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 어린이작가정신 어린이 문학 1
박완서 지음, 한성옥 그림 / 어린이작가정신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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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내가 자신의 몸을 희생하면서 아이를 낳다가 세상을 떠났다. 그런 아이가 미워서 멀리 미국으로 가 버렸고 아이의 이름음 복동이라고 지어졌다. 외할머니가 아이에게 지지리도 복이 없다고 해서 아빠는 홧김에 호적에 올리면서 이름을 김복동이라고 지어 버렸다고 한다.  박완서님의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는 내가 먼저 읽고 그리고 둘 째딸인 초등5학년의 세빈이가 학교에서 오전 독서시간에도 읽어서 이틀만에 다 읽었다. 세빈이에게 책을 읽고나서의 감상문을 한 번 적어보라고 권했는데 싫다고 한다. 그래서 난 서로 독후활동으로 내가 질문하고 느낌을 답을 받는 것으로 하기로 했다.  


박완서님의 '친절한 복희씨'를 읽을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친절한 복희씨'는 네 나이처럼 40대 이후나 혹은 20대 후반의 아줌마들이 읽으면 느낌이 있을 책이다. 그 안에는 나의 엄마들의 어릴적 이야기부터 크면서 이야기, 그리고 결혼후의 여러 이야기들이 있다. 하지만 이 책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  한 권 속에는 김복동이의 생활이야기가 가득했다. 미술학원을 하면서 복동이를 자식처럼 키우는 이모의 모습을 보면서 나에게도 복동이의 이모처럼 다리가 불편한 막내이모가 떠올랐다. 나의 막내이모는 수녀가 되어 멀리 제주도에서 이해인 수녀님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이해인 수녀님이 지금도 제주도에 있는지는 모르겠다.  


"세빈아! 결혼도 안하고 조카를 자식처럼 돌보는 이모가 불쌍하니? 아님 어떤 생각이 들었니?"

"네, 이모가 결혼 못한 것은 원래부터 다리가 불편한 사람이라 그런 것은 아닐까요? 하지만 참 고마운 사람 같아요. 또 조카 때문에 결혼할뻔했는데 못해서 조금은 안타까웠어요."

우리 두 딸과 아직도 친하게 지내는 전학전의 학교 아이들이 있다. 그 아이들은 태어나며서 머리가 조금 뒤틀리고 눈동자가 조금 튀어나오고 키도 자라지 않아 다른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아오곤했지만 우리 두 딸과는 어린이집도 함께 다닌 제일 친하다고 말하는 아이들이다. 큰 애는 세은이와 한 반이던 아이고 둘 째인 남자아이는 세빈이와 한 반이던 아이다.  5월이 되고 함께 롯데리아에서 만나 변함없는 우정을 확인했다. 여전히 키가 작아 키가 또래보다 큰 우리 아이들과는 같은 학년이 아닌 듯 보였지만 서로는 반가워하고 얼싸안는다. 뭐가 그리 반가운지.. 뭐가 그리 좋은지.. 


자신을 희생하며 남을 돕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책 속의 복동이의 이모처럼 조카를 위해 평생을 돌봐주며 사는 사람도 많이 있을거란 생각이 든다. 또 복동이 곁에는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두 명의 친구가 있다. 국일이와 준걸이의 엄마들도 복동이 이모랑 친하지만 세 명의 아이들은 친 형제처럼 친하게 지내는 것 같다. 글의 내용 전체의 전개를 읽어보고 있으면 복동이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느낌이다.  일기장 같은 이 글을 복동이 이모가 읽어본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 아마 복동이가 착하고 이모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도 느낄테고 이모가 자신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도 잘 알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마 한참을 펑펑 울며 감격할 것이다.   

 

"세빈아, 넌 자전거도 못타고 친구들과 어울려 어디 놀러가는 것도 잘 안하잖아?  남자아이들이지만 이렇게 형제처럼 꼭 붙어 다니며 친하게 지내는 아이들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니?"

"우리반 남자아이들은 짖궂어요. 그리고 제가 친구들이 많이 없는 것은 다른 친구들이 대부분 여러 학원에 다니고 방과후 수업을 해서 그래요. 저는 집에 올 때 함께 오는 친구도 있고 학원에서 만나는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있어요. 책이라 그렇게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만들은 것 아닐까요? 제 주위에는 저렇게 몰려다니며 친하게 지내는 남자아이들을 못봤어요."

