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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가족 1
사토 아이코 지음, 곽미경 옮김 / 강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도쿄에 살고 있는 한 가정의 구성원 한명 한명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을 세태소설이라고도 칭하는 이유는 크게 보면, 구성원의 모습 하나하나가 우리사회 모습의 단면을 여러 부분에서 비춰주고 있기 때문이다.
가부장적이고, 구세대적인 고루한 사고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 요시미의 할아버지 조타로.
이런 남편에게 오랜 세월 순종해오다가 진정한 자유로움을 느끼고 싶어 남편에게 별거를 주장하는 할머니 노부코.
젊고 철없는 직장 동료와 바람이 나서 아내와 이혼을 하고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요시미의 아버지 겐이치.
남편의 이혼 요구에도 내색 한번 바뀌지 않고 순순히 받아주고 독신만의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커리어우먼 어머니 미호.
학교에서 소외받는 친구를 감싸주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따돌림을 받는 요시미.
자기가 담임을 맡고 있는 반의 학생이 친구들의 괴롭힘에 못이겨 자살을 하자 교사로서의 회의를 느끼는 삼촌 고지.
난 여기서 '조타로' 라는 인물에 대해 좀 더 고찰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조타로는 바로 우리 세대 아버지의 전형적인 모습이기에.
이런 보수적인 구세대와 신세대들의 갈등, 갈등을 넘어 심지어 소통의 단절이라는 현실에까지 와서 가정이 분열되는 모습은 두권의 짧지 않은 분량의 이 책에서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책의 결말은 결국 모두 화해를 하고 다시 화합의 길로 가정이 돌아가는 것이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 남는 것은 저자가 폐해만을 잔뜩 콕콕 찝어서 보여줄 뿐 특별한 대안의 모색과 치료 방법에는 소홀히 하였다는 점이다.
특히 남편과의 별거 생활에서 외로움을 느끼고, 가정의 기둥이 없음에 단지 허전함을 느낀 부인 노부코가 남편을 다시 받아들이는 장면에서 작가는 가부장적인 사고 방식과 남성우월주의에 손을 든 게 아닌가 싶다.
몇몇의 독자는 이 책에서의 가정이 자기의 가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낄 것이다.
나 또한 굉장한 보수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부모님과의 트러블이 잦았고, 각각의 신념의 골이 깊어진 이상 더 이상 어떻게 해 볼수가 없다는 생각에 아예 대화 자체를 하지 않은 적도 많았다.
그런 내가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구세대적인 사고가 크게 잘못된게 아니라는 것.
단지 그들과 지금의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환경이 생각을 바뀌게 한게 아닐까.
그래서 이 책을 갈등을 경험하고 있는 모든 세대들이 많이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책을 읽음으로서 서로 좀 더 마음을 열고 관대한 태도로 이해하고 용서해 줄 수 있다면 하는 바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