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하나님 - 전 북한 1호 공훈배우 주순영이 만난
주순영 지음 / 상상나무(선미디어) / 201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북한에서 빼어난 미모 덕분에 고위층들을 위한 공연에서 김정일 어머니 역할을 한 여배우가 우연히 중국에서 하나님을 알게 된 후 탈북을 시도하게 된다. 이 책은 그녀가 처음 하나님을 알게 됐을 때부터 우리나라에 넘어와서 지속했던 여러 신앙생활에 대해서 풀어내고 있다.

 

무엇보다도 나는 기독교인이 아니기 때문에 이 책을 아주 담담하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종교 사회학이라는 과목을 학부 때 수강했는데 사람이 종교에 빠져들게 되는 여러 요인들을 배웠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의 저자 주순영 또한 그 요인들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누구든 종교라는 것이 힘들 때 의지해야 할 대상이 필요하게 되면 빠져들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말이다. 더군다나 그와 관련한초능력적인 체험을 하게 되면 더욱 독실해질 수 밖에 없다. 그녀가 그런 사례를 정확히 보여주고 있다. 그럼으로써 자연스레 북한 사회 내에서 살아가기 힘들 수 밖에 없고 과감히 남한으로 탈북을 시도하게 된다.

 

종교를 막론하고 그녀의 탈북 체험기는 놀랍다. 이 모든 것이 사실이라면 몇 번의 실패와 그 과정에서 겪을 수 밖에 없었던 극심한 시련을 이겨내고 우리나라로 왔다는 점에 경이를 표할 정도다. 책을 읽기 전까지는 아주 막연히 탈북에 실패했을 때 북한의 탈북자에 대한 응징에 대해서 생각만 했을 뿐이지만 막상 실제 겪은 경험담을 책을 통해 알게 된 후 그 끔찍함이 놀라울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책을 읽으며 그저 한 사람의 자서전이자 기독교 신자로서의 신앙생활을 들여다보았을 뿐이었다. 그런 내가 책을 읽으며 억지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무언가 아쉬운 상황이 왔을 때 기도를 하면 바로 해결이 된다는 점에서 도저히 진실이라고 믿기 힘들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누구든 하나님만 믿게 되면 이 세상을 순탄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말 아닌가. 저자가 남들과 달리 인생의 굴곡이 많았고 하나님을 그 과정에서 알게 되었기에 기도에 대한 피드백을 책에서 매우 과장 한 것 같다.

 

종교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실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다시 든다. 인간이란 존재 자체가 더 없이 나약하다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네 번의 식사 ㅣ NFF (New Face of Fiction)
메이어 샬레브 지음, 박찬원 옮김 / 시공사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이스라엘 시골 마을의 한 가정집에서 집안일을 해주며 돈을 벌기 위해 여인이 나타난다. 늘 똑같은 일상에 똑같은 사람들만 보며 살아가던 시골마을이 이 여인으로 인해 별안간 시끌벅적해진다. 세 남자가 이 여인을 사랑하게 되고 서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오랜 세월 동안 여인에게 구애를 하는 동안 여인은 누구의 자식인지도 모를 아들을 낳게 된다. 세 남자는 서로가 아들의 아빠라고 주장하고 여인은 끝내 아빠가 누군지 말 하지 않아서 결국 아이는 세 명의 아빠를 두게 된다. 책의 구성은 세 남자 중의 한 명인 야콥이 아들의 일생동안 네 번의 식사를 함께 하며 여인이 마을에 나타나게 된 후, 여인과 세 남자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는 방식이다.

 

책을 좋아하지만 지금까지 이스라엘 작가가 쓴 책을 읽어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잘 알지 못하는 나라, 내겐 그저 뉴스에서도 아주 가끔 접하는 나라의 문화가 그려진 소설을 읽는다는 게 처음에는 그저 낯설다는 느낌 뿐이었다. 관심과 호기심이 없는 나라인데다가 사실 아는 것이 전무하기 때문에 문화가 담겨질 수 밖에 없는 소설에 대한 기대가 될 리도 없었다. 그러나 제목이 호기심을 자극했고, 멀리서 건너온 이야기에 대한 흥미로 책을 펼쳐보게 되었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나서는 누군가 이스라엘 이야기를 꺼낸다면 바로 이 책이 먼저 떠오를 정도로 내게는 아주 오랜만에 읽어 본 이국적인 향신료 향이 가득한 맛있는 소설 한 편으로 기억 될 듯 하다.