세빈이는 5학년 아이들 중에서 가장 키가 크다. 여자이면서 그런 세빈이를 친구들은 놀리지는 않지만 크게 어울리는 것도 하지 않는 것 같다. 난 책속의 세 아이들이 너무 부러웠다. 세빈이에게도 좀 더 많은 친구들이 생겨서 집으로 데려오고 함께 놀이터라도 나갔다가 오는 그런 시간들이 많으면 좋겠다. 오늘도 학원 숙제를 하면서 "어머니, 펜팔을 해보셨어요?" 하고 질문을 해왔다. 수업 주제가 '펜팔'이라고 했다. 편지쓰기가 한창 유행이던 내 어릴 적에는 펜팔이 또한 유행이었다. 난 세빈이에게 잠시동안 내 어릴적의 펜팔이야길 들려주었다. 세빈이는 갑자기 가방에서 뭘 꺼내더니 나에게 건내주었다. "깜빡 잊고 있었어요." 하며 내민 것은 얼마전 과학독후감대회를 한 후 오늘 시상식이 있었다면서 장려를 받아서 온 것이었다. 꾸준히 글짓기 상을 받아오는 세빈이를 보면서 대견한 생각이 들었다. 난 오버엑션을 하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세빈아, 친구들과 노느라 숙제가 있는 것을 깜빡 잊은 복동이가 늦게 잠자리에 들었잖아? 너에게 친한 친구들이 생긴다면 이런 사건이 생길 수 있을까?"

"아녀요. 저는 친구들과 놀더라도 숙제는 먼저할거예요. 바보처럼 잠도 못자고 게임하고 분식점다니고 그게 뭐예요..피..그런데 우리 선생님은 숙제를 너무 많이 내주세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숙제를 내주시잖아요. "

두 살 더 많은 언니인 세은이의 경험으로는 숙제가 많지 않았는데 솔직히 세빈이 5학년 담임선생님은 어느 선생님보다 숙제를 많이 내주시는 것 같다. 책이나 공책 등에 숙제하고 메모한다고 붙여진 종이들을 언니에게 보여주니 언니는 "와.. 정말 숙제가 많으네.. 참 안됐다.. 불쌍한 우리 세빈이.. 힘내라.." 하고 말하는 것을 옆에서 들었다. 그 숙제 덕에 컴퓨터 하는 것은 조금 줄어들어기에 난 속으로 쾌재를 부렸다. 

월드컵 경기장까지 자전거를 타고 갔다가 가파른 언덕을 내려오다가 국일이가 넘어져 한 쪽 팔이 금이가서 깁스를 했고 한 달 후 깁스를 풀고 등교를 하게되었다. 모두가 국일이를 축하해주려고 함게 바닷가로 여행을 간다. 우리 집 두 딸은 이종사촌인 큰 딸보다 한 살 많은 '혜진이'를 너무 좋아한다. 그의 동생인 올해 초등4학년이 '진수'도 좋아해서 작년 여름 휴가고 함께 보냈다. 주말이되면 서로 만나고 싶어하고 잠시라도 만나는 기회에서는 어쩔줄 몰라한다. 바닷가에서 지낸 여행은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 장난기도 많은 남자아이들이지만 참 부럽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복동이는 멋진 친구 둘이가 있어서 복이 많은 것 같아. 애들 크면 모두 같은 날 합동 결혼식 하는 것 아닐까?

"에.. 설마 그럴리가.. 아닐꺼예요. 징그럽게 어떻게 합동결혼식을 해요?"

"왜 못해? 아빠가 요즘도 만나는 친구 중에서 한 명은 엄마와 같은 날 같은 예식장에서 같은 시간에 결혼식을 했는걸. 합동결혼식은 아니지만 아직도 결혼식을 못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합동결혼식을 하는 사람들도 많아. 합동결혼식이 부끄러운 것은 아니란다. 축하해줘야하는 일이지."

