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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버스, 세계를 가다 - 종로12 마을버스와 함께 677일 48개국 세계여행
임택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저자는 9년여를 종로구의 정해진 루트대로 뱅글뱅글 돌던 마을버스를 구입하여 버스로 세계일주를 한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나 싶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 버스를 들락날락 했을 것이고, 그 사이에 많은 기사들이 운행을 했을 것이다. 어쩌면 그들은 잠깐 이용했던 버스이지만, 우리의 삶
또한 버스의 궤적과 닮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서 직장에 가고 고단한 몸을 이끌고 퇴근 하는 쳇바퀴 같은 인생. 이
쳇바퀴를 잘 굴리는 사람이 미덕으로 여겨지는 사회적인 문화를 늘 이상하게 생각해왔다. 어쩌면 이런 문화에 동조되어 간다는 것이 꼰대가 되어
간다는 건 아닌지...
저자 임택은 은퇴를 하고 바로 종로 마을버스를 운전하여 세계 각국을 여행한다.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놀랐던 점은 여느 여행책과 달리 시간의
흐름에 따른 여행기가 아닌 에피소드 위주의 여행기라는 점이다. 2년 여를 여행했는데 왜 이런 구성으로 책을 집필했는지는 모르겠다. 나처럼 여러
나라의 이색적인 문화와 여행 팁에 대해서 포인트를 갖고 책을 읽는다면 실망할 것이다. 가볍게 여러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것에 그치기엔 여행 기간도
길고 독자가 좀 더 기대하는 컨텐츠가 있을 텐데... 아쉽다.
아믈답고 감동적인 이야기들로만 채워진 여행기는 지루하다. 아쉽고 서운하고 실망스러운 내용도 들어가야 팩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내가
흔히 말하는 MSG만 첨가된 내용이다. 책을 많이 읽는 애서가들에게 이런 책은 별 다섯을 주기 힘들다. 감동으로만 치장된 것은 작위적이라고
느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로 남미와 유럽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해주고 있다. 이름도 낯선 여러 나라를 다녀왔지만 저자가 여행을 하며 나라 자체보다는 사람위주의
여행을 했기에 내용도 사람 위주다. 고장이 잦은 마을버스를 타고 다니다보니 돌발상황이 매우 많았는데, 그때마다 천사처럼 문제를 해결해준 사람들이
나타났다는걸 보면 역시 간절한 이에게 하늘은 도울 수 밖에 없음을 느낀다.
가까운 곳에 여행을 가도 그 나라를 또 가고 싶다고 느끼게 되는건 역시 '사람'이다. 친절한 사람을 만나서 좋은 기억을 가지게되면 저절로
그 나라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질 수 밖에 없다. 그 반대의 경험도 꽤 많은데, 그럴 때는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여행이란
이런 과정에서 나 자신이 성숙해지게끔 만들어준다. 그래서 내 인생에서 여행은 충분이 아닌 필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