 

단편적으로만 본다면 세 아버지를 둔 한 남자의 이야기, 그리고 아들 하나를 둔 세 아버지의 이야기라고 볼 수 있지만 그것 뿐이었다면 이 책의 여운은 없었을 것이다. 세 아버지를 둔 아들이 평생 잊을 수 없을 정도로 맛있는 식사를 함께 하며 풀어낸 이야기가 애잔함과 슬픔으로 버무려졌기 때문이다. 

 

누구나 세월이 지나서 과거를 회상할 때는 어떤 일이든 그때의 감정은 이미 건조하게 말라버리고  그저 지난 일을 추억하고 관조하게 된다. 그 어떤 기쁘고 슬프고 화나는 모든 일이든 그런 것이다. 나이 든 누군가가 담담하게 그런 이야기를 풀어내는 모습을 볼 때면 내게는 이유 모를 감동이 느껴질 때가 있다. 그리고 이 소설이 그랬다. 사랑을 위해서 모든 걸 바친 한 남자가 결국 사랑을 쟁취하지 못했지만 세월이라는 약이 이 모든 이야기를 감동으로 끌어냈기 때문이다.

 

잔잔함과 담담함이 끌어낸 감동을 아주 오랜만에 이스라엘 작가를 통해서 느껴보았다. 일생동안 네 끼의 식사가 연결고리가 되어 풀어낸 이야기가 이토록 강한 여운을 줄 수 있는 것은 작가의 이야기꾼으로서의 소질이 다분하기 때문인 듯 하다. 이스라엘 향이 짙었던 아주 맛있게 읽은 한 편의 소설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재취업의 교과서 - 성공적인 이직과 전직을 위한
이병철 지음 / 북메이드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IMF 이후 고용형태의 다양화와 유연화, 그에 따라 취업난이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고, 나는 십 년 가까이 청년실업이라는 단어에 익숙한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고 있다. 대학은 졸업장 따는 취업 학원으로 변화되어버렸고 대학생 때는 이런 현실에 회의를 느끼며 취업 외의 다른 방향으로 진로를 모색하며 공부하던 나도 졸업할 때 쯤 갑작스럽게 취업으로 방향을 전환하게 되었다. 그래서 턱없이 준비 기간이 부족했던터라 취업이 쉽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여러 취업 관련 서적을 탐독했었는데 사실 큰 도움은 되지 않았다. 저자가 대기업 인사팀에서 일했다는 경력 하나로 쓴 책들 읽어보면 그렇고 그런 뻔한 말들 늘어놓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딪쳐보면 대기업 입사는 학벌, 전공, 스펙, 경험 이 네 가지만 기본으로 충족되면 된다.

 

오랜만에 읽은 취업 관련 책으로서 이 책은 드물게 재취업에 관한 책이다. 이직에 관한 여러 정보를 소개하고 있는데 신입 지원과는 많이 다르다. 요즘처럼 신입 지원도 어려운 때에는 실무 경험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을 선호하는데 경력직을 뽑을 때는 거의 전부라고 해도 무방하다. 바로 실전에 투입할 만큼의 역량을 가장 중요시한다는 것이다. 책에서 이런 자명한 사실을 늘어놓았다고 할 수도 있는데 이 외에도 각 직무별 이력서 및 경력기술서의 사례가 다소 도움이 될 듯 하다.

 

