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홍의 사람공부 - 사람이 기적이 되는 순간 ㅣ 정진홍의 사람공부 3
정진홍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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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정진홍의 사람공부> 첫번째 책을 무척 인상적으로 읽었던 기억이 난다. 사실 내가 인문학을 전공했지만 아직도 인문학이 내 인생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인간을 위한 학문이고 인간을 공부하는 학문이라는 뜻 자체도 모호할 뿐만 아니라 다른 학문과 달리 명확한 지식으로 다가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부 4년 동안 회의를 느꼈던 적이 매우 많았다. 솔직히 아직까지도 인문학이 무엇인지 제대로 가늠하기 어렵다.

 

그런 내게 인문학이 얼마나 중요하고 누군가의 인생에 얼마나 지대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지 알려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어른들이 읽는 위인전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는데, 성공한 사람들의 생애와 철학을 망라해서 알려줘서 내 삶의 태도에 변화를 주는데 큰 영향을 준 듯 하다.

 

책에서 소개해준 사람들이 현재 살아있는 사람과 아닌 사람 그리고 동, 서양을 막론한 여러 명사들을 소개해주고 있는데 첫번째 책을 읽고 감탄했던 디테일함이 다시 한 번 놀라움으로 다가왔다. 누군가의 인생을 들여다본 것 뿐만이 아니라 여러 지식까지 덤으로 끼워졌기 때문에 더욱 유익했다. 그래서 책을 읽고 저자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까지 챙겨 보게 되었다.

 

어린이들이 읽는 위인전이 있는가하면 어른들이 읽는 위인전도 있다. 위인전만큼 누군가에게 큰 자극이 되고 인문학의 표본이 되는 장르도 없는 듯 하다. 오랜만에 읽은 위인전이 내게 또 다시 자극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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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의 향기
제운 지음 / 지혜의나무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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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은 독실한 불교신자이시다. 그래서 나 또한 어렸을 적부터 부모님 손을 잡고 자주 절에 가곤 했었다. 내가 다닌 유치원도 불교 유치원이었기에 절을 하고 불경을 외우고 명상을 배웠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고등학생이 된 이후로는 거의 절에 가 본 적이 없다. 누군가 내게 종교를 물으면 무교라고 답을 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그러던 내가 해가 바뀐지 얼마 되지 않아서 부모님과 함께 오랜만에 절을 찾았다. 그 때의 느낌은 마치 세상 풍파에 찌들어 있다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안락함을 찾은 느낌이랄까.

 

그러나 어른이 된 이후 만난 주지스님과의 여러 대화에서 느낀 점은 스님도 한 명의 사람이라는 점이었다. 요즘 출가한 중들은 속세를 버리지 못하고 심지어는 가족과도 지속적으로 연락을 하고 만나는 사람들이 많다며 개탄하셨다. 또 절을 운영하기 위한 자금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말도 들었는데 이렇게 보았을 때 절도 어찌보면 그 성격만 종교적일 뿐이고 돈을 완전히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음을 알게 되었다. 자본주의 사회 내에서의 종교활동이 돈을 떠나서 완전하게 신성해질 수는 없을테지만 그 정도를 넘어서 개신교의 타락만큼이나 불교가 그렇게 변질되는 건 아닌지 염려스러웠다.

 

살벌한 세상 속에서 심신의 안정을 찾을 수 없을 때면 스님이 쓴 에세이가 내게는 도움이 된다.  이 책 또한 그런 기대를 하고 읽어보게 되었다. 요즘은 예전같이 차를 고집하지 않고 핸드드립 커피를 마시는 절의 문화가 흥미로웠고 어린 나이에 출가해서 여러 지역의 사찰을 옮겨다니며 겪은 저자인 스님의 에피소드도 재미있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적인 부분보다 하드웨어적인 부분을 꼬집어서 말하자면 문체가 자연스럽지 못해서 읽기 힘들었고, 간혹 내용 파악이 안 될 때도 있었다.

 

여러가지로 아쉬움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오랜 시간 스님으로서 살면서 보통 사람들이 궁금해 할만한 에피소드와 도움이 될 만한 불교적인 가르침을 기대했는데 아픈 사람들을 치료해줬다는 등의 무용담이 책의 퀄리티를 더 떨어트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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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세상을 읽는 생각의 프레임 ㅣ 상상에 빠진 인문학 시리즈
송규봉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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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말하는 길치인 나는 지도와 전혀 친하지 않는 삶을 살아왔다. 여행지에서도 지도보다는 누군가에게 길을 물어보면서 낯선 곳을 찾는 방식이 더 익숙했는데 이젠 거의 모든 사람에게 종이 지도가 예전만큼의 위력을 발휘할지는 의문이다. 이동하면서 충분히 길을 찾을 수 있는 도구인 스마트폰과 네비게이션이 보편화 된 만큼 앞으로 '지도'라는 단어가 후대의 사람들에게는 종이지도가 아닌 모바일 기기 속에 포함된 기능으로 인식될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GIS분석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지도가 비단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지도 하나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우리 몸 속의 이상징후를 첨단 기계를 통해서 명징하게 밝혀내주는 MRI와 CT또한 사람의 신체를 대상으로 한 지도일 수 있고, DNA 염기서열 또한 지도에 포함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보았을 때 지도라는 것은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로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는 도구가 될 수 있고, 학제간 연구의 흥미로운 소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나처럼 지도와 친하지 않은 독자가 이 책을 읽는다면 아마 누구나 놀랄 것이다. 지도라는 아이템 하나로 이토록 많은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게 경이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책을 읽다보면 책의 주제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는 것은 사실이고, '기로'를 '귀로'라고 하는 등의 어이없는 오타가 책의 이미지를 충분히 깎아내릴 수 있을 것이다. (인문학의 중요성에 대해 거듭 강조하면서 무식하게 틀리는 맞춤법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것인지 황당할 따름이다.)