"정말 몰랐어요. 죄송해요. 어머니."  세빈이와 세은이는 아직도 사회생활에 대한 것이나 엄마가 살아온 이야기들을 잘모른다. 내가 살아온 시절의 이야기에 크게 관심이 없기도 하지만 요즘의 아이들에게는 컴퓨터 게임의 아이템이 더욱 관심거리일 것이다. 그래서 두 아이는 얼마 전 중간고사시험을 대비해서 공부를 하면서 어휘에 대해 질문을 많이해왔다. 아이들이 참고서 속에 설명하고 있는 어휘를 보면서도 잘 이해가 가지 않고 생소한 것들이라 좀 더 많은 사회생활을 한 나는 그에 응답하느라 내 머리 속을 열어야했다.  난 큰 딸 시헝공부를 도와주던 덕에 사람들이 먹는 '쌀보리' , 맥주를 만드는 '맥주보리' , 사료 등에 쓰이는 '사료용 보리'가 있는 것을 처음 알았다.  새삼스럽지만 나 또한 도시생활만 한 사람이라 그런 것이라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친구들이 영어를 배우기 위해 외국으로 나갈 계획이 있을 때, 복동이도 미국에 있는 아빠집으로 영어공부를 다녀오기로 했다. 그리고 미국으로 갔고 거기에서 새로 결혼한 아빠의 부인과 동생들을 만나 함께 생활하면서 학교에서 영어도 공부하고 그 나라의 역사도 공부하게 된다. 좋은 결과로 더 높은 단계의 공부를 위해 학교를 전학하고 가족 모두 여행도 다녀온다. 늦은 저녁 아버지는 혼자서 다락방에서 TV를 보시는 것을 보고 복동이는 아버지를 안고 사랑을 느낀다. 난 가끔씩 아이들에게 물어보는 질문을 또 세빈이에게 했다.

"세빈아, 넌 아빠가 좋아, 아님 엄마가 더 좋아?"

"아이.. 잘 아시면서.. 전 두 분 다 좋아요. 사랑해요. 어머니.."  어버이날에도 색종이로 멋진 카네이션을 접어서 카드에 심부름을 마음껏 시킬 수 있는 효도티켓이 가득담은 정성스런 편지를 받았다.  내 두 딸의 친구들은 아이들이 부모에게 경어를 쓰는 것에 놀라며 어떻게 경어를 쓸 수 있는지 물어보기까지 한다. 난 소꼽친구인 동갑내기 남편과 결혼을 했지만 연애시절부터 난 남편에게 경어를 썼다. 그런 이유가 아이들이 부모에게 경어를 쓰는 자연스런 환경이 되어준 것 같다. 복동이가 아버지의 사랑을 확인하고 다시 한국으로 갈 결심을 한다.  학교에 찾아온 외부 손님의 연설을 들으면서 그가 오십여 년 전 미국 가정에 입양된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연설을 하는 브라운 박사도 복동이처럼 자신이 태어나면서 엄마가 세상을 떠난 분이었다. 네 식구가 공항으로 환송을 나와주었다. 데니스는 처음 만날 때의 어색함이 조금 줄어든 듯 복동이가 안았을 때 밀어내지 않았다. 복동이는 후에 서로가 더 자라서 다시 마났을 때 좋은 가족이 되어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며 그때쯤은 그 아이도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고 생각할 수 있을거란 생각을 한다.  

"세빈이는 태어난 것을 후회한 적이 있니? 엄마는 너희 둘이가 태어난 것이 큰 행복이란 생각을 한단다. 태어나 어려서도 징징대지도 않았었고 한 번도 엄마를 힘들 게 하지 않았단다. 밤낮으로 울어대는 아이들이 얼마나 엄마를 힘들 게 한다구. 우리 두 딸은 지금까지도 엄마를 너무 편하게 해주니 엄마가 복받은거야. 우리 두 복동이들..하하하.."

'아니..어머니! 여자에게 복동이가 뭐예요? 싫어요. 그냥, 세빈이라고 불러주세요. 착한 세빈이라고 해도되어요. 호호호.."   


내가 아이들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비춰졌던가!

"엄마가 있어서 너무 행복해요. 친구들도 부러워해요. 우리들을 잘 돌봐주셔서 자신들의 엄마도 우리엄마같으면 좋겠다고해요. 친구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것이래요. 전에 친구이 우리집에 놀러왔을 때 스파게티 해주시고 간식 만들어 주시니까 놀라더라구요." 하고 말한다. 비가 오면 우산을 들고 가고 한 학기가 끝나 방학식을 할 때면 사물함의 모든 것들을 들고 올 가방을 들고 학교로 달려가는게 다 이건만 아이들의 친구들의 엄마들은 모두가 그러지 못하는 것은 어려워진 경제위기에 주부들도 직장을 가지기 때문이 아닐까? 난 아이들을 더 돌봐주려고 작년 5개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었다. 우리 두 딸이 나중에도 복동이처럼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을 하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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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real florist 2009-12-05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좋은글 이군여 잘 읽었네여

미야 2009-12-06 02:1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자주 찾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