그러나 책을 너무 대충 만든 것 같아서 아쉬웠다. 큰 기대를 하고 읽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오타가 많고 편집이 덜 된 책이 아직도 나온다는 점이 애서가로서 참 한탄스럽다. 책으로서의 기본도 안 되어 있는데 이직이라는 블루오션을 소재로 해서 책을 판매한다고 판매량이 많아지는 건 아니다. 독자가 돈을 주고 사서 본다면 그 정도의 가치는 내용 뿐만이 아니라 이런 기본적인 부분도 당연히 신경을 써야 한다는 점이다. 요컨대 책의 퀄리티에 비해서 제목이 너무 사치스럽게 느껴진다. 재취업을 준비하는 독자에게는 내용으로서는 다소 도움이 될 지 몰라도 책 자체의 질은 실망스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몰입 : 인생을 바꾸는 자기 혁명 - Think Hard! ㅣ 몰입
황농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몰입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그리고 가장 인간적이다. 몰입을 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고 쉽게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몰입하기는 쉽지 않다. 약 12년 동안 학생이라는 신분으로서 우리는 몰입하기를 강요받았다. 어느 때보다도 고등학교 3년 동안 책과의 씨름은 곧 몰입이었고 더 나아가 스트레스로 다가왔었다. 그 후 대학생이 되면서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공부만 하면서 몰입을 하기에 이르렀고 자연스레 몰입하는 시간은 많이 줄어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일생 동안 몰입하는 횟수의 차이를 느낄 것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업무에 몰입을 하기도 하지만 외적인 스트레스가 더 많아지기에 학창시절과의 차이점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는 몰입의 장점을 과학적으로 알게 된 후 내가 얼마나 지금까지 인간답지 못한 삶을 살았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스트레스와 몰입은 원천적으로 다른 것이었지만 내게는 트라우마로서 몰입이 곧 스트레스라고 여겼던 것이다.

 

행복은 안락한 환경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느껴지는 것이 아니다. 바로 몰입을 함으로써 자신을 잊고 시간을 잊는 과정인 것이다. 또 그에 대한 결과물이 만족할만할 때 더없이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무엇보다도 나는 황농문 교수의 삶에 대한 자세에 자극을 받았다. 짧은 생애 동안 아무 의미 없이 살다가 죽는 게 아니라 늘 죽음을 인지하고 하루 하루 의미있는 삶을 살고자 하는 그의 노력이 바로 몰입하는 삶을 만든 점에서 말이다.

 

'사람이 재산이다'라는 말이 있다. 나는 얼마나 가치가 있는 사람인지 되물어본다. 이는 또한 얼마나 몰입하는 삶을 살면서 사회에 기여했느냐는 의미라고도 생각한다. 나의 기여하는 삶의 뜻은 이 책을 읽은 후부터 몰입하는 삶으로 바뀌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PARIS IN - 솔로, 혹은 홀로
이현지 지음 / 이담북스 / 201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파리에 가 본 지도 이제 4년이 되었다. 빡빡한 일상에 쫓길때면 불현듯 생각나는 파리.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루브르 박물관도 아니고 에펠탑도 아니다. 여유롭게 노천카페에 앉아서 커피 한 잔 하고 있던 파리지앵들이었다. 진정한 삶의 여유와 행복이 무엇인지 나는 그들을 보고 처음 느꼈던 것 같다.

 

한국으로 돌아온지 4년이 되었고 나는 언제 유럽 땅을 밟았었냐는듯 치여서 살고 있다. 숨 쉬기 힘들만큼 답답한 일상에서 그나마 내게 위안이 되어 주는 것이 바로 책이기에 오랜만에 여행책을 들었다. 빨간 표지에 파리를 방문하는 여행자들의 세컨드 가이드북이라는 소개가 흥미롭다.

 

게다가 기존에 보던 여행책의 구조와 매우 다르다. 구성이 이십대의 여자가 여행하는 파리와 사십대의 여자가 여행하는 파리로 나눠져 있다. 잠시 혼돈스러웠던 것은 저자가 이십 년 전에 파리를 여행하고 얼마 전에 다시 파리 땅을 밟은 사십 대인가 싶었는데 그것도 아니고 그저 가상의 주인공을 두고 픽션으로 써내려간 것이었다. 말하자면 픽션에 가이드북의 역할을 더한 것이다.

 

그러나 의구심이 느껴지는 것은 이 책이 진정 파리에 대한 세컨드 가이드북이 맞냐는 것이다. 파리의 명소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알고 싶어서 이 책을 폈다면 당장 던져버릴 것이다. 이 책은 그저 저자가 돌아다니면서 이 가게 저 가게 기웃거리며 물건들 구경만 하다가 괜찮다 싶은 것 몇 개 사오고 마는 쇼핑 체험기에 가깝기 때문이다. 박물관에 대한 소개는 매우 간략하게 나와 있을 뿐이다. 장소만 바뀔 뿐 윈도우 쇼핑에 매우 치중된 지겨운 패턴은 반복될 뿐이어서 '쇼핑' 가이드북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요컨대 쇼핑을 하기 위해서 파리에 갈 여행객들만 만족할 수 있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