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바람 2005-07-30
돌은. 늘 기다리겠습니다. 지난 일주일을 너무 정신없이 보낸 탓인지 가벼운 몸살기가 있어서 엄살 좀 떨고 있습니다. 고맙고 반가운 분이 오셔서 가만 있을 수가 있어야지요. 돌은, 바람만 불면 우는 것인지, 우는 바람이 돌을 만나는 것인지는 알 길 없지요. 다만 참으로 허기질 때 돌과 바람이 서로를 부둥켜 안고 있는 것을 보아서요. 돌 같은 바람이거나 바람만 불면 우는 돌이거나 거기 어디쯤에 저도 서 보고 싶었답니다. 저를 스치고 가는 많은 인연들 중 님을 만난 것이 그러한 어디였음 하고 갈증을 느낄 수도 있겠지요. 돌은. 늘 기다리겠습니다.
아, <상상력의 보물창고> 페이퍼가 없어졌네요. 오전에 읽었더랬는데. 오늘 저는 미셸 뤼노의 <슬픈 천사여, 안녕>을 읽고 있거든요. 잠깐 주변의 죽음을 겪고 있는 미네르바님의 글이 스치듯 지나더군요. 그러다 우리에게 소설 읽기를 가능하게 하는 많은 이유 중 하나가 명확하게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그건 죽음처럼 직접 경험이 가능하지 않은 일들, 죽음의 주변을 겪는 자리가 현실의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라면, 그것을 연습하고 먼저 겪는(겪어보는) 것이 소설의 자리가 아닌가 하는 것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