 

책을 읽고 난 후에는 지도가 그저 내가 생각한 지도 하나의 의미에 국한되지 않게 되었다. 넓게는 GPS와 GIS 등에 대한 정보도 알 수 있었고, 세상을 읽는 세상의 프레임으로 지도만한 것이 없음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같은 공간이 시간이 변함에 따라 어떤 지도로 바뀌는지를 알 수 있는 것이 바로 세상의 변화를 절감할 수 있는 하나의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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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
김현 지음, 산제이 릴라 반살리 외 각본 / 북스퀘어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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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만약에 내 몸이 내 의지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면 어떨까.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는 과정도 끔찍할 것이고 누군가의 도움 없이 살아갈 수 없는 삶이라면 그저 스스로가 짐으로만 여겨질 뿐일 것 같다. 지금까지는 막연하게 안락사를 반대해왔지만 곰곰이 생각해봤을 때 내가 정말 이런 처지일 경우 쉽게 안락사를 반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 책이 바로 내게 그런 고민을 안겨주었다.

 

안락사가 법으로 금지된 인도에서 유명 마술사로 명성을 떨치던 이튼은 마술 도중 사고를 당해서 전신마비 환자로서의 삶을 살게 된다. 그에게는 12년 동안이나 한결같이 돌봐 준 간호사 소피아가 있지만 철저히 간호사로서의 역할만 할 뿐 그에게 미소 한 번 지어준 적이 없다. 그런 소피아가 그의 삶을 외롭지 않게 해주는 존재로서의 역할을 해주지만 그의 심신은 점점 지쳐가고 끝내 그는 자신의 죽음을 허락해달라는 청원을 법원에 넣게 된다.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흥행하지 못했지만 어떤 영화인지에 대한 호기심은 있었다. 몇몇 인도영화의 평이 좋았기 때문에 이 영화 또한 그런 영화들과 같을 것이라고 생각은 했었기 때문이다. 원작인 영화보다 소설을 먼저 접하게 되었지만 그 감동은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비록 소설로 풀어쓰기에는 플롯이 많이 빈약해보였지만 그만큼 영화를 더 기대하게 만들어주었다.

 

이 소설의 가장 큰 화두는 바로 사랑과 죽음이다. 이 둘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채 끝이나게 되고, 여기서의 죽음은 다른 죽음과는 다른 아름답고 애절함을 남긴다. 그것이 바로 이 소설에서 전해주고 싶은 메세지가 아닐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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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
김제동 지음 / 위즈덤경향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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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 지망생인 내가 필요로 하는 능력 중의 하나는 바로 불특정한 사람에게 다가가서 인터뷰를 하는 것이다. 언뜻 보기에는 쉬운 듯 해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일 중의 하나인데다가 이 과정에서 사람에게 받는 상처도 만만치 않다. 또한 인터뷰 질문을 사전에 생각해 놓지 않으면 맥이 끊기게 되니 인터뷰어나 인터뷰이나 모두에게 잘 정돈된 말을 하는 것은 꽤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입담꾼인 김제동이 책을 냈다. 그의 입담이 사람을 끄는 능력이 있음은 아마 그를 브라운관을 통해서 보던 콘서트에서 보던 누구나 느끼는 점일 것이다. 사실 나는 그의 팬이라고 할 수는 없기에 그가 나온 프로그램을 일부러 보지는 않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에 닥친 예상하지 못한 그의 행보에 국민들이 분노를 했던 것은 기억한다. 그 사건을 계기로하여 이 정권의 보이지 않는 시대착오적인 행동에 희생된 연예인 중의 한 명인 김제동을 사실 나는 다시 보게 되었었다.

 

이 책은 김제동이 25인을 인터뷰하고 엮은 인터뷰 책인데 대한민국 여러 분야의 저명한 인사들이 등장한다. 연예계를 비롯하여서 어떻게 이런 인물을 김제동이 알 수 있을까 싶은 정치인과 소설가 등도 만나볼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 책이 과연 양으로 승부하는지 질로 승부하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인터뷰의 길이 자체가 너무나도 짧아서 아쉽고 어떻게 김제동과 인연이 맺어졌는지에 대한 설명도 미흡해서 독자로서는 감질날 수 밖에 없었다. 그저 김제동의 인맥 자랑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 처럼 보여서 아쉬웠다는 점이다.

 

그가 최근 이 책의 또 다른 시리즈를 발간했다. 단 한 명을 인터뷰한다고 해도 진실함과 풍부한 내용을 담는 것은 독자에 대한 배려가 아닌 의무이다. 부디 이 점을 명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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