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범죄가 더해진 흡인력

검은 수도사 ㅣ 사형집행인의 딸 시리즈 2
올리퍼 푀치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14년 6월

시리즈의 1편인 <사형집행인의 딸>을 무척 재미있게 읽은 터라 2편 또한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중세를 배경으로 한 사건을 해결하는 스토리를 접해보면 오히려 지금과 무척이나 다른 그 시대의 배경에 몰입되어서 더욱 소설에 빠져들 수 있었다. 2편은 종교적인 색깔이 무척 강한데, 사형집행인인 퀴슬보다는 그가 신임하는 의사인 지몬의 역할이 컸다. 또 퀴슬의 딸인 막달레나와 지몬의 로맨스 또한 흥미롭게 전개되었다.

1편과 마찬가지로 2편 또한 누군가 살해를 당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수도사의 죽음인데, 이 죽음 속 비밀을 해결하기 위해서 죽은 이의 누이동생이 등장한다. 아리따운 여인의 등장으로 지몬과 막달레나의 관계에 다소 금이 가게 되는 부분이 흥미롭다.

항상 세계사를 배울 때면 이 지루하고 답답하며 재미없는 역사적 사건들을 소설로 접해보면 무척이나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렇지만 사실 그런 책을 많이 접해본 적도 없을 뿐더러, 학교 다닐 때에는 세계사를 배운 기억 조차 희미해질 정도로 적어서 그 재미를 만끽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바로 2편이 그런 내 아쉬움을 뒤늦게나마 씻어주는 것 같았다. 사실 디테일한 역사적인 이슈를 제공하기보다는 템플기사단에 대한 소개와 당시 독일의 중세시대의 종교적 상황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전부인데, 흥미로운 사건이 더해져서 저절로 시대적인 지식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1편에 비해서는 너무나도 극적인 상황이 많아서 다소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고, 소재가 따분해서 실망스러웠지만 역시나 탄탄한 전개덕분에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