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지인의 죽음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3
M. C. 비턴 지음, 문은실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요즘 내 즐거움은 <해미시 맥베스 시리즈>를 읽는 즐거움이랄까. 시리즈에 목말라 있던 중에 아주 재미난 작품을 발견해 낸 기분이다.

 

이 시리즈는 스코틀랜드의 음울한 날씨와 불친절한 사람들이 배경이다보니 늘 우울한 줄거리가 먼저 떠오른다. 이번 편에서는 해미시가 다른 지역인 시노선으로 삼 개월간 떠나게 된다. 이 곳은 외지인에 대해서는 더없이 배타적이고 불친절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서 가엾은 해미시에게 마구 텃세를 부린다. (아, 잠깐 텃세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조직에 새로 입성을 하게 되면 텃세를 부리는 미개한 인간들이 있다. 예를 들면 회사에서 내 옆에 앉는 정말 재수없기 이루 말할 수 없는 미개한 족속 같은... 텃세라는 것은 생물학에서나 나오는 명칭이다. 즉 짐승들이나 하는 짓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늘 나는 그 인간을 보면 인간의 탈을 쓴 미개한 짐승이라는 생각 밖에는 안 든다.)

 

어쨌든, 원래 상주하던 지역 경찰의 부재로 삼 개월간 머물게 된 해미시 또한 정 없는 사람들에게 정을 주기 싫어한다. 그러던 중 그의 관심을 돌리게 만든 사건이 터진다. 늘 그렇듯 예기치 못한 인물의 살인사건. 그리고 또 한 명이 더 죽는다. 구성은 늘 이렇다. 항상 두 명이 죽는다. 그리고 해미시가 짜자잔 하고 나타나서 갑자기 사건을 해결한다. 사건이 막 터지고 나면 해미시를 싫어하는 경감이 마을로 와서 사건을 해결하고자 한다. 그 또한 텃세가 심한 미개한 잡종이라고 볼 수 있다.

 

말하자면 이런식으로 구성은 뻔하다. 그럼에도 내가 이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유가, 해미시의 러브라인 때문이다. 전 편까지만 해도 해미시와 프리실라의 러브라인이 공고해졌었는데, 불현듯 그녀가 떠나버리고 해미시 또한 외지로 떠나게 되어서 둘은 서로를 그리워하고 있을 뿐이다. 더군다나 이번 편에서 해미시의 마음을 빼앗은 여인이 나타나 버렸으니....

 

다음 편에서는 러브라인이 어떻게 전개될까. 추리 소설에서 추리 외적인 부부에 이렇게 기대가 되는 건 처음이다. 바꿔 말하자면, 앞서 말했듯이 추리의 구성이 지나치게 뻔한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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