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옥상 (2disc)
이석훈 감독, 봉태규 외 출연 / 엔터원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방과후 옥상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제목부터가 독특하다. 개봉 당시엔 영화관에서 돈 내고 보기엔 아깝겠다는 예상을 했었고, 그 예상이 정확히 들어맞았다. 그렇다고 영화 자체가 수준이 낮은건 아니다. 생각보다 무지 웃겼고, 내용도 참신했다.

[스포일러 경고]

억세게 운도 없고, 전학을 다니는 학교마다 왕따생활을 하고 있는 '남궁달'. 그가 몇 번째 전학다니는 학교인지도 모르는 학교에 또 전학을 온다. 전학 오는 첫날 급우들에게 성은 남궁이요 이름은 달이므로 궁달이라고 불러주지 말라고 말하며 호탕하게 웃는 그에게 급우들의 반응은 무덤덤하다. 또 다시 왕따 생활을 할 것 같은 예감이다. 하지만 뜻밖에도 달은 예전에 소속되어있었던 왕따클럽 (일명 왕클)의 멤버였던 연성을 만나게 된다. 연성은 언제 왕따클럽 멤버였나는 둥, 학교 생활에 적응을 잘 하고 있어서 달은 그에게 그 방법을 묻게 된다. 집요한 추궁과 협박끝에 연성이 털어 놓는 학교라는 공간의 약육강식의 세계에서는 덩치만 크고 만만해보이는 애에게 다가가 힘을 과시하면 그 뒤엔 학교 생활이 순조로울 거라고 한다. 그 말을 들은 달은 당장 자기가 좋아하는 반장에게 찝적되는 한 무리에게 다가가 큰 소리를 쳤고, 그 무리의 짱인 강재구에게 이 말을 듣게 된다. "방과후 옥상으로 와"

억세게 운이 없는 달. 하필 그 학교의 짱에게 걸려들였고, 연성과 함께 방과 후 옥상으로 가지 않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써보지만 다 꽝이다. 하지만 예전학교에서 자기를 괴롭힌 짱이 달을 찾아옴으로써 상황은 역전이 되고 만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순한 양으로 바뀐 짱이 잘못을 뉘우치는 의미에서 달에게 자기를 쳐라고 말하자, 달이 망설인 끝에 주먹을 날린다. 그 때, 바로 그 장면을 카메라로 찍은 한 한생으로 인해 학교에선 달에 대한 소문이 파다해지고, 재구 패거리들은 달을 찾아와 자기 패거리에 들어오지 않겠냐는 제안을 한다. 달은 처음엔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만, 이내 달에게 쓰레기같다는 연성의 말을 듣고는 방과 후 옥상에서 재구와 붙게 된다.



↗ 달이 첫눈에 반한 반장

웃으면서 영화를 보고 있지만, 그 웃음에 씁쓸함이 묻어나는 이유는 무얼까? 학교는 약육강식의 세계라는 연성의 말이 적잖은 충격이었기 때문일까? 여학교는 그런게 심하지는 않지만, 남녀공학 시절 보았던 남학생들 사이에서는 틀린 말이라는 생각에서다. 또 남궁달이 왕따를 당해서 몇 번씩이나 전학을 다니고, 왕따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 장면, 심지어 어머니께서 아침에 십만원짜리 수표를 주며 애들이 돈 달라고 하면 맞지 말고 그냥 순순히 내주라는 장면에서는 웃음만 나올 수는 없었다.

실제 '왕따'라는 집단 따돌림이 얼마나 심각한 것이며 이를 당하는 학생 입장을 생각해본다면 영화에서 왕따 이미지를 희화화하는면에서는 조금 거부감이 느껴진건 사실이다. 하지만 결말에 이르러서는 이런 거부감이 금새 완화될 수 있는 내용으로 전개되고, 그래서 단순한 코미디 영화가 아닌 보는 이들에게 시사하는게 강한 알찬 코미디 영화라고 본다.

이 영화에 연성 역으로 나오는 김태현이라는 배우가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서 천호진 집의 가정부였다는 사실에 엄청 충격을 받았다. 난 그룹 노라조의 조빈이랑 넘 비슷해서 혹시 조빈이 아닐까 생각해서 검색해봤는데, 이런 뜻밖의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다니.... 허걱.



↗ 마연성. 노라조의 조빈과 너무 흡사하지 않은가?

'방과후 옥상'. 감동과 웃음이 있는 괜찮은 코미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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