 단정한다면 그 생각을 바꿔야할 것이다. 그리고 글로만 쓰지 말고 직접 봉사활동에 나서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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