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악보 넘기는 남자
이청해 지음 / 문이당 / 2004년 11월
평점 :
어떤 불행한 일에 닥쳤을 때, 나에겐 오로지 그 걱정 밖에 없고 세상에서 내가 제일 불행하다고 느낄 것이다. 나에 비해 다른 타인들은 걱정이 있어도 나만큼은 아닐것이고, 나보단 행복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소설집의 소설은 그런 불행의 늪에 빠진 한 인물과 상반된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가 많다. 겉으로 보기에는 극과 극으로 보여질 수 있으나, 그 내면은 결코 그렇지 않음을 보여준다.
시골서 살다가 서울로 유학을 온 성자와 내가 다니고 있는 학교로 편입을 해서 온 하나의 이야기 <메리 크리스마스>.
지하철 종착역을 지나 허허벌판을 건너야 할 지경에 노인 초라한 행색의 남자와 부잣집 마나님으로 음악에의 꿈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여자의 이야기 <두 사람>.
고등학교 동창으로 몇 년 후 동창회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나와 윤주.
오래 전 남편을 여의고 근근히 생활을 해 나가고 있는 나에 비해 교수를 남편으로 둔 모자랄 것 없이 잘 살아가는 윤주, 너무나도 상반된 이 둘의 이야기 <생의 한가운데>
<두 사람>에서의 여자나 <생의 한가운데>에서의 윤주는 모두 겉으로 보기엔 부족함 없이 풍족하게 살고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어렸을 적 보였던 음악에의 재능과 친구와의 열등감을 느끼는 여자와 남편의 바람을 알게 된 윤주는 그와 상반된 위치에 있는 인물에 비해서 그리 행복해보이지는 않는다.
흔히들 말한다. 로또에 당첨되면 정말 그 어떤 걱정거리 없이 편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지만 결과가 보여주지를 않는가. 로또에 당첨된 이들 중 몇몇은 더욱 불행해졌다는 사실을.
인간이란 동물의 행복은 물질적 관계에 비례되는 건 아닌가보다.
전체적으로 괜찮았지만,
그 중 몇몇 소설은 마무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느낌을 받아 다소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