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살인자
라그나르 요나손 지음, 고유경 옮김 / 북플라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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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라는 나라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아는 게 없다. 그리고 아이슬란드를 배경으로 한 소설은 처음 읽어본다. 그저 북유럽의 잘 사는 나라들 중 하나라고만 인식하고 있던터라 엉뚱하게도 소설 스토리보다는 캐릭터들의 삶 자체에 대해서 더 관심이 가게 되었다. 예상과는 달리 인맥을 이용한 승진이라던지 젊은이들의 도시 지향적 삶 등은 그닥 한국과 다를 바 없어보였다. 소설 속 캐릭터들의 배경이 한국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색다른 문화를 느끼기 어려웠다.

 

오랜만에 손에서 책을 놓기가 어려울만큼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경험을 했다. 야심한 시간까지 읽었는데, 책을 통해서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경험을 했다. 그만큼 군더더기 없는 내용인데다 깔끔한 번역으로 술술 읽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표지에는 저자가 천재 추리작가라고 하는데, 사실 그건 모르겠다. 천재라고 불릴 정도라면 독자의 뒤통수를 후려칠 수(?) 있을만큼의 반전이 필요한데 그 정도의 반전은 전혀 아니었다. 오리혀 김빠지고 너무나도 전형적인 결말이라서....

 

책의 표지에 이 작품이 영국에서 TV 드라마로 방영된다고 나와 있는데, 몇몇 책들은 접해보면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지길 노리고 쓰여졌다고 생각되는 책들이 있다. 이 작품 역시 그런 색깔이 다분히 강하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이 그러하며, 기욤 뮈소도 그렇다. 결코 그런 책들이 독자들을 모두 어필할 수 있을정도의 작품성을 지니는 것은 아니다. 엔터테인먼트적인 면만 부각시켰기 때문에 소설 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흥미진진한 트릭이나 예술적이고 아름다운 문체는 접하기 힘들다. 그래서 때로는 그런 작가들의 책은 그저 시간 때우기용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굉장한 트릭의 추리소설은 대부분 일본 추리소설에서 많이 접해보았으며, 시리즈물의 매력은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 형사 시리즈나 최근에 재미있게 읽고 있는 스코틀랜드를 배경으로 한 MC 비턴의 해미시 맥베스 시리즈 등 주로 서구 시리즈물을 통해서 경험하고 있다. 일본 작품들은 일단 개성이 강하고 때로는 트릭이 놀라울 때가 있는 반면, 후자의 시리즈물은 독자들이 캐릭터에 매료될 수 있을 정도로 추리보다는 스토리를 잘 만든다. 그런 맥락에서 이 작품은 그 중간 쯤에 있다고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오히려 더글라스 케네디 작품과 성격이 비슷하다고 느낄 정도이다. 즉, 천재 추리작가라고 하는 것은 출판사에서 갖다붙인 지나친 수식이라는 것이다.

 

비록 아이슬란드의 매력이 오롯이 담겨있지는 않았지만 낯선 나라를 배경으로 한 추리소설임에도 군더더기 없는 번역이 마음에 들었다. 또 실제 작품의 배경이 되는 마을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사진이 작품의 이해와 몰입도에 도움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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