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 그런 마음
김성구 지음, 이명애 그림 / 샘터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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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샘터발행인인 김성구씨는 나보다 6살 많은 나이다. 샘터가 언제 발행되었나? 하고 샘터를 찾아보니 1970년 이다. () 김재순 샘터 창립자의 4남 중 막내로 8년간 신문기자를 하다가 샘터에 들어가서 1995년부터 발행인이 되었다고 한다.

 

김 발행인의 첫 산문집 좋아요, 그런 마음을 처음 받아들고는 표지 일러스트 얼굴 속에 푸근한 아저씨의 모습을 보고 곧 찾아본 실 모습 사진에서 환한 웃음에 나도 같이 웃어보았다. 이야기가 하나씩 끝나는 마침표 뒤에 초록색 굵은 숫자가 표시되어있다. 2003년부터 2018년 초반까지 연재한 칼럼의 글을 옮겼으며 그 연재한 연도를 표시한 것을 알 수 있었다. 난 책을 다 읽는 동안 그 숫자를 보면서 내가 몇 살 때 이야기일?’ 하고 계산을 하며 나의 지난 생활을 다시 돌이켜보기도 했다.

 

인생은 마라톤이다.” 아버지는 작가 중1때부터 말씀하셨다. 작가는 007이 되고 싶어서 많은 운동을 했다고 한다. 내가 어릴 적에도 보자기 목에 두르고 슈퍼맨 흉내 내면서 낮은 담장위에서 뛰어내리던 아이들이 많았다. 그 생각에 웃음이 났다. 작가는 마라톤을 하면서 자신과의 싸움아니라 자신을 보다 사랑하는 과정을 배우는 운동이라 했다. 어릴 적 시민걷기대회가 가끔 있었다. 대구 어린이회관 앞에서 두류공원 야구장까지 걸어갔다 왔는데 친구들과 수다 떨면서 걸을 때는 힘들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냥 함께한다는 의미가 컸다.

 


피천득 선생님 이야기가 나왔다. 오래전 나도 피천득 선생님의 모습을 텔레비전 영상으로만 뵈었었는데 부인과 허름한 집에서 연탄을 피우는 모습이었다. 주름이 얼굴에 쭈글쭈글한데 웃음은 해맑아서 그 모습이 잊히지 않았다. 책속에 동심이 있다. 혼자 산길을 오르다보면 골머리 아픈 것도 나아진다고 한다. 희망이 왔다고 한다. 그가 북한산에 갈 때마다 만나는 산벚나무를 나도 보고 싶다. 내 얼굴도 주름이 생겨 쭈글쭈글해지는데 내 속에는 동심이 남아있을까?

 


작가는 몽골의 고비 사막에 다녀왔다고 한다. 끝없이 이어진 지평선과 하늘 가득 흩뿌려진 은하수를 보고 왔단다. 글을 보면서 그 풍경을 내 속으로 그려보았다. 얼마나 멋진 곳일까? 가끔 컴퓨터 바탕화면을 검색하다보면 보여주는 사막의 멋진 모습이나 평화로워 보이는 언덕과 산들이 과연 존재하는 곳일까 했는데 그런 곳을 다녀왔다니 너무 부러웠다. 난 비슬산 참꽃축제에 갔다가 신발을 잘못 신고 가서 반도 못 올라가고 남편과 계곡 옆에서 친구들을 기다리며 쉬었다가 내려왔는데 계곡의 투명한 물을 보는 것으로 행복했다. 작가의 말처럼 자연은 똑같은 모습일 때가 없는 것 같다.

 


친구의 딸아이가 집을 나간 지 며칠이 지났고 아내와 자주 다툰다던 친구가 새벽에 전화가 와서 새벽전화가 무섭고 심장이 마구 고동쳤다고 한다. 다행히 그 친구는 지금도 통화가 가능하다고 한다. 난 이런 저런 일들로 자신을 포기하는 사람들의 사고를 뉴스로 들을 때마다 안타깝고 답답하고 속상했다. 그리고 학교폭력예방 캠페인 영상 등을 보게 될 때는 참으로 다행이다.’ 생각했다. 작가의 글속에도 나처럼 안도의 한숨이 있다.


 

20057월에 반환점을 돌아 결승점으로 향하는 마라토너의 기분으로 절반을 해냈다는 성취감과 아쉬움이 있다고 한다. 그의 마음의 날씨는 흐림 때때로 비가 더 많았다고 한다. 어느 선배가 사는 게 별거 아니야, 즐겁게 사는 것이지.” 입버릇처럼 되새기는 말을 떠올리며 그 말이 되풀이되어 작가의 가슴에 와 닿는다고 한다. 내 나이 50이 좀 지나서인가 말이 줄어들어서인가 아님 갱년기인가? 남편과 가족들이 걱정을 한다. 지금도 충분히 행복하고 즐겁지만 더 즐겁게 살아야겠다. 가끔 작가 따라하기명상도 즐겨야겠다.

 


한 달에 두 번 독서모임이 있다고 한다. 다양한 업종에 일하는 분들이 여러 장르의 책을 읽기도 하고 저자를 초빙하기도 한다. 새로운 책을 만나면서 아쉬움과 시기심을 느껴질 때도 있고 실망할 때도 있다고 한다. 책마다 작가의 그릇이 있다고 한다. 나도 동감하는 말이다. 나에게 학구열이 있는 건 아니지만 지금도 동화책을 좋아한다. 동화작가가 되고 싶었다.

 


책을 읽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내가 그 책을 읽기 전과 후의 생각과 간접경험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아닐까요. 무한한 삶의 경험을 모두 본인만의 체험으로 채울 수는 없습니다. 자신만의 좁은 세상에서 보다 넓고, 다양한 삶을 여행할 수 있는 책의 세상에 한번 빠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140)

 

제가 대학 시험에 낙방했을 때, 첫 직장 생활에 적응이 안 돼 힘들어할 때 할머니는 입버릇처럼 말씀하셨습니다. “내려다보고 살아라.” (160)

자신감을 가지라는 말일까? 좋은 글을 찾아보면 비슷한 말이 있다. “높은 것만 쳐다보지 말고 낮은 곳도 내려다보고 살아라. 어린아이가 어른을 따라가려다 넘어지면 우느냐고 한 발짝도 못 같다.” 뭐든 급하면 안 된다는 것이겠지.

 


한국에 왔다 가신 프란체스코 교황님을 떠올리면서 언제부턴가 거울 속의 모습과 사진 속의 자신의 모습이 달라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거울을 보고 혼자 이래저래 좋게만 보는 건 객관적일 수 없다고 한다. 앞으로는 자신의 사진을 찍어 본다고 한다. 나도 사진 찍기를 좋아한다. 다른 사람들을 사진 찍어주는 것도 좋아한다. 매일 행복하도록 즐겁게 지내야겠다.

 

 

<좋아요, 그런 마음> 책 미리보기

http://post.naver.com/my/series/detail.nhn?seriesNo=453262&memberNo=1256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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