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맥주가 있었다 - 역사를 빚은 유럽 맥주 이야기!
미카 리싸넨.유하 타흐바나이넨 지음, 이상원.장혜경 옮김 / 니케북스 / 201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내 인생과 맥주의 연관성을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닥 없다. 일단 맥주는 내게 너무 맛 없고 잘 취하지도 않는 술이다. 그런데 꼭 금요일 밤과 토요일 밤엔 왠지 땡긴다. 마셔야 될 것 같다. 그래서 마트에 가서 다양한 수입 맥주를 훑어보다가 디자인이 예쁘고 가격이 나름 합리적인 것 같으면 골라서 냉장고에 넣어둔다. 그리고 나서 까맣게 잊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한 캔을 따서 마신다. 심지어 채 다 마시지도 못한다.

 

이런 내가 이상하게도 여행을 가면 그 나라의 맥주를 찾는다. 맥주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고 좋아하지도 않는데 왜 이런걸까. 지금까지 먹었던 맥주들이 맛이 없었기 때문에 왠지 굉장히 맛있는 맥주를 찾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한국에서는 비싸게 샀던 맥주가 그 나라에서는 저렴해서 사는 이유도 있다. (참고로 맥알못인 내가 지금까지 먹은 맥주 중 가장 맛있었던 맥주는 오키나와의 '오리온 맥주') 

 

이 책은 유럽 역사 속 맥주와 관련한 여러 에피소드를 풀어놓는다. 아쉬운 점은 맥주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좀 더 상세히 담아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제조방법과 관련 용어가 생소하다. 아무튼 그 점은 차치하고 유럽에서의 맥주는 꽤나 오래 전 부터 대중들이 마시던 술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실제로 맥주가 처음 등장하기 시작할 때 쯤, 수도원에서 맥주를 만드는 양조장을 차렸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포도주 못지 않은 대중성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그 후 역사의 큰 획이 그어지는 순간 순간 감초같이 맥주가 존재했다. 유럽 곳곳에 매우 다양한 맥주가 존재한다는 점이 지금도 부럽다. 흔히 한국 맥주의 저질스러움에 맥주 마니아들이 혀를 내두르는 걸 볼 수 있다. 맥주를 잘 모르는 나 또한 한국 맥주는 손이 안 간다. 

 

여러 이야기들 중 무엇보다도 칼스버그 창립자의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아들과의 깊은 골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흥미로웠으며, 유럽 축구와 맥주 회사의 마케팅에 대한 부분도 꽤 재미있었다. 결코 술은 좋은 게 아님에도 스포츠와 엮어서 대중들에게 좋은 이미지로 어필한다는 점에 마케팅의 파워가 보여진다.

 

책을 읽는 동안 맥주 한 캔이 참 마시고 싶었다. 책을 덮고는 꿀떡꿀떡 맛을 음미하며 마셔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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